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촌의 영혼과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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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촌의 영혼과 정신건강

0 개 1,400 박명윤

장수촌 오키나와(Okinawa)에 “인간은 반은 의사(醫師)에게, 반은 무당(巫堂)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인간의 고통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무당 모두와 상의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서양의 의술이 전파되기 이전에는 마법사, 약초(藥草)상인, 침술사, 점쟁이 등이 활동했으며, 무당은 정신적인 조언자 겸 약초 전문가였다.

 

무당은 선령(善靈)ㆍ악령(惡靈)과 직접 통하며 그들을 다룰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하는 원시적 샤머니즘(shamanism)의 한 형태로서, 인간과 신()을 연결해 주는 일을 직업적으로 맡는다. 우리나라에서 무당에 관한 가장 오래 된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김대문이 말한 차차옹이나 자충이라 함은 우리말로 무당을 말하며, 사람들은 무당을 통하여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올린다(次次雄 或云慈充 金大門云 方言謂也 世人以巫事鬼神尙祭祀)”라는 대목이 있으며, 신라 초기부터 무당의 존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과학의 힘을 맹신하면서 종교와 정신적인 가치를 비하했던 때가 있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의 힘은 분명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여기에서 정신적인 영역을 분리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성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도 민간차원의 치유 방법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의식주(衣食住)로도 행복한 사함이 있는가 하면, 불행한 백만장자도 있다. 이에 적당하게 돈이 있고 건강하면 노년(老年)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하지만, 육체적인 건강은 반쪽자리 건강이다. , 마음이 병들고 영혼이 갈잎처럼 바스락거리면 아무리 돈이 많고 육신이 건강해도 행복할 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퍼시픽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IDS 말기환자들을 대상으로 기도(祈禱)의 영향에 관하여 조사를 실시했다. 환자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기독교, 유대교, 불교, 인디언, 주술사(呪術師) 등 다양한 종교의 치료사들이 한 그룹에 속한 환자들의 쾌유를 빌었고, 다른 그룹은 전혀 무관한 상태로 있었다. 6개월 동안의 연구 결과, 기도 대상이었던 그룹의 환자들이 자신의 기분이 ‘훨씬 좋아진 듯 하다’고 말했다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신념이 질병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행복감을 증가시키며,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종교적인 참여는 호흡기 질환, 심장병, 자살 등에 의한 사망률을 저하시킨다. 또한 종교는 심리적인 고통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종교와 정신의 어떤 요소들이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행동, 사회, 심리, 생리 등 영역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적이며 종교적인 전통이 신체, 정신, 영혼의 순수성을 지켜나간다는 믿음은 보다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갖는다. 인간관계의 개선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인간관계를 질적, 양적으로 확대 및 발전시키면 나와 타인에 대한 책임감으로 안정된 심리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종교적 혹은 정신적인 전통은 삶과 죽음의 의미, 인간관계, 도덕적 행위 등 인생의 기본적인 문제를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강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행복감을 느끼므로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의 비율이 낮다. 기도, 명상 등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행위는 휴식과 내면의 평화를 가져옴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에 수많은 스트레스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 매달 1일과 15일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로써 주민들은 이 날이 되면 종교 의식에 참여한다.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한 달에 두 번 있는 의식 자체가 생활의 리듬이 되어 때가 되면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정신, 신체, 영혼이 고대의 치유 의식과 전통 속에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무당이나 정신적 지도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미야쿠 즈츠’는 오키나와에서 볼 수 있는 신비한 의식이다. 이 행사는 부계(父系)의 후손 중 제일 연장자를 축하하는 의식으로,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연장자에게 주어진 건강과 장수는 ‘아야카루’라는 의식을 통해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전승된다. 특히 이 축제(祝祭)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들이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영위하도록 축복을 내려주기를 신()에게 기도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정신력은 건강에 대한 믿음, 사회적 관계 강화, 자존심과 자아의 완전성 강화, 대응 메커니즘,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위 등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오키나와 사람의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건강이며, 이러한 믿음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신과 조상이 항상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있다고 여긴다. 정신적 심념의 체계는 인생을 희망으로 이끌고 행복감과 만족감을 상승시킨다.

 

오키나와 노인들을 위시하여 건강관련 전문가들은 건강 증진을 위하여 기도(祈禱)를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다. 기도는 스트레스 경감, 치유력 증진, 심리적 안정 등을 도모하며 영혼을 달래주고, 이완 반응을 유도해내는 데 도움을 준다. 기도를 통해 영감과 희망을 얻고, 인생의 의미를 깨달으며, 힘든 현실을 잊을 수 있다. 기도의 형태는 종교나 전통에 따라 다양하다.

 

오키나와에서 치유를 행할 수 있는 장소는 많으며, 주된 장소는 섬 전체에 수백 군데 있는 토속신(土俗神)을 모시는 우타키(신성한 숲)이다. 오키나와의 무당들은 우타키(御嶽)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신성한 에너지를 받고 있으며, 일반 주민들도 신을 숭배하고 정신을 새롭게 하기 위해 ‘신성한 숲’을 찾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죽음’에 익숙해 있다. , 죽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므로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믿음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훨씬 감소시킨다. 오키나와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처리해서 집 안에 안치하고 조문객들을 맞는다. 그리고 시신(屍身)을 화장해 가족 묘지에 묻고, 위패(位牌)를 집안의 제단에 보관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묘지를 무서운 장소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조상과 후손들이 즐겁게 만나는 나들이 장소로 여긴다. 따라서 묘지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필자가 지난 2 23일 오키나와 오기미(大宣味) 장수촌을 방문했을 때 장수촌의 공동묘지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죽음을 인생의 본질적인 일부로서 후손을 보호하는 자비로운 조상이 되기 위한 즐거운 여행으로 생각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전통적 의식을 통해 장수(長壽)를 축하한다. 붉은 옷을 차려입은 장수 노인이 오픈카를 타고 인파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장수 노인들이 건강과 장수를 지켜주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축하행사에 참여하면 그 힘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주민들은 장수 노인과 악수를 하거나 청주(淸酒) 한 잔을 받으려고 한다. 의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음날 장수 노인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가족, 친구,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어우러져 한 사람의 ‘나이 듦’을 축하해 준다. 노인은 이 특별한 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自信感)과 가족과 사회와의 유대감(紐帶感)을 얻게 되며, 축하와 존경을 받으면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자괴감(自愧感)이나 소외감(疎外感)에 싸여 늙어가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이다.

 

오키나와에서는 특수한 종이에 씌어진 단어나 글귀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볼 수 있도록 침대 머리맡에 둔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 즉 자기 암시(暗示)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말(“나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나의 인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등)은 하나의 치유(治癒)언어이며, 자연 치유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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