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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와 뉴질랜드 와인의 전망

피터 황 0 1,619 2015.07.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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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땅(Earth)의 소중함을 잃어 갈 수록 뉴질랜드라는 국가적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위대한 자연(自然)을 지키고 있고 인간의 손이 가장 늦게 닿은 땅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젊은 나라의 이미지를 지키고 있다.  와인 또한 발랄하고 활기차며 에너지 넘치는 스타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동안 세계 와인 계의 변방이었으며 이웃나라이자 같은 영연방인 호주에 비해서 국가 정책적인 드라이브와 성장동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린 소녀 같은 나이의 뉴질랜드에서 진중하며 무게 감 넘치는 중년신사 같은 와인을 기대하거나 프랑스의 보르도나 론,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와 같은 역사의 고목(Old Vine)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뉴질랜드만의 독창성 있는 와인이 생산된 시기를 1970년대 후반으로 본다면 10년 후, Cloudy Bay의 등장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결국 1990년대에 들어서서야 뉴질랜드의 때묻지 않은 청춘의 이미지를 닮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 등장했고 동시에 세계적인 호평을 받게 되면서 가파른 성장을 이루어 나갈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뇽 블랑의 고향, 프랑스 루아르(Loire)지역과 뉴질랜드가 유사한 점은 오크통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루아르는 보다 미네랄이 많이 느껴지는 반면 열대과일 향은 덜하다. 이에 비해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향이 코에 닿을 때의 강렬함이 루아르보다 인상적으로 강하며 구스베리나 홍자몽과 같은 과일 향이 풍부해서 복잡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화이트 와인의 생산량은 거의 70%를 넘는다. 그 중에서도 소비뇽블랑이 50%정도이고 샤도네이와 리슬링이 그 뒤를 잇는다. 이유는 뉴질랜드의 토양과 기후가 선선하고 일조강도가 강하지 않아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데 무척 적합하기 때문이다. 화이트 와인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춘 뉴질랜드의 경우는 오크 통 숙성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매우 절제하는 경향이 강해서 같은 빈티지의 출하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빠르다. 결국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고 현금회전이 빠르다는 것이다. 더욱이 응축된 깊이 감보다는 오히려 청량함과 발랄함이 강조되는 소비뇽블랑은 한 번 마신 후에 남는 깊은 인상으로 매년 생산량이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이 매력적이고 독창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가 소비뇽 블랑을 오크 통에 숙성시키고 약간의 세미용(Semillon)을 블렌딩해서 응축미를 강조한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출시하게 되는데 그것이 당시 큰 성공을 거두었던 퓌메 블랑(Fume Blanc)이었다. 그것을 본떠서 뉴질랜드에서도 1980년대 중반까지 오크터치가 느껴지는 소비뇽 블랑이 만들어지다가 80년대 후반에 말보로(Marlborough)지역을 중심으로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고 과일의 풍미가 주도하는 창조적인 와인스타일을 만들어 현재에 이른 것이다. 

뉴질랜드의 와인은 무엇보다도 구세계의 와인들에 비해서 매우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함으로써 큰 신뢰를 쌓아왔다. 가격에 준해서 마실 때 기대에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뉴질랜드 와인은 말보로(Marlborough) 소비뇽 블랑의 성공에 힘입어 센트럴 오타고(Otago)의 피노누아(Pinot Noir)가 이미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한국인의 부드러운 입맛을 공략할 수 있는 품종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직까지 레드 와인의 시장점유율이 70%가 넘고 풍미의 존재감과 바디(Body)가 강한 묵직한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는 준비된 차세대 스타, 혹스베이(Hawkes Bay)의 쉬라(Syrah)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풍성한 과일 향의 쉬라즈(Shiraz)와 유전적으로는 같지만 좀 더 산미가 강하고 스파이스 향이 강조되어 거칠고 매운 캐릭터의 쉬라(Syrah)는 뉴질랜드의 스타와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연습생이라고 할 수 있다. 혹스베이는 샤도네이 다음으로 보르도(Bordeaux) 스타일의 레드와인을 만드는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쉬라는 혹스베이의 Gimblett Gravels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품평회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눈물 없인 먹을 수 없는 화끈한 음식들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심지어 죽을 만큼 매운 맛을 내기 위해서 세계각국의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혀끝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 맛은 면역력을 자극해서 원기회복에 그만이다. 숯불에 구운 매운 불족발, 일명 헤라클레스 불족발에 매콤한 후추 향의 끝맛을 지닌 쉬라는 천상배필이다. 또한 족발은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담백함, 특히 콜라겐이 풍부해 훌륭한 여성의 건강미용식이기도 하다. 이렇듯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프랑스 북부 론(Rhone) 스타일의 뉴질랜드 쉬라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뉴질랜드는 자연을 경외하며 진실한 태도로 살아간다면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나라다. FTA로 더욱 가까워진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피노누아와 더불어 짙은 색과 충만한 무게 감, 자두, 라스베리 향이 은은히 배어나오며 검은 후추를 흩뿌린 듯한 매콤함을 갖춘 쉬라(Syrah)가 친구가 된 한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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