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엄친아 아버지, 카베르네 프랑

피터 황 0 1,918 2016.05.11 16:49

 

2865240c6bfbb7c0252e19cf063a84ed_1462942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공부 잘하고 부모 말씀에는 무조건 순종한다는 무시무시한 존재, 엄친아(엄마친구아들). 이제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 일반 명사로 쓰인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옆엔 왜 그리 엄친아가 많은지. 아무튼 듬직하고 훤칠하게 잘생긴 레드와인계의 엄친아,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의 부모가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프랑스 보르도 지롱드강 서쪽의 메독(Medoc)지역에서 블렌딩되는 레드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은 레드와인의 대명사인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부드럽고 풍만한 메를로(Merlot), 칠레에서 잘나가는 카르메네르(Carmenere), 아르헨티나에서 전성기를 누리는 말벡(Malbec) 그리고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프티 베르도(Petit Verdot)다. 이들 중에서 특히 카베르네 프랑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카르메네르의 아버지다. 와인의 족보가 이렇다 보니 만약 부드럽고 인자한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의 아버지, 카베르네 프랑이 없었라면 레드와인의 역사는 무척이나 간소하고 초라했을 지도 모른다.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를 보면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 Burgundy)의 피노누아만을 편애하면서 유독 보르도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멸시하던 남자 주인공 마일스가 끝까지 품에서 놓지 않던 와인이 생테밀리옹 지역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명품,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 Blanc)이다. 그는 이혼한 전 부인이 재혼해서 임신한 사실을 알고 낙심해서 자그마치 한 병에 600만원이 넘는 1961년 산 샤토 슈발 블랑을 종이컵에 따라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와 함께 마셔버린다. 있을 때 잘할 것이지, 다른 이와 재혼한 전부인의 임신이 왜 그를 열불 나게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부드럽고 섬세한 카베르네 프랑은 아이러니하게도 보르도의 와인메이커들 사이에서 작황이 나쁜 해를 대비해서 보험처럼 심어두는 품종이고 스파이시한 아로마와 좋은 구조 그리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셀라 포텐셜(Cellar Potential)이 특징이며 과일 향과 함께 감미로움이 덧붙여지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풍미를 가진 와인이다.  

 

현재 카베르네 프랑은 루아르(Loire)의 쉬농(Chinon)지방과 보르도의 생테밀리옹(Saint-Emilion)지역이 유명한데, 사실 이 품종의 고향은 스페인과 프랑스를 나누는 피레네 산맥의 고도 900미터에 위치한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라는 작은 마을의 수도원이다. 수도원에서 길러지던 포도품종인 아체리아(Acheria)의 묘목이 산티아고 기독교 순례 길에 나섰다가 돌아가는 프랑스인들에 의해 프랑스 남부 랑그독(Languedoc), 북서부의 루아르(Loire) 그리고 18세기에 다시 남쪽의 보르도(Bordeaux)에 와서 지롱드강의 동쪽에 심어져 현재의 카베르네 프랑이 되었다. 이 품종만으로 와인을 만들기도 하는데 특히 쉬농(Chinon), 브루게일(Brougueil), 앙주(Anjou) 지역이 유명하며 꽃 향기와 꽈리고추 같은 매콤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나파밸리(Napa Valley)에서도 훌륭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이제 카베르네 프랑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와 함께 블렌딩되어 보르도의 메독(Medoc)지방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와인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카베르네 프랑은 카베르네 소비뇽보다는 색깔이 옅고 가벼우며 부드럽다. 푸릇한 채소 향과 후추 향의 매콤함이 특징이며 타닌이 진하지 않은 편이고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에 비해 숙성이 빠른 편이다. 라이트(Light)에서 미디엄 바디(Medium Body)의 무게 감을 가지고 있으며 과일 향이 많이 난다. 특히 높은 산도와 독특한 미네랄 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생테밀리옹의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 Blanc)은 카베르네 프랑을 베이스로 하고 포므롤(Pomerol)지방의 최고 품종인 메를로를 배합하여 강직한 보르도 스타일과는 다른 부드럽고 우아한 부르고뉴 스타일로 내구성과 완숙미를 보여준 세계적인 명주의 반열에 올라있다.

 

부모가 없는 자식은 없다. 부모의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5월, 가정의 달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인 것은 오늘을 사는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금 수저를 물고 나거나 무한한 경제적 지원이 가능한 조부모쯤은 두어야 성공적인 삶을 살수 있다고들 한다. 무한경쟁의 세상 속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나는 기적 같은 일은 없다고들 푸념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허탈함과 실망감이 든든한 뒷배경하나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미래의 꿈이나 야망은커녕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짐을 지우고 있다. 

 

성공이란 것이 무엇일까? 결론은 각자의 몫이지만 분명한 것은 성공하는 것이 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부모를 탓하지 마라. 내 인생의 가치는 스스로 부여한 의미만큼이다. 노력하고 발전해라. 망설이고 한탄만하면 언제나 그 자리다. 현재를 씹어라 진짜 단맛은 쓴 맛 다음에 온다. 비가 없으면 무지개도 없다. 내일은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낸 그대들의 결과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MIK - 화장품 전문 쇼핑몰
mik,buymik,화장품,한국,라네즈,설화수,헤라,이니스프리,마몽드,잇츠스킨,후,마스크팩,믹,바이믹 T. 097777110
AMS AUTOMOTIVE LTD
전자 제어, 컴퓨터스캔, 사고수리(판넬페인트, 보험수리), 타이어, WOF , 일반정비  T. 09 825 0007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댓글 0 | 조회 168 | 2018.11.15
프랑스 VS 이탈리아 (II)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리콥터, 대포, 전… 더보기

욕쟁이할머니 맛의 비밀

댓글 0 | 조회 381 | 2018.10.10
신의 선물 와인의 초대 (67)​퇴근한 후에 산동네를 오르는 동네아저씨들은 길목에 있던 우리집 구멍가게를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었다. 한 동네 모두가 이웃이었고 주말이면 벌건 연탄… 더보기

파리(Paris)로 떠난 모나리자

댓글 0 | 조회 383 | 2018.09.11
프랑스 VS 이탈리아 (Ⅰ)카톡이나 안부를 먼저 보내주는 사람이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 늘 당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툰 후에 먼저 사과하는 것은… 더보기

광화문에서 나는 숲을 보았다

댓글 0 | 조회 1,191 | 2016.12.06
세상 모든 것이 모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 아니겠냐고 들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굶을 때면 제일 무서운 것이 그 목구멍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먹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을… 더보기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을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1,781 | 2016.11.09
허물없이 친한 사람들끼리의 자리라면 그다지 매너를 따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형식이나 절차가 편안한 분위기를 너무 학문적(?)이고 딱딱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 더보기

와인의 몸무게, Body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1,249 | 2016.10.11
살찐 고양이 한 마리가 봄 햇살을 즐기며 풀숲에 평화롭게 누워있다. Fat Cat, 이 그림이 그려진 와인을 마신 후에 느껴지는 느낌이 상상이 되는가?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그랬… 더보기

속도중독, 느리게 살 수 있는 용기

댓글 0 | 조회 1,421 | 2016.09.15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 느리게 따라가다 보면 상위무리에서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이 모두를 괴롭힌다. 근면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이 지금의 선진한국을 만들었… 더보기

와인 디자인, 블렌딩(Blending)의 세계

댓글 0 | 조회 2,659 | 2016.08.11
언제나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맛 집들은 대부분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창적인 비법으로 대를 이어가면서 전통의 맛을 변함없이 지켜가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더보기

초콜릿을 사랑한 아이스(Ice)와인

댓글 0 | 조회 1,438 | 2016.07.14
사랑을 하게 되면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초콜릿과 와인은 닮은 점이 많다.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 빈이 전혀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맛과 성질을 가지고 있듯이 … 더보기

나폴레옹과 술의 황제, 코냑(Cognac)

댓글 0 | 조회 4,082 | 2016.06.09
프랑스의 지명이기도 한 코냑(Cognac)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최고급 브랜디(Brandy)인 코냑이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 더보기
Now

현재 엄친아 아버지, 카베르네 프랑

댓글 0 | 조회 1,919 | 2016.05.11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공부 잘하고 부모 말씀에는 무조건 순종한다는 무시무시한 존재, 엄친아(엄마친구아들). 이제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 일반 명사로 쓰인… 더보기

청주(淸酒) VS 사케(Sake)

댓글 0 | 조회 2,819 | 2016.04.13
아버지와 여러 겹의 노끈으로 손잡이를 만든 백화수복을 들고 고향에 내려 올려다본 밤하늘엔 별들이 빼곡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 더보기

청국장과 치즈는 누가 다 먹었을까

댓글 0 | 조회 2,599 | 2016.03.10
카메라 앞에만 서면 무뚝뚝하게 서있는 나에게 사진사는 간절하게 김치를 외쳐댄다. 그래 봐야 마지못해 억지웃음을 만들어내자 이번엔 치즈를 부르짖는다. 입가에 웃음을 만들어내는 소리,… 더보기

육각형의 방, 코르크(Cork)의 정체

댓글 0 | 조회 2,229 | 2016.02.11
와인은 오래될 수록 좋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숙성이 되면서 풍미가 풍부해지는 와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와인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코르크(Cork)는 와인이 개봉… 더보기

나의 첫 사랑, 피조아(Fejoa)

댓글 0 | 조회 2,303 | 2016.01.14
남자는 첫 사랑을 못 잊어 또다시 닮은 사랑을 하고 여자는 첫 사랑을 잊기 위해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한다고 했던가. 내가 그를 만난 것은 대략 20년 전, 데본포트의 푸드 앤 와인… 더보기

요강을 뒤엎는 술, 복분자(Black Raspberry)

댓글 0 | 조회 2,234 | 2015.12.09
대충 약 30년 전의 서울시 시민들의 이야기가 리얼하다. ‘연탄불, 성문종합영어, 골목길, 카스텔라’. 응답 받고 싶은 1988년도, 나의 대학시절이기도 한 그 시절 시대적 아픔과… 더보기

웰컴 투 보르도(Bordeaux)

댓글 0 | 조회 1,693 | 2015.11.12
세계와인의 표준, 프랑스. 와인 하면 어째서 프랑스를 세계 제일로 여기는 것일까? 이유는 와인을 만들어 온 역사가 깊다는데 있다. 로마인들이 갈리아를 정복하고 포도나무를 심기 수세… 더보기

샴페인과 삑사리 철학

댓글 0 | 조회 8,175 | 2015.10.14
고향에선 추석명절이면 오랜만에 모인 식구들이 화투(花鬪)를 하곤 했다. ‘꽃으로 싸운다’는 뜻의 화투는 그 이름에서 이미 심오한 철학의 무게가 느껴진다. 48장의 화투가 섞이고 어… 더보기

드라이(Dry), 그것이 알고 싶다

댓글 0 | 조회 3,438 | 2015.09.10
하루에 사계절이 들어있다는 뉴질랜드의 봄(Spring)은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프링(Spring)처럼 변화무쌍하다. 드라이(Dry)라는 단어는 건조해서 말라가는 막막한 사… 더보기

와인 매너 - 원 샷만은 참으세요

댓글 0 | 조회 1,643 | 2015.08.12
드라큘라 주는 폭탄주의 일종이라고 한다. 레드와인과 위스키를 원료로 만든 폭탄주의 사생아가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마시고 나면 입가에 흘러내리는 빨간색의 레드와인 때문이라고 한다. … 더보기

FTA와 뉴질랜드 와인의 전망

댓글 0 | 조회 1,620 | 2015.07.15
인간이 땅(Earth)의 소중함을 잃어 갈 수록 뉴질랜드라는 국가적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위대한 자연(自然)을 지키고… 더보기

요리(料理), 와인을 만나다

댓글 0 | 조회 9,486 | 2015.06.10
섹시한 남자가 대세다. 빨래판 같은 식스팩의 복근쯤은 가져야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시절에서 이제 뇌(학력)가 섹시해서 능력이 남다르거나 쉐프수준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그런 실력… 더보기

와인의 고수(高手), 피노누아(Pinot Noir)

댓글 0 | 조회 2,331 | 2015.05.13
어느 분야에나 고수(高手)는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를 이룬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겐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남이 알지 못하는 고통의 시… 더보기

야식만만, 서바이벌 다이어트

댓글 0 | 조회 1,506 | 2015.04.15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는 TV프로그램, 바디쇼(Body Show)의 등장은 당당하고 건강한 몸매를 원하는 여성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변한다. 다이어트는 이제 더 이상 사치… 더보기

코로 와인 마시기(Ⅱ)-오키(Oaky)면 오케이(Okay)

댓글 0 | 조회 1,981 | 2015.03.11
일상에서 작은 사치(Small Luxury)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트렌드가 양으로 승부하던 외식업계를 고급화시키고 더불어 와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하고 있다. 와인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