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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진
20년 만에 만난 그 사람을 나는 긴가민가 했다
주목을 끌던 아름다움은 사라졌고
윤기 있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내 인생에 따라다니던
기다림 하나 매만지며 나는
사랑과 세월에 대해 생각했다
활을 떨어트린 채 매달려 있는
절벽 끝의 연주가처럼
소리내지 않은 채 쥐고 있기만 했던
빛바랜 악기 하나 생각했다
찬바람이 심한 고산지대에서 자란 나무가
명기가 된다는 바이올린의 역사
고산의 바람소리를 담아놓은
나무의 생애가 명기를 만들 듯
함께 견딘 시간의 무게를
사랑이라 불러야 하는구나
그 사람이 함께 했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나는
내가 매달려 있던 절벽의 높이들을 생각했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digda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