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이름에 대하여

오소영 0 1,243 2016.09.28 15:52

선영. 세영. 은영. 한결같이 고운 여자들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 이름의 주인들은 모두 남자들. 내 남자 형제들의 이름이다.

 

그 중에 진영이 있다. 남자 이름같은데 여자다. 그게 바로 내 이름이다. 뭔가 한참 잘못되어 뒤바뀐것 같다. 왜 남자들에게 여자 이름을 지어주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 투정을 참 많이했다. 나는 왜 오빠처럼 예쁜이름 안 붙여주고 남자 이름이냐고. 오빠 이름하고 바꾸면 안돼냐고 떼를 쓰기도했다.  

 

“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란다”

 

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 안 계셨다.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뱃속 애기가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생전에 지어놓으신 이름을 그냥 배당받았던 것이다. 오빠도 나처럼 불평을 했을까? 왜 여자 이름이냐고.

 

“고얀것들, 너들이 이 할비의 뜻을 거역하고 바껴나온 것도 모르고....” 할아버지의 노한 말씀이 어디선가 들려오지 않을까?

 

학교다닐 때. 일본식 이름이 싱에이였다. 그 이름이 너무 싫어서 어린 마음에도 학교다니기 싫기도 했다. 싱에이가 뭐야? 해방이 되었을 때 광복의 기쁨보다 싱에이란 이름을 떨쳐버린게 더 마음이 가벼웠다. 진영이 맘에 안들었지만 싱에이는 더더욱 싫었다. 옥자 애자 순자. 그런 이름들이 부르기 쉽고 부러웠다.

 

자짜 들어가는 이름이 전부 일본식 이름이라는걸 커서야 알았다. 바꼈거나 말았거나 우리 할아버지는 그게 싫었던것 같다. 할아버지가 대단한 애국자였는지 그건 듣지 못했다. 그러나 대단한 분이었다는걸 어렴풋이 짐작을 했다. 그것도 아주 나중에. 뒤늦게 이해를 하게되었다.

 

처녀때. 영화 춘향전에 나온 조미령 이란 배우가 있었다. 아름다울미(美)자에 방울령(鈴)을 쓰는 이름이었다. 난 그 이름에 요즘말로 뿅 갔었다. 이름만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조미령 춘향이. 수차례 춘향전이 더 나왔지만 그이만큼 단아한 춘향이는 다시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생김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 이름만이라도 닮고 싶었다. 똑같이는 할 수 없고 뒤집어서 령미라고 스스로 고쳤다. 친구들한테 편지를 써서 령미라는 이름으로 보냈다. 새 이름 다지기 작업이었다. 누구는 전봇대에 새 이름을 크게 써서 여기저기 붙여놓으라고도 했다. 그래야 세상에 내 이름으로 알려진다나. 이름을 더렵혀도 불효라는데 아예 버리려는 불효를 했던 철부지였다. 

 

그 시절 윤달드는 해에 이 고치면 탈이 없다고 생이를 뽑고 금이를 해 박던게 유행이었다. 오늘날 성형이 유행이듯 아가씨들이 누렇게 금이를 박고 해맑게 웃던 때였다.

 

나같은 겁보는 그런건 죽어도 할 수 없었다. 겁 안나고 돈 안드는 이름 뒤집는게 고작이었다.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던가. 웃기는 옛날 이야기다.

 

아이들을 낳고부터 내 이름은 잊어버리고 살았다. 누구엄마라는게 내 이름이었다. 그 엄마라는 이름같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호칭이 어디 또 있을까? 그 때는 내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해 낼 일이 없었다. 그냥 엄마면 만족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나는 두개의 이름을 더 얻었다. 하느님의 귀한 자녀가 되면서 대모님이 지어준 영세명 안젤라가 있다. 어차피 영어 이름이 필요한 이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잘 쓰고 있다.

 

이제 또 하나 소영의 사연을  말해야 할 차례다. 필명이겠지. 쉽게들 말한다. 맞기는 맞는 말인데 많이 쑥스럽다. 대가도 아닌 주제에 무슨 필명까지...

 

십년 전 쯤 이웃 지인을 따라 그 분의 친구집에 간적이 있었다. 마침 그 집 주인의 친구가 한국에서 여행을 와 계셨다. 그 분은 정년퇴직을 하고 쉬는 중이었다. 소일거리를 찾아 배운게 작명법이었다. 새로익힌 기술을 연습하고 싶어 사람들 이름을 차례로 물어갔다. 그 분에 의해서 소영이란 내 이름이 탄생된 것이다. 해설은 이랬다. 뒤늦은 나이에 인생살이 특별할건 없고 글쟁이 글이나 잘 쓰라는 이름이란다. 지금까지 잘 쓰고있으니 이름 덕을 보고 있는것일까?..... 민ㅇ식 선생님. 그 분께 감사를 드려야겠다.

 

이제 이름을 불만하고 고치려는 철없던 시절도 다 지나갔다. 하나의 이름값 하며 살기도 버겁다. 셋의 이름을 가졌으니 남보다 세곱의 책임이 있다.

 

같이 늙어가는 내 피붙이들의 돌림자 진영의 이름을 추하지않게 깔끔한 삶으로 마 무리 해야겠다. 

 

가슴 따뜻하고 진솔한 사랑도 베풀 줄 아는 하느님의 자녀 안젤라로 살고싶다. 하느님 보시기에 밉지않은 삶은 어떤것일까? .. 또한 나무랄데없는 안젤라로 이웃들과도 가까이 교감하는 코리안. 교양미 넘치는 멋쟁이 인격체로 초라하지않은 노후를 살아야 할 것이다.

 

세번째 소영이란 이름이 너무 예쁘고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름만큼 멋진 글을 많이 써야할텐데 어깨가 무겁다. 이름값 하기에 어려움도 많다. 독자들이 사랑해 주시는 보답으로 소영은 오늘도 열심히 글을 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오클랜드 중국문화원
오클랜드의 한 장소에서 1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중국어 전문어학원 410 - 6313 T. 09-410-6313
(주)웰컴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북섬여행, 남섬여행, 패키지여행, 호주여행, 피지여행, 맞춤여행, 자유여행, 단체여행, 개별여행, 배낭여행, 현지여행, 호텔예약, 투어예약, 관광지 예약, 코치예약, 버스패스, 한 T. 09 302 7777

춘풍낙엽(春風落葉)

댓글 0 | 조회 141 | 2018.10.24
양지에 나서도 한기를 느끼는 봄바람. 품 속을 파고드는 첩의 바람이 두려운 9 월. 벚꽃 화사하게 피었는가 싶더니 아쉽다.세상구경 급해서 밀고 나오는 것일까?파아란 새순에게 밀려난… 더보기

아버지의 겨울

댓글 0 | 조회 329 | 2018.09.25
친정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살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어머니가 병이 나셨나?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무슨 일인지 약간의 긴장을 하면서 달려갔다.함께 살… 더보기

학생증과 ㅇㅇ통, 한강은 알고있겠지!

댓글 0 | 조회 324 | 2018.08.23
종전 소식을 접하고 피난길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던 때였다. 한강을 코앞에 두고 노량진에서 길이 막혀 버렸다. 강을 건널 수 없기 때문이었다.잠시겠지. 생각하고 그 곳에서 임시 집을 … 더보기

글쓰기, 맑은 영혼으로 다시 깨어나다

댓글 0 | 조회 250 | 2018.07.24
여자로 태어나서 일생을 사는 동안 주부라는 역활은 주역임이 분명하다. 그 주역에서 밀려난지도 오래다. 아줌마라는 호칭이 할머니로 바뀌었다. 검던 머리에는 흰서리가 내렸다. 윤끼나게… 더보기

영원한 나그네의 빛바랜 여행 일지

댓글 0 | 조회 352 | 2018.06.27
“엄마 어제 여행 떠나셨어요.”“또? 누구랑..”“아빠와 함께요.”쎄게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충격이 대단했다. 거침없이 나다니는 그들 부부가 … 더보기

낙엽 밟히는 그리움을 걷다

댓글 0 | 조회 551 | 2018.05.23
사계절이 뚜렷하진 않지만 언제 바꼈는지 바뀌는 건 틀림없다. 밤바람에 낙엽구르는 소리가 선잠을 깨운다. 아직도 여름인줄 알았는데 성큼 가을이 문턱에 와 있다. 하늘 끝에 닿았던 나… 더보기

28세 천방지축 신림동 땡칠이​

댓글 0 | 조회 561 | 2018.04.24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날 따끈한 커피 한잔 들고 무료히 창가에 앉으니 별별 일들이 다 떠오른다.반세기도 전에 살았던 신림동의 한 세월이 떨어지는 빗속에서 스멀스멀 눈 앞으로 기어나… 더보기

뱃길 삼십분

댓글 0 | 조회 689 | 2018.03.27
뱃길 삼십분은 짧은 여행길이다.쾌적해서 기분좋게 타는 훼리(ferry). 감질나고 아쉽다.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 마냥 누워서 뒹구는 날이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은 잠시뿐. 몸과 마… 더보기

검은 보석같은 친구‘릴리앙’

댓글 0 | 조회 363 | 2018.02.27
여름이 저만치 물러나면서 손짓해 불러들인 다음 손님. 가을이 왔다. 따가운 햇살속으로 안겨오는 바람이 제법 상큼하다.이 때 쯤일게다. 다알리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 다… 더보기

소박함 속에 있었네. 어떤 행복이....

댓글 0 | 조회 501 | 2018.01.31
벌써 십여년도 더 지난 일이었다.그 옛날 어머니가 해 주었던 호박 칼국수 타령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시대가 변해서 쉽게 먹을수 있는 먹거리들이 수없이 많아졌다. … 더보기

무대 뒤의 풍경

댓글 0 | 조회 410 | 2017.12.19
마치 동굴 속에 갇힌 느낌이었다. 침침하고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맘대로 되지가 않았다. 안간힘을 쓰다가 눈이 떠졌다. 다행히도 꿈속이었다.아직도 까… 더보기

숙모 시집오던 날

댓글 0 | 조회 780 | 2017.11.22
“어머님이 오늘 새벽에 선종하셨습니다.”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받은 전화. 사촌동생이 알려온 숙모 님의 부음이었다. 나와 몇 살 차이는 있지만 같은 팔십줄의 숙모 조카 사이였다. 우… 더보기

봄바람 타고 온 가을 선물

댓글 0 | 조회 400 | 2017.10.25
몇 년 전이었다.나른하게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러 한국에 나갔다.좋은 보약 준비해 놓겠다는 딸애의 보챔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그동안 여기서 못 먹었던 입에 맞는 음식들을 찾아먹고 … 더보기

술 석잔이 있는 풍경화

댓글 0 | 조회 456 | 2017.09.26
지루할만큼 질척이던 날씨가 모처럼 화창하다. 비 속에서 외롭게 피어난 자목련의 을씨년스러움도 오늘은 화사하다.성급하게 봄 냄새가 그리워지는 한나절이다.“거긴 요즘 날씨 어때요? 춥… 더보기

그 특별했던 날의 긴 하루

댓글 0 | 조회 577 | 2017.08.22
평상시 외출에는 버스가 마냥 편하다. 그 날은 상황이 달라서 서둘러 차를 몰고 나서야 했다. 며칠전, 새로 개통된워터뷰(water viwe)터널을 신선한 기분으로 달렸다. 제법 긴… 더보기

빨강 구두 아줌마

댓글 0 | 조회 754 | 2017.07.25
밖은 비 바람이 사납다. 오늘같은 날, 밖에 볼 일이 없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둠침침한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옷을 두둑히 입고 앉아 있는데 있을수록 더 춥다. 아랫도… 더보기

사탕, 달다

댓글 0 | 조회 504 | 2017.06.27
우는아이 달래주고 웃는아이 울리기도 하는 달디단 사탕. 달콤한 말로 남의 비위를 맞추어 살살 달랜다는 사탕발림이란 어른들의 말도 있다. 거기에 더하여 사탕 하나가 위급한 사람도 살… 더보기

잔인한 달, 나의 4월

댓글 0 | 조회 590 | 2017.05.23
4월 1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누군가 실없는 말로 내 웃음보를 자극해 올 것만 같은 기대로 첫날을 맞았다.고국은 지금 봄이 무르익는 좋은 계절이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꽃의 향연… 더보기

삶의 그림 속에 창 문 낮은 집

댓글 0 | 조회 685 | 2017.04.26
우리말에 노름하는 자식, 빚 보증 서는 자식은 낳지도 보지도 말라고 했다. 패가망신을 자초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반.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어렵게 장만했던 집을 한… 더보기

삶의 축복

댓글 0 | 조회 759 | 2017.03.22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길 떠나신 분.반평생 긴 세월을 그리움 가슴에 싸안고홀로 외로웠던 삶.눈 감으신 고요로움이 차라리 평화로울까?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얼마전 내게 사돈되시는… 더보기

자만인가, 착각인가

댓글 0 | 조회 692 | 2017.02.22
평생을 살집없는 몸매로 튼실한 부티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젊었을 때는 날씬(?)하다는 부러움으로 그런대로 살만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계속 쪼그라드니 이젠 배곯고 사는 사람같아 챙… 더보기

아기처럼 웃고 살고싶다

댓글 0 | 조회 678 | 2017.01.25
유모차에 실린 아기가 버스에 올랐다. 머루같이 까만눈이 초롱초롱하다. 커다란 눈속에 많은 것을 담으려는듯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눈이 마주치자 낯가림도 없이 화들작 웃는다. … 더보기

기어이 나를 울리고 가는구나 !

댓글 0 | 조회 1,450 | 2016.12.21
이른아침부터 하릴없이 시시덕거렸던 차 안에서의 분위기는 생판 광대의 연극이었나?공항에 내렸을 때. 세 여인의 표정은 어느새 뻣뻣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무언의 행동만 열심이었다. 출… 더보기

이만큼 나이 먹어보니 . . .

댓글 0 | 조회 879 | 2016.11.23
젊었을땐 남만큼 가진게 많지않다고 투정을 하며 살았다.이만큼 살다보니 이젠 내려다보는 혜안이 열려 지금 있는것만 가지고도 부자임을 감사한다.주제넘은 오만과 편견으로 누구를 무시하기… 더보기

지붕위의 여자

댓글 0 | 조회 1,313 | 2016.10.26
뒷집에 새로 이사와 살고 있는 여자가 있다. 항상 후두로 머리를 덮은 파커차림이다. 뒷모습 말고는 얼굴을 본 적이없어 나이를 가늠조차 할 수가 없다. 남자처럼 키도 훌쩍 크고 몸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