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 理想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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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 理想鄕

0 개 1,815 한일수


공해 없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최고의 복지 국가,

입시 지옥이 없고 교육비 걱정이 없다는 이 나라의

모습이지만 이상향은 개인의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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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시인은『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노래했다. 그 먼 나라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손에 닿을 것도 같은 나라였다. 세상 일이 어둡고 각박할 때에는 더욱더 그립고 어머니 품속 같은 나라였다. 뉴질랜드는 한국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남쪽 나라이고 그 먼 나라의 이미지를 그대로 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 만은 행복을 가꿀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이민을 왔다.

 

사슴 새끼가 마음 놓고 뛰어 다니고 양지 밭에서는 양떼들이 한가히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전국 어디에나 펼쳐 있다. 실제로 이민 온 후 교민이 운영하는 사슴 농장에 초청되어 놀아보기도 하였으며 농장 주택에 살면서 수 십마리의 양을 직접 길러 보기도 하였다. 해안가의 물새들은 어떤가? 가정이나 공원, 어디에나 열려 있는 풍성한 과일을 보라. 구약 성서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땅은 바로 뉴질랜드를 일컬음이 아니던가?

 

그러나 뉴질랜드를 이상향으로 알고 이민을 왔다면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 공해 없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입시 지옥이 없고 교육비 걱정이 없다는 이 나라의 모습이다. 이러한 외형적인 조건에 현혹되어 왔다면 금방 후회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상 사회를 실현해 보려는 시도는 기원전부터 있어왔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본다. 인간 사회의 갈등과 부조리를 없애고 평등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공산주의 이론도 허구에 불과했다. 누구나 원하는 직장에 다닐 수 있고 사는데 불편이 없기를 바란다. 아무 근심, 걱정거리가 없는 곳에 천사같이 아름다운 사람들만 사는 세상을 바라 볼 수가 있다. 모두가 더 없는 행복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완벽한 이상세계를 꿈꾸어 볼 수도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게 태어났으며 완전하지 못한 채 죽어간다.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완전한 세상을 이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역사의 흐름과 함께 발전해 갈 뿐이다. 그러므로 만일 완벽한 세상이 주어진다면 인간은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세상에서 무엇을 추구하며 살 것 인가? 그러나 우리가 두고 온 조국의 환경은 너무 지나칠 정도로 부조리와 불평등, 구성원 간의 첨예한 대립, 상식을 뛰어 넘는 통치 행위 등이 노출되어 단 한 시도 마음 편하게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당장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를 앞두고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탄핵이 인용되면 시끄러울 것이며 만일 기각이 된다면 얼마나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상상하기가 두려울 정도이다.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낙원이라는 뉴질랜드도 와서 살아보니 문제는 있음을 알게 된다. 이민 오기 전 말로만 듣던 때와 여행 중에 다녀 와본 뉴질랜드, 이민 와서 처음 정착 할 때와 십 수 년 살아본 지금의 뉴질랜드는 느낌의 차이가 있다. 사람이 매일 같이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마땅치가 않다. 천사같이 느껴지던 이곳 사람들도 알고 보면 천차만별이다. 도둑은 끊일 날이 없고 강력 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자연재해도 제법 빈번하다. 어린이도 사람 하는 짓은 다 흉내 내듯이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도 대륙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 일어난다.

 

뉴질랜드의 자연과 기후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하다고 단정할 수 있다. 다만 오래 살면서 그러한 환경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고마운 줄 모를 뿐이다. 사회 환경은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치부할 수 있다. 이민 바람이 불면서 뉴질랜드를 향한 꿈에 가슴 설레던 때가 있었다. 뉴질랜드 땅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은 우리가 숙명적으로 태어난 곳이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우리가 선택해서 찾아 온 곳이다. 우리가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은 숙명이고 배우자를 선택한 것은 운명이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비유한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지옥에 갔더니 온갖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는데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었다. 음식상에는 긴 젓가락이 놓여 있는데 누구도 그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천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즐겨 먹으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긴 젓가락이었지만 서로가 상대편한테 음식을 집어넣어 주었기 때문이다.

 

가끔씩 발휘되는 환상적인 플레이의 모습을 이미지화해서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 항상 설렘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결혼 전 달콤했던 순간들이 이미지를 간직할 수 있으면 결혼생활이 평생 행복할 수 있다. 선택한 이 땅에서 마음속의 이상향을 건설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개인의 문제라고 본다. 경제적으로 잘살던 못살던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정담을 나누는 가정은 행복을 창출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의견 대립으로 싸움이 끊이지 않는 가족 구성체는 행복해질 수가 없다. 한국의 현실은 개인의 의지대로 행복을 가꾸어 나가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국민들이 마음 놓고 자기의 자유 의지를 발휘해 미래를 펼쳐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데 얼마나 기나긴 세월을 기다려야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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