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야기 3 - 어린 바보 이바누슈카(러시아)
옛날 한 노부부가 살았는데 그들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고 두 아들은 영리했지만 막내는 멍청한 이바누슈카였다. 두 형은 들판에서 양들에게 풀을 먹였으나 막내는 하루 종일 페치카에 앉아 파리만 잡고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호밀경단을 만들어 단지에 담아주며 형들에게 가져다주라고 말했다. 이바누슈카가 마을 어귀를 벗어났을 때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옆에 따라오는 사람이 경단이 먹고 싶어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그림자에게 경단을 하나씩 던져주기 시작했고 결국엔 모두 다 던져 주었다.
하지만 그림자는 계속해서 그의 곁을 걷고 있었다. 그러자 이바누슈카는 지독하게도 먹어댄다며 화가 나서 단지를 그림자에게 던져 버렸다. 그러자 단지의 깨진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결국 빈손으로 형들에게 가게 된 이바누슈카는 식사를 가져왔으나 오는 도중 낯선 사람이 자신을 쫓아오면서 다 먹어치웠다고 말했다. 형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지금까지도 내 옆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형들이 이바누슈카에게 욕을 하며 때렸다. 그러고 나서 형들은 이바누슈카에게 양들을 돌보라고 시키고는 식사를 하러 마을로 갔다.
양들이 들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들 본 이바누슈카는 양들을 모조리 붙잡아 눈알을 뽑아 한 군데 모아두고는 싱글벙글하며 앉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들판으로 돌아온 형들은 왜 양들의 눈이 멀었느냐고 물었고 이바누슈카는 양들에게 눈이 왜 필요하냐며 형들이 가고 나자 양들이 사방으로 흩어져서 한데 모아 눈을 뽑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형들은 사정없이 그를 때렸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축제일이 다가오자 이바누슈카는 축제일에 쓸 물건을 사러 도시로 가게 되었다. 그는 식탁, 식기, 찻잔, 소금 등 모든 것을 샀고 짐수레에 그 물건들을 가득 실었다. 집을 향해 출발했지만 짐이 무거워서인지 말이 겨우겨우 발길을 옮겼다.
그러자 이바누슈카는 말도 다리가 네 개이고 식탁도 다리가 네 개이니 식탁이 스스로 집까지 걸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식탁을 내려놓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가다 보니 까마귀들이 깍깍거리며 머리 위를 나는 것이 보이자 배가 고픈 모양이라고 생각하여 음식이 담긴 접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또 걷다 보니 불에 탄 나무 그루터기가 있고 어린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숲이 나왔다. 그는 어린 것들이 모자도 없이 얼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기그릇을 그루터기에 씌워 주었다.
잠시 후 그는 강에 도착하여 말에게 물을 먹이려 했지만 말이 물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바누슈카는 물에 소금을 타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말이 물을 마시려 하지 않자 소금 한 부대를 모두 쏟아 부었지만 그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말에게 화가 난 이바누슈카는 장작을 잡아 말의 정수리를 내리쳤고 말은 죽고 말았다.
그는 남아 있던 식기가 들어 있는 자루를 어깨에 매달고 걸어갔다. 걸어가는 동안 계속 식기들이 딸그랑거리는 소리가 나자 그는 그 소리를 식기들이 ‘어린 바보, 이바누슈카!’라고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식기들을 내팽개치고 발로 짓밟아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이바누슈카는 장 봐온 물건을 찾는 형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하자 형들은 어서 가서 길에 떨어뜨리고 온 것들을 전부 주워오라고 말했다. 이바누슈카는 숲에 가서 그루터기에 씌워 놓은 단지들을 벗겨 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끈에 꿰어 집으로 가져왔다. 형들은 이바누슈카를 때려준 뒤 집을 보라고 이른 후 직접 물건을 사러 갔다.
집을 보던 이바누슈카는 맥주가 큰 통에서 발효되느라 부글거리를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그는 ‘바보’라고 놀리는 소리로 듣고 맥주를 전부 쏟아버린 후 빈 맥주통을 타고 온 집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