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나 자신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0 개 1,914 김지향

이 글을 적기 전까지 많은 생각이 오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칼럼은 우리 모두가 나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쓰는 글이기에 거짓 없이 내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원고 마감 시간을 앞두고 쓰는 글이다. 

 

한 달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마침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를 하고 스페셜 닥터를 만나 새로운 약 처방을 받았었기에, 몇 주 동안 새로운 약에 적응하느라 좀 힘든 것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며칠 전에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빠른 처방으로 고생을 면했다. 또 폐와 배에 물이 찼었던 것이었지만, 아주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입원하여 상태를 두고 보면서 심근관류 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 덕분에 병원에 있는 기간이 사흘을 넘기게 되었다. 

 

내려간 혈압을 정상으로 올려놓아야만 검사를 할 수 있는데, 내려간 혈압이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의사는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으면서 혈압을 올려 놓고 나서 검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집에 가서 몇 주 쉬다가 다시 입원하여 검사를 할 것인지…….

 

나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큰애에게도 미안했거니와 병원에서 빈둥거리면서 있기는 더욱더 힘이 들어 퇴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별일도 아닌 것으로 병원에 오래 머물면서 주위 사람들 고생이나 시키고, 지인들 걱정이나 시킬 것 같아서 지인들한테도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썰렁한 기운이 맴돌았다. 난방부터 틀어 놓고, 전복 죽부터 끓였다. 몸살 기가 있어 보이는 큰애를 위해서도 전복 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신혼 때 시집살이를 하면서 죽을 하도 많이 끓였었기에, 죽 끓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따끈한 전복 죽을 먹고 나니 새로운 기운이 솟았다. 응급실에 가기 전에 보고 있었던 코미디 영화 한편을 마저 다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모처럼만에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잤다. 한동안 2시간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앉아 있다가 자기를 반복했었는데, 밤새 푹 잘 잔 것이다. 인내심이 많은 것인지 미련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느 선까지 참아야 하는지 제대로 가늠하지를 못하여 선을 넘길 때가 가끔 있다.

 

새벽에 일어나 전복 죽을 끓여서 큰애 도시락을 싸주었더니, 그 덕인지 몸살 기가 싹 사라졌다고 했다. 나 역시 전복 죽 덕분인지 입맛도 많이 좋아졌고, 배도 자주 고팠다. 뱃속에 차 있었던 물이 다 빠지고 나니 헛헛할 수 밖에…….

 

이번 일로 심장 약은 두 배로 늘어났지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늘에 맡기는 것이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왜 나왔을까? 하늘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기 때문이리라.

 

삶과 죽음이 하나라서 사나 죽으나 모두 다 한 가지지만, 그래도 마음 먹기에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의 눈을 가려 놓고 손목을 긋는 시늉을 하고 수돗물을 똑똑 떨어뜨리면 그 소리만 듣고도 사람은 죽는다고 했다. 자신이 곧 죽는다는 생각 때문에 숨이 멈추는 것이었다. 사람이 물질이면서도 물질이 아니기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느님이 모든 물질은 생성과 소멸의 법칙을 따르지만, 지혜만큼은 영원하다고 했다. 그 지혜는 마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

 

마음이 어디 물질이던가? 물질인 몸이 비물질인 마음의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 살고 있기에, 마음 먹기에 따라서 삶과 죽음의 선도 넘나들 수 있다고 본다. 인생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꿈이란 낱말에 어디 한가지 뜻만 들어 있던가? 눈 뜨면 사라지는 것도 꿈이요, 소망도 꿈이요, 그 안에 양 극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나 자신을 살리고 죽이는 나 자신이 있어 행복하다.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것 또한 감사하다. 이래저래 이 세상은 살 맛 나는 세상인 것이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현재 나 자신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댓글 0 | 조회 1,915 | 2016.06.22
이 글을 적기 전까지 많은 생각이 오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칼럼은 우리 모두가 나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쓰는 글이기에 거짓 없이 내 가슴을… 더보기

백만 송이 장미

댓글 0 | 조회 3,123 | 2016.06.09
심수봉이 부른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은 라트비아의 민요로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이다.가사 내용은 ‘백만 송이 장미’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강대국에 나라… 더보기

땜빵 인생

댓글 0 | 조회 1,768 | 2016.05.26
겨울은 햇볕에 대한 감사가 한층 커지는 계절이다. 겨울 문턱에 들어선 요즘의 나는 창문을 통해 들어 오는 햇볕 쬐기를 즐기고 있다. 때로는 파란 하늘을 바라 보면… 더보기

덕의 창고

댓글 0 | 조회 1,659 | 2016.05.12
내 안에 덕의 창고가 있다면 그 안에 덕이 얼마나 쌓여 있을까? 쌀 가마니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덕이지만, 덕이 있고 없음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더보기

백만 불짜리 미소

댓글 0 | 조회 1,454 | 2016.04.28
며칠 전에 소설책을 버스에 두고 내린 적이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하가시노 게이고의 한국어 번역판 소설인데,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소설이… 더보기

특별한 인연

댓글 0 | 조회 2,526 | 2016.04.14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 보니 참 여러 스승을 거치면서 지내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스승이었지만, 그 중 특별한 인연으로 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지침을 세워… 더보기

덤의 인생

댓글 0 | 조회 2,486 | 2016.03.24
가다, 오다, 하다, 피다......, 등의 동사들은 감, 옴, 함, 핌...등으로 ‘다’를 빼고 미음(ㅁ) 받침을 붙이면 동사와 같은 뜻의 명사가 된다. 헌데 … 더보기

You are young

댓글 0 | 조회 2,200 | 2016.03.10
유난히도 더웠었던 짧은 여름을 보내면서 감기에 걸려 고생을 좀 했다. 한 달 내내 기침이 심한 것도 아니면서 열도 없이 시름시름 아팠었다. 화끈하게 아픈 것보다 … 더보기

말을 잘해야 잘 살겠지

댓글 0 | 조회 1,728 | 2016.02.25
방송인 전현무가 자신의 말실수를 돌아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말실수 때문에 겪었던 고초가 심했었나 보다. 말재주가 … 더보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2,181 | 2016.02.11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어떤 시인의 시 제목이다. 시 제목만큼이나 내용 또한 무척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생긴 대로 물동에 담겨 있… 더보기

거꾸로 된 습관

댓글 0 | 조회 1,738 | 2016.01.28
어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었던 내 습관 중 몇 가지가 정 반대로 바뀌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러 바꾸려 한 것이 아니었는데, 몸이 스스로 내 습관을 바꿔 나… 더보기

가슴으로 맞이하는 새해

댓글 0 | 조회 2,225 | 2016.01.14
나에게 있어서 작년 한 해는 모든 것들을 정리하는 해였던 거 같다. 나의 거울인 남들에게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정리했었는데, 이제부터는 나 자신에게 글을 쓰기로… 더보기

내 안의 무지개

댓글 0 | 조회 1,847 | 2015.12.23
요즘 나는 낱말풀이 놀이에 푹 빠져있습니다. 난센스 적으로 낱말을 풀이하는 것인데, 얼마나 재미있는지, 한 번 시작하면 몇 개의 낱말을 줄지어서 풀어보게 됩니다.… 더보기

평생 교육

댓글 0 | 조회 2,233 | 2015.12.10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까지 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는데,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의 형태에 따라 … 더보기

전체와 부분

댓글 0 | 조회 2,066 | 2015.11.26
인간관계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것처럼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시각이 전체가 아니라 부분이라는 것을 모르기에 복잡하고 다양한 사건들이 … 더보기

통나무와 수영선수

댓글 0 | 조회 1,397 | 2015.11.12
뉴질랜드교육 중에서 수영이 참 중요한 수업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섬나라이기에 수영을 배우는 것은 취미를 넘어서 생존을 위한 교육이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세 딸들… 더보기

첫째가 꼴찌가 되는 세상

댓글 0 | 조회 2,069 | 2015.10.29
성경 속에 예수님이 첫째와 꼴찌에 대해서 쓴 구절이 있습니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거라는 말씀이었지요. 첫째와 꼴찌가 뒤바뀔 거라는 말이었는데,… 더보기

귀여운 어머니

댓글 0 | 조회 1,645 | 2015.10.15
한국에 계신 친정어머니와 어제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내 동생이 이곳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어머니께 보낸 선물을 잘 받으셨다는 전갈이었습니다. 팔순을 훌쩍 넘… 더보기

중년의 비애도 축복이다

댓글 0 | 조회 2,163 | 2015.09.24
7년 전에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동생이 한국으로 가서 산지도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아들도 볼 겸, 여권 발급도 필요해서 뉴질…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처음 산 내 우산

댓글 0 | 조회 2,667 | 2015.09.10
뉴질랜드에 와서 살면서 이제껏 우산 없이 살았습니다.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워낙 비바람이 세찬 이곳에서 우산을 쓰는 것보다는 우비를 입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 더보기

108번의 감사로 시작하는 하루

댓글 0 | 조회 1,736 | 2015.08.27
몇 달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를 하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식으로서가 아니라 절은 심신양면으로 건강하게 해주는 좋은 습관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108번… 더보기

봄의 전령사

댓글 0 | 조회 1,763 | 2015.08.12
하얀 은방울이 조롱조롱 달린 것 같은 예쁜 꽃이 수줍은 소녀처럼 고개를 숙이며 우리 집 정원에서 제일 먼저 봄을 알렸습니다. 실 목련도 뒤질세라 하얗게 웃으며 봄… 더보기

뿌린 대로 거둔다!

댓글 0 | 조회 2,390 | 2015.07.29
드디어 큰애가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2년 동안 원어민 교사를 하다가 뉴질랜드로 돌아오기 전에 취득한 운전면허증을 지갑 속에 넣어두고만 있었는데, 그 면허… 더보기

남십자성이 전해주는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67 | 2015.07.15
가족이 사랑을 주고받는 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가족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나는 이런 사실을 가슴으로 깊이 느끼면서 깊은 감동으로 가슴이 먹… 더보기

28년 만에 아내 말을 듣는 남편

댓글 0 | 조회 2,812 | 2015.06.24
고도근시인 남편의 눈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어 백내장 수술을 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수술로 시력이 제대로 돌아오기까지 운전은 하지 말라는 의사 처방을 받았습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