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높이랴 골을 메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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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높이랴 골을 메우랴

0 개 1,325 김준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있다. 지형을 이야기하고 산세를 이야기 할 때, 또는 어려운 일을 당한 지인을 위로하고 응원할 때 흔히들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 ‘산과 골’의 이야기를 학생들의 성적으로 비유해 이야기 해 보려 하는데 그러면 약간은 다른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우리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내용들은 우선 크게 과목(Subject)로 나뉘어지고 또 그 과목 안에서 몇 가지의 Topic들로 나뉘게 된다. NCEA 과정은 각 Topic들이 완전히 다른 페이퍼로 구분되어 시험지가 만들어 지고 캠브리지나 IB는 전체적인 과목의 내용을 한 페이퍼로 묶어 시험을 치르지만 Topic별로 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은 매 일반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개성이 있고 선호하는 분야가 있는 법, 아이들이라고 해서 예외일수는 없는가 보다. 같은 과정의 같은 과목을 공부하는 한 클래스의 학생들도 각자 선호하고 자신 있어 하는 Topic이 다르고 자신 있어 하는 정도도 다르다. 물론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topic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럼 학생이 잘하고 자신 있어 하는 topic를 산이라 생각하고 어렵고 힘들어 하는 Topic은 골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상황을 바꾸어 성적 분포의 그래프에 산과 골을 맞추어 보면 개개인에 따라 ‘산이 높은 아이는 골도 얕고 반대로 골이 깊으면 산도 얕은’ 형태를 볼 수 있다. 물론 골이 깊으면 아이 마음에 수심도 깊고 부모님 이마의 주름도 깊은 것이 당연지사 이겠지만…

 

이제 연말 마지막 시험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두 달쯤 남긴 상태에서 산과 골의 전체적인 ‘평균 고도’를 올리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학생’ 이라는 신분이 공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만큼 시험장에 앉는 그 순간까지, 아니 시험지를 제출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함은 우리 아이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인 듯 하다. 

 

자.. 그럼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무슨 선택?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의 성적향상을 노리려면 학생이 가진 최고의 자산인 ‘시간’을 산을 높이는데 쓸 것이냐 아니면 골을 메꾸는데 쓸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가 병행되면 더 이상 바랄 나위 없겠지만 주지의 사실처럼 연말 시험은 한껏 멋부려 드라이한 머리에 떨어진 새똥처럼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우니 준비된 시간이 충분할 리 만무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시간이 없다면 한 마리만 선택해서 죽으라 쫓을 밖에..

 

먼저 자신의 성적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산을 높이기를 권장한다. 스스로 잘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더 정확히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만점을 받을 때까지 문제를 풀어보며 심지어는 다른 과정의 문제를 접해보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이런 부류의 학생들은 아주 최상위의 학생 몇 명을 제외하고는 머리속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topic의 내용들을 ‘안다’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그 부분을 제외한 평소 어려움을 느끼는 다른 부분에 집중하기 마련이고 시험을 치를 때가 되어선 그나마 허술하게 알던 ‘자신 있던’ 부분도 거의 맹탕이 되어 기억에서 건질 것이 없고 짧은 시간 노력한 어려웠던 부분은 아직도 어려워서 약간의 트릭에도 번번히 넘어가는 꼴이 되고 만다. 결과는 물론 학생의 기대, 시험후의 확신과 완전히 다를 것이다. 잘한다고 착각했던 부분은 속고, 잊어서 틀리고 열심히 보강한 부분은 속고, 어려워서 틀리게 되는데 정작 학생은 자신이 속은 것을 모르게 때문에 (그것을 판단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기분 좋게 펜을 놓고‘안 나와도 B’라고 자신하며 시험장을 나서는 것이다. 

 

잘하는 부분을 우선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평균 이상의 학생들이 취해야 할 시험 공부법이라면 평균 이하의 학생들은 반대로 골을 메워야 한다. 이 그룹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중간층의 성적이나 과목 패스지 고득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상위권 성적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그런 마음을 4,5월에만 먹었어도 지금쯤 이미 그 상위권에 다다라 있겠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선 어렵다고 말 할 수밖에... 연말 시험기간엔 누구나 열심히 공부를 한다. 상대적인 점수의 분포로 성적이 결정되는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연말 시험준비 기간은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하게 되고 뒤쳐진 학생은 실력이 늘어도 오히려 석차가 떨어지는 ‘잔인한 계절’일 수 밖에 없다. 

 

골을 메우는 학생들이 따라야 할 공부법은 

 

첫째, Syllabus 외우면서 시간낭비 하지 말자. Syllabus는 무얼 배울 것인가를 알려주는 방향지시용이지 공부하는 내용 자체가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그걸 외워 시험준비를 하라고 충고한다니.. 도데체 무슨 심보인지 알 수가 없다. 

 

둘째, 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하자. 그리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문제 및 내용은 버린다. 

 

셋째, 모든 토픽의 기본개념에 충실하자. 어려운 적용문제는 손도 못 댄다 하더라도 기본개념만 확실히 가지고 쉬운 문제들을 풀어나가면 패스나 중간 점수는 충분히 가능하다. 

 

시험까지 남은 시간이 물론 벌써부터 ‘분치기’에 들어갈 시점은 아니지만 효율적인 자산관리는 돈이나 시간이나 마찬가지인 법이니 학생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준비로 최선의 결과를 얻기를 기도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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