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야기 1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바보 이야기 1편

0 개 1,424 송영림
바보의 의미 

‘바보’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는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또는 ‘어리석고 못나게 구는 사람을 얕잡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바보’하면 어리석음, 고지식함, 순수함, 지능이나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 등의 말을 떠올릴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바보’의 의미를 더 깊이 들어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때로 우리는 ‘바보’를 상대에 대한 애정이나 연민 어린 애칭으로 부를 때도 있고, 바보인 줄 알았던 사람으로부터 깨달음을 얻거나 오히려 똑똑한 사람이 바보로부터 골탕을 먹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또 ‘바보’는 큰 웃음을 통해 아픈 데를 속 시원히 긁어주거나 쿡쿡 찔러 겉은 웃게 하고 속은 울게 만드는 복합적인 인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바보 이야기 1 - 바보 신랑의 실수(한국)

옛날에 한 부모가 장가를 가는 아들이 걱정되어 처갓집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부모는 첫날밤이 되면 신방을 엿보기 위해 사람들이 문창호지에 침을 발라 뚫고 난리가 날 것인데, 그러할 때 점잖은 신랑 노릇을 하려면 아랫목에 가만히 앉아 그들의 행동을 보고 있다가 잘 시간이 되거든 ‘그 문을 보니 백공천창(百孔穿窓)이로고’라고 한 마디만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유식해 보여서 처가에서는 사위를 잘 봤다 여길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첫날밤을 잘 치르고 나면 아침에 사위를 봤다고 아침상을 떡 벌어지게 차려줄 것인데, 그때 점잖게 밥상을 받은 후 ‘만반진수(滿盤珍羞)로군’ 하고 말하면 더욱 유식하다고 생각할 거라 말했다. 

아들은 이렇게 단단히 교육을 받고 머릿속에 잘 외운 후 처갓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도랑을 건너다 그만 깜박 잊어버리고 말았다.

첫날밤이 되어 신방에 들어가자 역시 부모가 알려준 대로 사람들이 문에 구멍을 뚫고 들여다보며 킥킥거리고 야단이 났다. 그래서 아들은 부모가 알려준 말을 생각해내기 위해 애를 썼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삼경이 되어 간신히 말을 떠올리고 ‘만반진수로군’ 하자 밖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이 마구 웃어댔고, 아들은 유식한 사람을 만나 좋아서 웃는다고 여겼다. 자고 일어나 아침이 되어 나가니 굉장히 상을 잘 차린 것이 보였다. 장모가 와서 많이 먹으라고 하자 아들은 점잔을 빼고 상을 내려다보며 앉았다. 그리고는 ‘백공천창이로고’ 하였다. 밖에서 킥킥대며 웃는 소리가 들렸지만 장모는 차마 웃을 수가 없어 어서 밥이나 먹으라고 말했다. 

이틀째 되는 날 신랑은 자다 말고 일어나 밥상에 김치 대신 놓여 있던, 무쪽이 동동 뜨고 시원한 그것이 무슨 음식이냐고 물었다. 신부가 나박김치라고 알려주자 그걸 어디에 담가두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부뚜막에 있다고 알려주니, 이번에는 주안상에 내놓았던 동글동글하고 볼고스름하니 누르면 툭하고 터질 것 같이 야들야들하고 달고 좋은 그 과일이 뭐냐고 물었다. 신부가 어떻게 홍시도 모르냐며 알려주자 홍시가 어디에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래서 저 앞 감나무에 천지로 매달렸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3편

댓글 0 | 조회 1,885 | 2017.12.20
옛이야기와 치유■ 홍천 장자터 전설옛날 홍천군 철종을 지나 인제를 못 가서 장자터라는 곳이 있었고 그 앞에는 내봉산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이 있었다. 인제 신남 넘어…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2편

댓글 0 | 조회 1,267 | 2017.12.07
■ 웅촌 장자못 전설웅촌면 통천리에 지금도 장자못이라고 불리는 못이 있다. 이 못자리는 옛날에 큰 부자가 살던 집 자리였는데 이 부자가 사람 오는 것을 꺼리고 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1편

댓글 0 | 조회 1,120 | 2017.11.22
■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집우리나라의 옛이야기 중에는 찾아오는 손님을 싫어하여 집안이 망하는 이야기들이 참 많다. 주인이 손님에게 물질적으로 인색하게 굴어 집안이… 더보기

■ 내 운명과 삶의 주인

댓글 0 | 조회 993 | 2017.11.08
옛이야기와 치유-불행한 공주 10편 이 이야기는 굶어 죽을 팔자였던 사람이 좋은 상으로 바뀐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서 소년이 한 행동 중에 몇 가지 좋은 팔자로… 더보기

■ 내 운명과 삶의 주인

댓글 0 | 조회 1,121 | 2017.10.26
옛이야기와 치유-불행한 공주 9편또 다른 남자들과 좀 다른 남동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그는 일반 남자들에 비해 매우 가정적이고 집안 살림을 잘한다.얼마 전 … 더보기

■ 내 운명과 삶의 주인

댓글 0 | 조회 1,189 | 2017.10.11
불행한 공주 8편나도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서 주변, 특히 나의 어머니가 많은 걱정을 한다. 내가 있는데서 내색을 하는 경우는 없으나 없는 자리에서… 더보기

불행한 공주 7편

댓글 0 | 조회 942 | 2017.09.27
■ 내 운명과 삶의 주인얼마 전 안무가이며 예술감독인 한 지인의 작품을 보았다. 그와는 약 칠 년 정도 알고 지냈고 그가 작업한 무용, 연극, 거리극 등 여러 가… 더보기

불행한 공주 6편

댓글 0 | 조회 1,152 | 2017.09.13
■ 운명의 실뭉치모든 사람들의 운명이 정해져있고 그것을 알고 있다면 어떤 삶을 살아갈까? 그렇다 해도 결국 삶은 똑같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운이든 안 좋은… 더보기

불행한 공주 5편

댓글 0 | 조회 1,202 | 2017.08.23
■ 운명의 실뭉치막내공주가 태아와 같은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다는 것, 그것이 나쁜 운을 만든다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그것은 결국 어른이 되었… 더보기

불행한 공주 4편

댓글 0 | 조회 986 | 2017.08.09
■ 운명의 실뭉치운명(運命)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일체를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 있는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 정… 더보기

불행한 공주 3편

댓글 0 | 조회 1,138 | 2017.07.26
그러던 어느 날 왕비는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운명의 힘을 이길 수 없으니 세상의 모든 모이라들이 다 모인 멀고 높은 산꼭대기를 찾아가 운명을 바꿔달라고 말하라… 더보기

불행한 공주 2편

댓글 0 | 조회 1,291 | 2017.07.12
불행한 공주옛날 딸 셋을 둔 여왕이 살고 있었다. 세 공주는 모두 혼기가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못하여 여왕의 근심이 컸다.어느 날 여자거지가 성을 지나가다가 동… 더보기

불행한 공주 1편

댓글 0 | 조회 1,501 | 2017.06.28
운명과 맞서는 이야기내가 나의 운명을 안다면 바꿀 수 있을까? 만일 사주를 봤는데 좋지 않게 나온다면 그 운명대로 체념하며 살아가야 할까, 아니면 적절한 대응방식… 더보기

사랑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1,491 | 2017.06.13
구렁덩덩신선비 12편​사랑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사랑은 휴식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고 일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오류 중 하나는 갈등이 전혀 없는…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11편

댓글 0 | 조회 1,432 | 2017.05.24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대부분의 옛이야기들이 결혼을 끝으로‘그렇게 하여 두 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것과 달리, 결혼 이후가 더 큰 비중을…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10편

댓글 0 | 조회 1,202 | 2017.05.10
어느 고을에 박좌수란 사람이 무남독녀를 시집보내려고 사람을 구하러 다녔다.그 고을에 고유라는 남의 집살이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무식하기는 하지만 양반의 후손으…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9편

댓글 0 | 조회 1,094 | 2017.04.27
■ 능동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특히 이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나 부부 사이에서 많이 나타난다. 때로 내가 검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는 희다고 생각할 수도 …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8편

댓글 0 | 조회 2,376 | 2017.04.12
■ 능동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간혹 주변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들은 매우 단순해서 그들의 관심사는 그저 본인의 일차적인 욕망뿐이고 아내나 아내 주변의 …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7편

댓글 0 | 조회 1,211 | 2017.03.21
■ 능동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옛이야기‘구렁덩덩신선비’는 특히 상징적인 부분이 많고, 그 상징성을 결코 표면적인 잣대로 풀어서는 안 되는 매우 의미가 깊은 이야기…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6편

댓글 0 | 조회 1,141 | 2017.03.08
■ 구렁덩덩신선비밤이 깊어 삼경 무렵이 되자 구렁덩덩신선비가 마당으로 나와 달을 보며 옛 각시를 그리워하는 말을 했다. 그때 갑자기 각시가 나타나 놀라는 신선비에…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5편

댓글 0 | 조회 1,588 | 2017.02.22
■ 구렁덩덩신선비다음 날 사람들은 구렁이가 선비로 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으나 구렁덩덩신선비는 놀라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길을 떠났다. 신선비가 떠난 뒤 막내딸…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4편

댓글 0 | 조회 1,253 | 2017.02.09
■ 구렁덩덩신선비옛날 어느 마을에 자식도 없이 가난하게 사는 한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마을 장자네 집에 가서 베를 짜거나 밭을 매며 얻어먹고 살았는데 어느 …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3편

댓글 0 | 조회 1,187 | 2017.01.25
■ 관계 맺기와 지속에 대한 이야기그런데 TV 속 두 쌍의 부부는 이 능동적 사랑을, 프롬의 말을 증명이나 하듯 그가 말한 아름답고 성숙한 사랑을 실천하며 관계와…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2편

댓글 0 | 조회 1,129 | 2017.01.10
■ 관계 맺기와 지속에 대한 이야기우연히 TV에서 교통사고로 약 2년 간 의식조차 없던 남편이 어느 날 깨어나긴 했으나 아기가 되어버린 한 부부의 이야기를 보게 …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1편

댓글 0 | 조회 1,371 | 2016.12.21
■ 관계 맺기와 지속에 대한 이야기불교에 ‘억겁[億千萬劫]’ 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무한히 길고 오랜 세월’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힌두교에서 43억2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