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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사랑이다

김지향 0 943 2017.01.26 10:10

작년 연말이 꿈처럼 지나갔다. 

 

크리스마스 대목으로 드레스숍이 한창 바쁜 시기에 한국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어머니께서 위독하셔서 임종을 앞두고 계시다면서 서둘러서 한국으로 오라고 했다.

 

카톡으로 보내 온 어머니의 사진은 한 눈에 보아도 산소호흡기의 힘을 빌어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짓날에 나와 캐나다에 사는 동생이 한국에 도착했고, 그 다음날 어머니는 남편과 6명의 자식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셨다. 

 

장례를 치른 후 일주일 정도 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어머니 옷들을 정리했다. 15년 전에 내가 한국을 떠날 때 보았던 옷들로부터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옷들까지 방 세개의 옷장에 어머니의 옷들로 꽉 차 있었다. 

 

그 옷들과 유품을 정리하는데 사흘이 걸렸다. 옷 몇 벌과 구두 한 켤례, 가방들, 그리고 어머니께서 쓰시던 화장품들을 작은 여행 가방 하나에 챙겨서 집으로 돌아 왔다. 반지와 귀걸이 한 셋트를 몸에 지니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화장품을 바를 때마다 어머니의 향기를 느끼면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며칠 동안 나에게 해주신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왕가누이에 와서 생활하고 있다.

 

아버지 말씀 중 특별히 내 귓전에서 맴도는 말이 있다. “돈도 사랑이다.” 라는 말씀.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말씀이셨다. 마음과 물질 그 모든 것들이 다 함께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오신 아버지의 생각을 전하신 것이다.

 

잉꼬부부로 유명한 아버지께서 아내의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몸과 마음을 다해 아내를 사랑하고 지키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를 잃은 90을 코 앞에 둔 아버지께 그래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재미있게 사시라고 전선을 통해 전했는데, 어머니를 잃은 자식의 간곡한 부탁일 수밖에 없었다. 환갑을 앞 둔 자식이지만 고아가 되기는 정말 싫은 것이다. 

 

아버지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도 뒤늦게나마 돈을 모으고 싶다. 맛있는 것을 사드리고 좋은 구경도 함께 하면서 아버지의 추억을 듣고 싶다. 아버지께서 멀고먼 세상으로 가시기 전에 자주 함께 웃고 떠들고 싶다.

 

근 30여년 동안 꽃을 통해 얻은 안목으로 어머니께 꽃꽂이 한 번 제대로 못해드렸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어머니 묘지에 조화로 꽃꽂이를 해 놓고나서, 청개구리가 비만 오면 개굴개굴 울어제키듯 혹여 비 바람이나 야생 동물들이 꽃들을 망가뜨릴까 맘을 졸이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태평양도 돈이 있으면 넘나들기가 쉬운 것이다. 보고 싶은 사람을 잠시라도 볼 수 있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돈의 노예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1년에 한두 번 한국을 다녀올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어머니께 새로운 꽃들로 바꿔드리고, 아버지와 함께 재미나게 놀다 오면 정말 좋겠다. 어머니가 너무나도 보고 싶다. 어머니 묘지에 꽃을 바꿔 놓는다고 어머니가 보시는 것도 아니겠지만, 그렇게라도 어머니를 기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할 일이 있어 감사하다. 내가 하는 일이 돈을 벌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내게 일 할 기회를 준 인연에 감사하다. 

 

우주는 사랑이다. 우주의 삼라민상 모두가 다 사랑이다. 돈 역시 사랑인 것이다. 새상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때문에 울고 웃는 것이다. 그 사랑을 제대로 잘 이해하여 나누고 즐기면서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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