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가 신문 배달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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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가 신문 배달을 시작하다

0 개 1,845 최순희

시대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신문 배달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했다. 내 동생이 용돈 마련을 목적으로 신문 배달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가 반대했던 생각이 난다. 그 때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나 하는 힘든 일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부모가 자녀들에게 신문 배달을 하게 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한 이유로 신문 배달을 하는 홈스쿨러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신문 배달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기도 하고, 여행 경비 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쓰기도 한다. 신문 배달을 통한 교육적 유익은 경제 교육뿐 아니라 책임감과 리더십 훈련, 그리고 자신감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 집 큰 딸 내미 여름이가 얼마 전부터 신문 배달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때마침 지역 신문에 우리 동네 신문 배달할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가 났다. 큰 아들 봄이가 여름이 나이 때 경험 삼아 단기로 신문 배달을 했었는데, 여름이가 오빠를 도우면서 재미있어 했었다. 봄이는 열 한 살에 신문 배달을 하고 싶다는 지원서를 제출했었는데, 2년이나 기다려서 우리 동네 신문 배달할 기회를 얻었었다. 하고 싶어도 기회를 얻기 힘든 인기 직종인 것인가?^^ 그리고, 지금 열 세살인 여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신문 배달밖에 없어서이기도 하다. 신문 배달은 11세 이상부터 할 수 있고, KFC는 14세, 맥도날드는 15세부터이며 카운트 다운은 16세부터 일할 수 있다고 한다.

 

신문사에 연락했더니 계약서와 지침서를 우편으로 보내 주었다. 여름이가 지침서를 자세히 읽어본다. 신문 배달하는 방법 및 지켜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안전에 관한 내용은 별도로 설명서가 있다. 도로 안전과 개와 같은 동물들을 대하는 법, 수상한 사람들을 만날 때 대처하는 방법, 응급 상황 시 대처 법 등에 대한 내용이다. 신문 배달을 하지 않더라도 평소에 알아두면 유익할 내용들이다. 예전에 내 동생 친구가 자전거로 신문 배달하다가 사고를 당해 생명을 잃은 기억이 있어서 여름이에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단단히 일러주었다.

 

계약서에 보니 IRD number와 Tax Code를 적게 되어 있다. 몇 년 전에는 신문 배달하여 얻는 수입에 대해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세금을 안 내는 셈이었는데, 현재는 연 2천여불 미만의 소액수입은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이 생겼다고 한다. 여름이도 세금을 내고 이 나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그 대신 봄이가 신문 배달할 때보다 임금은 오른 것 같다. 하루에 7불이 조금 넘는 금액인데, 광고지가 포함될 경우 더 많이 받게 된다고 한다. 

 

임금이 은행계좌로 입금된다고 하여 우리 집 가까운 은행에 계좌도 개설했다. 은행계좌 개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카드발급은 신분증과 주소지 증명 서류를 가지고 은행에 가서 발급받는다. 신문배달로 인해 안전에 관한 규정과 세금 관련, 그리고 은행 관련된 공부까지 하게 되니 일석이조다.

 

여름이의 신문 배달은 일 주일에 두 번이다.  낮 열두 시쯤 백여 장의 신문 뭉치가 우리 집으로 배달되고, 여름이는 신문을 우편함에 넣기 쉽게 먼저 반으로 접는 작업을 집에서 한다. 그리고, 가방에 일정량을 넣고 배달을 나간다. 화요일에는 두 번으로 나누어서 하고, 광고지가 있는 목요일에는 서너 번으로 나누어서 한다. 배달지역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신문을 오후 5시 30분 전까지 배달해야 하는데, 홈스쿨링의 장점을 활용하여 여름이는 점심시간에 배달을 한다.

 

동생 가을이가 언니랑 같이 가고 싶어해서 둘이서 같이 배달을 나가는데, 여름이가 심심하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둘이서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다 마치고 오면 가방을 멘 등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운동도 된다. 지금은 어떤 집에 넣어야 되고 어떤 집은 넣지 않아야 하는 것 등이 적힌 지도를 보며 하지만, 배달 루트가 익숙해지면 시간이 단축되겠고, 자전거를 타고 하게 해도 좋을 것 같다. 광고지가 들어 있어서 신문이 무거운 목요일에는 오빠가 배달을 돕기로 했다.

 

여름이는 신문 배달을 통해서 성취감도 맛보고,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어려움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엄마와 대화하고 자신이 만나는 상황들과 생각들을 가족과 공유하면서 함께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상황들이 우리에게는 행복한 배움의 기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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