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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책임을 파는 사람

이동온 0 1,332 2015.05.12 16:49
변호사가 된지 올해로 만 10년을 찍는다.

가끔, 아주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십오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 때에도 법을 공부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될까.  항상 같은 질문을 하고, 매번 똑같은 대답을 얻는다.  진로에 대해 별 고민 없이 다시 법을 공부하고 당연하게 변호사가 되어, 역시나 가끔 똑같은 질문을 할거라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고, 고객을 만나는 것을 즐겁고,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종류의 의뢰를 받았을 때 눈이 반짝여진다면, 이 직업은 아마도 천직이리라.  금전적인 대우의 크고 작음에 개의치않고, 업무의 강도에 연연하지 않으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스트레스와 고뇌를 잠시 망각한다면, 이 직업은 충분히 매력적이리라.

십 년이란 시간에 초심을 잃고 간혹 교만에 빠질 듯 하면 필자는 존 그리샴 아저씨의 오래된 소설 the rainmaker나 the street lawyer를 찾아 다시 읽어본다.  처음 변호사로 임용될 때의 설렘과, 이력서가 담긴 편지봉투를 우체통에 넣을때의 초조함, 그리고 처음으로 출근하던 날의 뿌듯함을 떠올리면 한동안 다시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책임을 파는 사람’은 언젠가 필자가 글을 모아 책을 내게 된다면 쓰려고 하는 제목이다.  십 년간 법조계란 거창한 이름의 호수에서 변호사란 이름으로 유영해본 결과, 필자가 생각하는 변호사란 책임을 파는 사람이다.

독자께 질문 하나 드려볼까 한다.  뉴질랜드에 오기 전 한국에서 변호사를 만나 선임해본 경험이 있으신가? 경험이 있다면 몇 차례 변호사를 선임해본 경험이 있으신가? 그리고 뉴질랜드에 와서는 어떠하신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은 극히 적을 것이고, 뉴질랜드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은 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이 차이점은 각 국가에서 변호사들이 하는 주 업무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변호사의 주 업무는 송무(소송업무)와 자문일 것이다.  그 중, 대한민국에서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소송이 그 이유이고, 뉴질랜드에서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의 주 목적은 자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유능한 변호사란 소송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보다는 애초에 소송이 일어날 수 없도록 위험요소를 없애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변호사의 자문업무는 소송업무 이상 고객에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넓은 의미에서는 송무 역시 자문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다.)

법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간 최소한의 규칙이다.  그런데 법은 생각보다 찾기도 힘들고, 읽고 이해하기는 더 어려울뿐더러, 이해했다 하더라도 생활에 알맞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변호사란 사람들이 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가고 영어를 배우러 학원에 가듯이 변호사 역시 법률자문이 필요할 때 가서 보는 사람이고 변호사가 파는 것은 법률자문이란 이름의 ‘서비스’이다.  변호사가 고객에게 제공한 자문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렇다면 변호사가 파는 것은 결국 책임이 아닐까.

이번 칼럼은 필자가 코리아포스트에 본명으로 작성한 200번째 법률 칼럼이다.  칼럼보다는 일기장에 더 어울리는 글도 적지 않았음을 떠올린다.  필자는 코리아포스트 편집장께 송고를 한 후에 지난 칼럼을 절대 읽어보지 않는다.  괜시리 얼굴이 화끈거릴까봐 부끄러워서 그렇다.  칼럼을 쓰면서 부족한 한국어 실력에 국어책도 읽어보고 나름대로 공부를 하면서 부족함을 채워보려 노력했지만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와 난해한 문맥 그리고 어색한 표현들이 눈에 들어왔을 것을 짐작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 동안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에 감사 드리며, 추후 기회가 된다면 더 나은 글로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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