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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악동 뮤지션

최순희 0 1,360 2016.02.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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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가 몇 일 동안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완전 집중 모드, 곧 컴퓨터로 들어갈 듯한 기세로 음표들과 씨름을 하고 있더니 ‘짜잔~’ 하고 곡 하나를 만들었다. 봄이는 어려서부터 작곡에 관심이 많아서 간단한 곡들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음악 이론 책도 독학으로 공부했다. 봄이는 오케스트라 음악을 좋아한다. 이번에 만든 곡도 몇 가지 악기가 서로 어우러져 연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봄이는 지금도 여러 종류의 악기를 연주하지만, 더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싶어한다. 그리고, 지휘에도 관심이 있다. 멋진 우리 봄이! 오빠가 작곡한 곡들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고 반응하는 것은 둘째 여름이었다. 그리고는, 금새 곡을 외워서 온종일 흥얼거리고 다녔다.  가족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틀어 놓으니, 음악습득이 빠른 네 살짜리 겨울이가 한 두 번 듣고 익혔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흥얼거리는 네 살 겨울이의 모습이 왕짱 귀여웠다. 가족의 호응과 함께 봄이는 두어 곡을 더 만들었다. 여름이는 오빠가 작곡을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 이렇게 바뀌면 더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해 주고, 오빠도 자신의 생각들을 여름이와 의논하면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둘은 우리 집 악동 뮤지션이다.^^ 

 

둘째 여름이는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지만 손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 주에는, 슬금슬금 톱질소리, 뚝딱뚝딱 망치소리가 나서 보니 둘째 여름이가 데크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옆에는 동생들이 눈에 하트 뿅뿅을 하고서 지켜보고 있었다. 보아하니 동생들에게 인형의 집 가구들을 만들어 주는 중이었다. 10여년 전 여름이 어렸을 때 장난감 가게에서 사준 인형의 집 가구들은 세월의 탓으로 망가지기도 하고 분실되었다. 인형놀이를 좋아하는 셋째 가을이를 위해서 가구들을 다시 구입해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니가 직접 만들어주니 더 의미 있고, 돈도 아껴 더할 나위 없이 최고다. 여름이는 동생들을 참여시켜 인형침대, 식탁과 의자, 책장에 물감을 직접 칠하게 했다. 가구가 완성되고, 집에 있는 안 입는 옷과 양말조각으로 침구도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손수 만든 인형가구들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재미있게 했다. 기특한 우리 여름이! 요새는 다음 달에 여섯 살이 되는 가을이의 생일 선물로 줄 인형을 만드느라 드르륵 드르륵 재봉 질이 열심이다. 자신이 디자인하고 만들어낸 귀여운 캐릭터를 그림으로 그려서 동생들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그 캐릭터들을 인형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우리 집 꼬맹이들 다섯 살 가을이, 네 살 겨울이, 그리고 두 살 새봄이도 집에 있으면서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생각해 낸다. 어제는 깔깔대며 시끄럽게 트램폴린을 타는가 싶더니 갑자기 조용해서 찾아 나섰다. 아이들은 이층 복도에 있는 붙박이장(Linen cupboard)에 들어가 침대 삼아 누워서 놀고 있었다. 두 아이는 가운데 선반으로 올라가 누웠고 한 아이는 맨 아래쪽에 자리를 잡았다. 거기서 놀다 잠들겠다 싶을 정도로 편안해 보였다. ㅎㅎㅎ 그렇게 셋이서 한참을 놀더니 나중에는 여름이까지 합세하여 붙박이장 문을 닫고 손전등 놀이를 하고 놀았다. 좁은 붙박이장 안에서도 행복하게 노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엄마를 웃음짓게 했다.

 

⊙ 아이들은 평범한 일상의 재료들을 가지고도 무궁무진하게 놀거리들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 봄이가 작곡한 곡들의 링크:

https://musescore.com/user/6906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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