삼천리 병든 강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삼천리 병든 강산

0 개 1,228 한일수

삼천리금수강산이 삼천리 병든 강산으로 변하고

있다. 강이 죽으니 그 안에 사는 생태계가 파괴

되고 결국 인간마저……

 

 

1473091ab65a880f04170de7be83492f_1491951172_2387.jpg

 

4월이 되니 한국의 봄이 그립다. 어찌 봄뿐이겠는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다. 크리스마스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이 되었고 이제 부활절이 가까이 오고 있는 계절이 되었다. 황보근영의 문촌 수기에서「삼천리금수강산」이라는 시를 되새겨본다.

 

“개나리 지더니 벚꽃이요, 벚꽃 지더니 진달래, 목련입니다. 시샘바람 봄비에 한복 입은 여인네 꽃잎 떨어지듯 진달래, 목련 꽃잎 떨어지니 라일락입니다. 라일락 향내가 그윽하니 연초록, 민초록, 진초록 산산이 초록이요 들마다 사과 꽃, 복사꽃입니다. 오늘도 봄비는 수채화를 그리듯 푸르른 청춘이 물감을 온 세상에 적십니다.

 

창을 여니 비바람에 꽃향기가 실려 오고 초록의 염료가 눈을 적십니다. 하여, 농하듯 말 합니다.‘먼 산은 봄인데, 가까이는 가을이네요.’하니 벗이 웃으며 말하십니다.‘

 

원래가 그래!’본시자연(本是自然)인가 봅니다. 

 

본래가 그러한데 괜시리 의미를 부여했음이 부끄럽습니다. 비는 비요, 바람은 바람인걸, 꽃은 꽃이요, 초록은 초록인걸, 봄은 봄이요, 삼천리는 금수강산입니다.”

 

사계절의 구별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는 계절 따라 아름다운 풍경들을 자연 스스로 연출해낸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계절 감각도 무디어지고 달력에 의존해 세월의 흐름을 감지하게 된다. 

 

이민 온 후 북 섬의 여러 산들을 트램핑(Tramping)하였지만 산세가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천변만화(千變萬化)의 모습을 보여주며 형형색색의 칼라를 연출해내는 한국의 산들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미국에 이민 간 친구의 말도 한국의 산 같이 아름다운 산은 미국에도 없다고 하였다. 

 

봄이 오면 진달래, 철쭉,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화(雪花), 기암괴석(奇巖怪石)과 소나무의 자태 등을 어디서 볼 수 있으랴!

 

삼천리금수강산(三千里錦繡江山)! 어렸을 적부터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다. 한반도의 구석구석이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표현이리라. 

 

삼천리는 한반도를 나타내는 다분히 상징적인 표현일 수 있다. 

 

해남 땅 끝 마을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가 2천리가 넘는데 정확히 삼천리가 되어서가 아니라 국토의 길이에 대해 느끼는 우리 겨레의 심정적 거리라고 본다. 

 

또는 한반도의 최대 길이가 2100 리이고 동서로 최대 넓은 데가 900 리임으로 3000 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견해도 있고 제주도 끝에서 함경북도 끝까지가 3천리라는 데서 출발했다는 해설도 있다. 

 

하여간 수려한 산,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강/하천, 무성한 숲의 아름다움은 세계 어느 국토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아니 우리가 한국을 떠나 온 후로 조국의 강산은 너무도 변해버렸다. 

 

농로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실개천은 직선으로 쭉 뻗은 물길이 되고 산들은 아파트 숲으로 덥혀 버렸다. 

 

드디어 한반도 운하를 건설하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물길 개선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여 졸속 시행되었다. 2010년 한국에 갔을 때 4대강의 모래를 파 올려 산더미 같이 쌓아 놓은 모습을 보고 미래를 걱정했다. 

 

정부예산 22조2천억이라는 돈을 퍼붓고 돌아 온 것은 녹조 라떼 현상으로 강물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뿐이다. 

 

대대적인 준설 작업 후 16개의 댐을 건설했는데 강에 모래가 없으니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고 댐에 의해 물길이 막혔으니 강물은 썩어가게 된 것이다. 

 

식수원이 되고 있는 썩은 강물은 국민들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수억 년 동안 내려오던 자연 생태계를 송두리째 교란시킨 환경 개악(改惡) 사업이 된 것이다. 9년 전 이명박 정부 때의 일이다.

 

삼천리금수강산이 삼천리 병(病)든 강산이 되어 전 국토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전국이 콘크리트로 포장되다시피 된데다 자동차 매연에 더하여

아오테아로아의 꿈 (68)중국 발 미세 먼지까지 몰려와 숨 쉬는 공기는 유효성의 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인문 환경, 사회 환경, 정치 환경 어느 것 하나 병들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다. 

 

뭐라 해도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진 물길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은 요원의 험난한 길로 보인다. 파헤치는데 엄청난 돈이 이미 뿌려졌고 재앙으로 치닫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도 없는 실정이지만 원상회복하는 데에 65조원이라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4대강 사업의 부작용으로 강이 죽고 그 안에 사는 생명들이 죽고, 결국 인간마저 죽음의 행렬에 동참할 것인가?

 

자연은 자연에 맡겨라! 자연은 스스로의 복원 능력도 있고 정화 능력도 있다. 

 

길어 봤자 100년도 못살고 이 세상에서 살아질 인간 개체가 장구한 세월 동안 생명력을 지탱해 온 자연을 마음대로 바꿔보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한국의 일은 남의 나라의 일이 아니다. 

 

자연 훼손을 최대로 억제하는 뉴질랜드의 정치 시회 구조가 돋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끝난 지도 5년에 접어드는데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왜 아무 대책이 없는지, 다음 달에 구성되는 새로운 정부에 기대해 볼 일인가?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07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300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409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8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620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62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552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8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29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607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줌바 댄스와 함께

댓글 0 | 조회 816 | 2023.06.13
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4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33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83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고향의 봄

댓글 0 | 조회 817 | 2023.02.15
한반도에서 태어나 수 십 년을 살다가 반대편인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십 수 년이 흐른 지금에도 계절에 대한 감각은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의… 더보기

인생을 재충전해서 새해맞이

댓글 0 | 조회 788 | 2023.01.18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 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해는 어떤 일을 해왔던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4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지어다

댓글 0 | 조회 1,295 | 2022.11.09
“조선 시대에 어느 임금이 제일 공처가인 신하를 선발해서 상을 주기로 했다. 선발 대회를 하는데 운동장에 장대를 동과 서에 세워 놓고 자기가 제일 공처가라고 생각…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2)

댓글 0 | 조회 1,055 | 2022.10.11
바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며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등 약 33만 종이 살고 있다. 또한 지구표면의 71%를 차지…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1)

댓글 0 | 조회 1,026 | 2022.09.13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2020년 초부터 우리의 생존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활환경을 바…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743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431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한-뉴 수교 60주년 기념

댓글 0 | 조회 884 | 2022.06.14
우리는 60주년이 내포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살아 왔다. 나이 60이 되면 환갑(還甲)이라 하여 오래 산 것을 기념하는 특별한 축하행사를 벌여왔다. 유교문화권… 더보기

5월이 오면

댓글 0 | 조회 809 | 2022.05.10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더보기

100년은 지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된다

댓글 0 | 조회 917 | 2022.04.12
1976년 발표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는 드라마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된 바 있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767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