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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컨트리클럽

김운용 0 1,648 2016.03.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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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먼 이웃이 일본이라면, 멀지만 가까운 이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다. 지난 2004년 6월 명코스 탐방 순례지 마지막 10번째 코스로 세계 100대 골프장 30위에 선정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LA 컨트리클럽을 찾았다. 월드클럽챔피언십(WCC)에 참가했던 존 오도넬과 댄 제닝스라는 회원의 초청 덕분이었다. 

 

LA 컨트리클럽은 부촌으로 이름난 베벌리힐스 윌셔가에 있다. 땅값이 워낙 비싼 지역이라 부동산 가치만 10년 전 당시에도 1조 원에 달한다고 했다. LA 컨트리클럽 효시는 1897년 피코의 알바르도 지역 6만5000㎡의 공터를 임차해 만든 9홀짜리 ‘윈드밀 링크스’다. 1898년 중반에는 로즈데일 공동묘지 뒤쪽 컨벤트 링크스로 클럽하우스를 옮기면서 9홀을 다시 조성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1899년 봄 이곳이 혼잡해지자 클럽 창시자인 조 사토리와 에드 터프트로 구성된 코스 탐사위원회는 기존의 컨벤트 코스에서 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피코 웨스턴의 북동쪽 코너로 클럽하우스를 이전했다. 

 

조지 토머스의 설계로 코스 길이(파71·6895야드)는 약간 짧지만 코스 레이팅은 74로 난도 높은 18홀을 완성한 것이 노스 코스다. 이후 1911년 베벌리힐스에 남코스 18홀을 추가 조성했고, 1996년에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에서는 프로골프 대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1926년부터 1940년 사이 아마추어 대회인 로스앤젤레스오픈이 다섯 차례 열린 것이 전부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1984년 US오픈 개최 의사를 타진했는데, 클럽이사회의 투표 결과는 찬성 4, 반대 4로 팽팽했고 캐스팅 보트를 쥔 의장이 ‘NO’를 선언함에 따라 대회를 열지 못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클럽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텐데 왜 거부했는지 궁금했다. 의장은 “회원을 제외한 일반인에게 특별히 알릴 내용도 없고, 알릴 필요도 없다”고 말하며 반대했다고 한다. 클럽 운영의 보수성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시대가 변했을까. 그동안의 고집을 버리고 2023년 US오픈 개최를 클럽이사회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코스 내에 회원들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고, 이곳에 거주하는 회원들은 사교클럽을 만들어 각종 파티와 연회를 즐기며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 13번 홀 ‘홈비 힐스’에는 남성 잡지인 플레이 보이 창시자 휴 헤프너가 거주하면서 시끌벅적한 파티가 자주 열려 골프장 측에서 울타리와 방음 장치를 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플레이어들은 할리우드 스타를 만날지 모른다는 기대로 울타리를 기웃거렸고, 우리 일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먹는 즐거움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샌타모니카 레돈도 비치에서 파는 대게 맛은 잊을 수 없다. 게가 크고 딱딱해 나무망치로 부숴야만 맛을 볼 수 있었다.

 

유대인이 설립한 LA 컨트리클럽은 회원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유색 인종을 배제하는 건 물론이고 연예인, 쇼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이들도 회원이 될 수 없었다. 700여 명의 회원 중 시니어와 주니어 멤버가 있는데, 주니어는 성인이 돼 시니어 멤버가 되기도 한다. 핸디캡 3 이하가 75명이나 된다. 

 

프레드 커플스 등 선수 출신이나 저명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주인이 되지 않았다면 회원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재미교포 중에도 이곳 회원은 아직 없어 한국인에게서 라운드 경험담을 듣기 힘들었다. 국내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포괄적으로 운영위원회가 있지만 LA 컨트리클럽은 이사회 밑에 코스·경기·시설·회원 가입 등 분야별 위원회가 구성돼 활동하는 전형적인 프라이빗 클럽 운영 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말 그대로 ‘회원의,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클럽 운영의 교과서를 경험했다. 

 

김운용: 호서대 골프학과 교수 겸 세계 100대골프장 선정위원

■ 제공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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