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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을 아시나요?

피터 황 0 1,951 2016.11.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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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없이 친한 사람들끼리의 자리라면 그다지 매너를 따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형식이나 절차가 편안한 분위기를 너무 학문적(?)이고 딱딱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격식이 필요한 연회일 경우는 다르다. 이러한 자리에서 와인의 서빙은 보통 소믈리에나 웨이터에 의해서 이루어지지만 만약 당신이 손님을 초대한 호스트(Host)라면 웨이터가 손님들에게 와인을 서빙하기 전에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을 해야 한다. 

 

호스트 테이스팅은 고급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할 때 흔히 접하게 된다. 이것은 주문한 와인을 미리 시음해서 이상이 없는지를 살피는 와인 예절 중의 하나다. 이런 시음절차는 참석해 준 손님에게 정중한 예의를 표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가족모임이나 친목회 같은 사적인 모임의 자리에서도 손위어른이나 모임의 리더 또는 지명 받은 사람이 호스트 역할을 대신하여 테이스트 할 수 있다.

 

자, 여러분은 이제 오클랜드 야경과 함께 석양이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손님들과 함께 앉아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주문한 와인을 웨이터나 소믈리에가 와인의 라벨이 보이게끔 가져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호스트인 여러분은 먼저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이 절차가 끝나면 소믈리에는 병을 따서 빼낸 코르크 마개를 호스트에게 건네준다. 이때 여러분은 와인이 닿았던 코르크마개가 부서지지 않고 온전하며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젖어 말랑거리는지를 살펴야 한다. 물론 점차 코르크의 사용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코르크 마개의 밑부분이 말라 있으면 병을 세워서 오래 보관했다는 증거다. 와인을 세워서 오래 두면 코르크가 건조해져서 부서지거나 딱딱해져서 미세한 빈틈으로 공기가 스며들면서 와인을 산화시켜 식초로 변하게 된다. 건네준 코르크의 외형에 이상이 없고 와인이 묻은 곳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와인을 따르게 한다. 와인을 받을 때는 잔을 받쳐 들 필요가 없고 테이블에 와인 잔을 놔두면 그만이다. 이때 소믈리에는 보통 와인 글라스의 6분의 1정도 와인을 따른다. 

 

이제부터는 테이스팅 단계다. 먼저 와인의 색을 통해서 좋은 와인을 선별하는 기준은 선명도와 광택이다. 와인은 빛을 비추어 보았을 때 탁하거나 희미한 부스러기 같은 것이 떠다니면 안 된다. 또 와인의 표면은 빛을 반사시켜야 하며 전체적으로 빛이 나고 신선해야 한다. 반면 광택이 없거나 탁해 보이는 와인은 산이 부족하거나 숙성이 잘 안된 와인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점도를 검사하는 방법인데 와인 잔에 담긴 와인을 잘 흔들다가 세우면 와인이 줄무늬를 만들며 아래로 흘러내린다. 이것을 ‘와인의 눈물’ 이라고 하는데 속도가 느릴 수록 그리고 흘러내리는 와인의 방울이 굵고 균일할 수록 알코올과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끈적임이 너무 지나칠 경우에는 도수가 높고 단맛이 강한 최고급와인을 제외하고는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은 잔을 두세 번 돌려서 향을 맡는다. 이때 식초나 고무, 곰팡이, 비누냄새 등이 난다면 좋지 않은 와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인을 한 모금 넣어 입안 전체를 적신다음 입술을 오므려서 와인을 통해 공기를 흡입,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나는 맛을 본다. 이때 떫은 맛(레드와인)이나 신맛(화이트와인)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면 좋지 않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테이스팅의 절차를 너무 길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격식에 지나치게 얽매이고 시간을 끌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와인을 감정하고 평가하는 것이 초대한 손님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라는 기본적인 목적을 벗어나면 안 된다. 

 

와인이 좋으면 만족의 표시를 하면 된다. 와인이 변질되었거나 아주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경우라면 호스트는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좋아요 등의 말로 만족을 표시하며 다른 손님들에게 와인을 따르도록 허가한다. 이때 여자 손님부터 먼저 와인을 따르게 해야 올바른 예의다. 여자 손님 그리고 남자 손님의 잔을 채우고 나서 호스트의 잔은 맨 마지막에 따르게 된다. 잔이 모두 채워지면 호스트는 건배를 제의한다. 서로 눈인사를 하면서 덕담을 한 두 마디씩 주고받는다면 더욱 즐거운 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와인 글라스로 옆 사람과 건배를 할 때 와인 잔의 입구 쪽이 닿는 것보다 몸통을 살짝 기울여 너무 세지 않게 부딪치도록 해야 한다. 15도 정도 기울여서 부딪치면 소리도 맑게 나며 잔도 깨지지 않는다. 

 

그리고 와인을 마시고 난 후에는 냅킨으로 가볍게 입을 닦는 것이 예의다. 특히 여성은 립스틱이 묻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평상시에도 호스트 테이스팅의 절차처럼 와인을 마신다면 몇 배의 가치로 와인을 즐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짜고짜 와인을 벌컥 마시기 전에 눈으로 색을 확인하고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각과 의지만 있다면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것이 좋다. 단 몇 초의 여유와 사색만으로도 우리 삶의 질은 변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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