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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 상국
자다 깨면
어떤 날은 방구석에서
나는 잠든 아이의 얼굴에 볼을 비벼보다가
공연히 슬퍼지기도 한다
그런 날은 아버지가 보고 싶다.
들에서 돌아오는 당신의
모자와 옷을 받아들면
거기서 나던 땀내음 같은 것
그게 아버지 생의 냄새였다면
지금 내게선 무슨 냄새가 나는지
나는 농토가 없다
고작 생각을 내다팔거나
소작의 품을 팔고 돌아오는 저녁으로
아파트 계단을 오르며
나는 아버지의 농사를 생각한다
그는 곡식이든 짐승이든
늘 뭔가 심고 거두어 살았는데
나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아버지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