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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결코 나와 관계없는 말이 아님을 또 다시 실감했다.
얼마전 출근을 하려는데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들렸다. 항상 이메일을 바로 확인하지않는데 그 날은 이상하게도 바로 이메일을 열었다.
그 내용은 ‘함께 일했던 직장동료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어제 세상을 떠났고 오늘 오후 1시 30분에 장례식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메일을 보는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친언니와 비슷한 나이라 언니처럼 편한 동료였기에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모든 일정을 재조정하고 장례식에 참가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장례식이었으며 여러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않았고 힘과 소망이 되는 긍정적인 말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가족처럼 돌보아주고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용감한 여성’이라고 했다.
옆에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떠나갔는데도 눈물 속에서 웃음이 보였다. 그 웃음은 바로 세상에 남기고 간 그 동료의 웃음인 것 같았다. 4년 반을 함께 일하면서 단한번도 찡그린 모습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갑자기 맞이한 동료의 죽음을 바라보며 죽음은 삶 속에서 준비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온 모든 모습들이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남겨지고 그 어떤 것이든지간에 기억되는 것들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삶 속에 한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모습들로 기억되기를 바랄까?
아마도 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으로 남겨지기를 바라지않을까?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가족을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이제는 건강에 신경을 쓸 나이가 된 것 같아서”, “늦동이가 직장 생활할 때까진 살아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애들이 결혼할 때까진 살아있어야죠”, “마누라도, 애들도, 냄새난다고 저리 가라고 해서”, “그렇게 몸에 나쁘다는 담배피우다 병걸려 누구를 고생시키려고 하면서 투덜거리는 마누라 소릴 듣기 싫어서”....
이 모든 말들을 보면 결국 건강과 가족을 위해서 담배를 끊으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들로 금연을 시도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이유로 쉽게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그렇기에 금연을 하는 구체적인 자신만의 이유가 있어야함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여러번 언급되었고 자신만의 그 이유를 계속 기억하며 담배를 끊으려했던 그 처음의 마음, 초심을 잊지않아야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직장동료에게 일어난 일이 지금 자신에게 생겨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갈 때 그들은 어떤 것들을 기억할까?
역겨운 냄새가 나는 아빠가 가까이 오는 것이 싫어 도망가던 일,
아빠가 말할 때마다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 얼굴을 찡그린 일,
기침을 하고 가래가 나오는데도 담배를 피우며 하얀 연기 속에 희미해지는 아빠의 얼굴,
남편이 침대에 눕기 전 담배를 피우고 와 지독하게 강한 냄새때문에 짜증나 잠들기가 힘들었던 일,
담배를 끊겠다 하고 제대로 하지를 못해 남편과 싸웠던 일......
남편이 담배를 끊어 아빠한테서 좋은 냄새가 난다면 2살된 아들이 아빠 품에 안겨자던 일,
1년간 금연을 해 5,000불을 모았다고 1주간 골드코스드를 다녀온 일,
아빠가 담배를 끊을거라고 미리 텔레비젼을 바꾼 일,
아빠가 담배를 끊으려하는데 혹시라도 아빠가 너무 힘들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도 좀 봐달라고 말하던 일,
아빠가 담배를 끊었다 피웠다 해도 포기하지않고 금연을 계속 시도하던 일.....
이렇게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겨지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작은 기억들이 때론 한사람의 삶 속에 힘이 되기도 하고 꿈과 소망을 키워주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면, 수없이 약속하고도 하지 못한 일, 혹은 생각과 마음으로만 그들을 위해 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더 이상 뒤로 미루지말고 지금 하는 용기를 내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