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운전하면 사고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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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운전하면 사고나는 이유

0 개 1,940 정윤성
이제 뉴질랜드는 우기가 시작되는 가을로 접어 들고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우기가 시작될 때와 우기가 끝나는 계절에 가장 사고가 많다. 이유는 우기가 시작되면서 시야가 좋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사고가 발생하고 우기가 끝나가는 때는 좋아지는 날씨에 운전량이 갑자기 많아지기 때문이다. 생각을 좀 더 해보면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일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사고는 최소한 한편의 과실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쌍방과실이 사고로 이어짐은 더욱 명백하다.

그런데 왜 법대로 운전하면 사고가 발생할까?

쌍방이 법과 규정대로 운전했다면 사고는 발생되지 않지만 한쪽만 지키는 법과 규정은 사고로 이어진다. 이 경우 사고를 막으려면 법을 초월하는 운전 방식이 요구된다. 법규를 지킬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운전자가 사고시점까지 사고를 예측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누군가가 법대로 규정대로 운전을 하고 있고 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사고는 법규를 지키고 있는 운전자의 운전방식대로 사고발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이런 운전방식을 ‘방어 운전’이라고 우리는 일컫는다. 물론 법을 준수하는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왜 그런것까지 신경써가며 운전해야 돼?”라고 하는 독자가 있다면 뉴질랜드 삶의 역사가 제법 짧은 분들이다. 한국에서 교통사고 피해자가 된 경우, 게다가 목까지 아픈 경우 ‘봉’ 잡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사고를 당해도 내 보험으로 처리해야 하고 피해자가 3자보험이거나 무보험인 경우 상대방에게 직접 청구해야 한다. 가해 상대방이 사고현장에서부터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일관성있게 과실을 인정해 줘야 하고 보상 능력(보험을 가입해 두고 있거나 현금보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피해자이지만 자신의 보험으로 먼저 처리해야 하는 뉴질랜드 방식(종합보험)은 과실여부가 흐지부지하게 되는 경우에는 내년 보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목이 아픈건 어떻게 되나?? 병원 응급실가서 거의 하루종일 일도 못하고 기다려서 방사선 사진 한번 찍고 인턴이 와서는 “으~음 문제 없어 보입니다. 집에서 쉬세요. 아프면 진통제 드시구요.” 하면 종결된다. 분노를 초월해서 허탈해진다. 이러니 사고당하면 처음부터 ‘아! 내가 오늘은 참 불행한 일을 당했구나.. 내일은 좋은 일이 올거야..’ 하는 마음다짐(?)이 필요하다. 이렇게 가질 수 없다면 각 과정마다 이해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처리하느라 내몸과 마음만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며칠전 필자가 주차장에서 후진 중에 멀리서 이런 상황을 충분히 보고 오던 직진차량과 거의 충돌할 뻔한 일이 있었다. 필자는 그 차량을 보지 못했고 그 차량은 나를 충분히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규정대로라면 사고시 필자의 과실이다. 직진은 후진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상황을 보면 피해자이지만 적지 않은 수고를 감수해야 하기에 시야가 확보된다면 이런 경우 직진 차량이 시야가 확보 안되는 후진차량을 보면서 서행하거나 차라리 양보할 상황이 된다면 불행(?)의 확률이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지난 주 노쇼병원에 다리를 다쳐 입원되어 있는 딸을 면회갔다가 같은 병실에 있는 교통사고를 당한 할머니 두분을 보게 되었다. 상황을 들어 보니 두분 다 가해자 입장이었다. 더군다나 한 분은 인사사고까지 있었는데 사람을 치고 운전한 것도 인식할 수 없었다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특히 비오는 계절 학교주변, 쇼핑몰 주차장이나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의 운전은 좀 더 천천히, 좀 더 양보하는, 좀 더 여유를 가지는 방어 운전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양보를 무조건 해 주거나 받아 들여서도 안된다. 이것 또한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우린 양보운전에 늘 감사하며 운전하지만 양보운전을 거절하는 연습이 안되어 사고가 일어 나기도 한다. 길 내어 준다고 무조건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판단해서 안전할 때 가야 한다. 

뉴질랜드를 이해하고 보면 사람이 편하게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중앙선도 없는 도로, 신호등도 없는 교차로, 건널목이 없는 도로가 많지만 신호등 많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사고율이 낮다. 사고없는 뉴질랜드! 참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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