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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기

김지향 0 1,488 2016.08.25 17:12

이른 아침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 딸들 중 시간을 낼 수 있는 딸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스시 집을 오픈 한 동생뻘 되는 지인인데, 직원이 아파서 나오지 못하여 막막했었나 보다. 

 

직장에 나가는 큰애는 물론이거니와 둘째와 셋째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이라서 그녀를 도와줄 상황이 못 되었다. 오죽하면 우리 집에 전화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나서서 도와주기로 했다.

 

급하게 서둘러 그곳으로 가니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있었다. 스시를 도시락으로 싸가는 손님들인 것 같았다. 가정집들만 모여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아침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녀의 지시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도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종종걸음으로 음식 하나 입에 대지 않고 바쁘게 일을 하는 그녀. 나와 달리 혼자서만 정신없이 바빴다. 오후 1시 반쯤 되어서야 손님이 뜸해져서 그제서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내가 큰 힘이 되었다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면서 그곳을 나왔다.

 

몇 달 전에 남편이 교통사고를 내어 한동안 차 없이 지냈을 때 그녀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에 조금이나마 그녀를 돕게 되니 흐뭇한 마음뿐이었다.

 

그러고 보면 내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요리 솜씨가 좋아 맛있는 음식을 보내 주는 사람부터 내게 필요한 여러 정보를 제보해 주는 사람들까지 인정스러운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들 덕분에 건조기를 빌려서 무를 썰어 말려 놓을 수도, 오골계를 정기적으로 배달 받아서 먹을 수도 있는 호사를 누리면서 살고 있다.

 

취나물을 비롯한 건조된 산나물들과 건어물들은 물론이거니와 직접 집에서 말린 호박까지, 정성 가득한 주위 친구들의 따스한 마음을 반찬으로 하여 먹는 식사는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치유해주며 회복시켜준다.

 

내가 병원에 입원을 하던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이 오는 할머니가 있으시다. 좋은 일도 아니어서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어도 그 할머니는 귀신같이 그때마다 우리 집에 전화를 하여 무슨 일이 있느냐고 여쭤 보신다. 

 

아무일 없었다고 할머니께 말씀 드리지만, 혼자 속으로 놀랐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시간이 많기도 하시겠지만, 늘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계시기에 어떤 예감이 느껴져서 그러셨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고, 조용하게 지내는 나에게까지 관심을 두고 지내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살 맛이 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주말에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드레스 숍에서 파는 따스한 조끼 하나 사서 할머니 집에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곳에 할머니께 아주 잘 어울리는 조끼 하나가 있는데, 그 선물을 받으시면 한동안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이 되어 신이 나실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오늘 할머니 전화를 받고 일요일에 잠시 찾아 뵙겠다고 했는데, 빨간 조끼를 입으시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이렇게 약을 드시고 나면 한동안 연락이 없더라도 섭섭해 하지 않으실 거다.

 

인간 관계란 것이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쉬운 관계는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인간 아니던가? 

 

우리에게 있어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우리 모두 다 함께 더불어 행복을 나누면서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태어난 이유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리라.

 

감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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