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가짜 프리레인지 계란

이동온 0 2,335 2014.08.12 17:03
저녁식사 후 온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는 대한민국의 문화야 익히 알고 있지만, 연배가 지긋하신 한국 어르신들은 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사극을 좋아하시는 듯 하다.  필자의 부모님도 사극을 참 좋아하는데, 많은 사극 중에서도 대장금의 광팬이다.  부모님댁 거실에서는 항상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가다라 가다라 아주 가나’ 노래가 흘러나올 때가 있었고, 요즘도 잊어버릴까 할 때쯤이면‘오랫만에 대장금이나 다시 볼까 하고’디비디를 찾으시곤 한다.

항상 거실에서 흘러나오던 대장금 대사 덕분인지 필자도 대장금의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다. ‘마마님께선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으로 권세와 부에 이용하는 사람들을 용서치 않으셨습니다’라는 대사도 그렇게 필자에게 각인된 명대사인데,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참 못된 짓이라 생각을 한다.  장금의 말에 의하면 음식을 하는 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먹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을 올려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참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정기적으로 슈퍼마켓에 가면 항상 꼭 사오는 물품 중에 하나가 계란이다.  계란코너에 가면 여러 종류와 사이즈의 계란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중 free range라 적혀있는 계란은 다른 계란보다 다소 높은 금액에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Free range(이하 프리레인지)라 함은 계란을 낳는 닭을 풀어 놓아 기른 것을 뜻한다.  즉, 닭장에 가두어 놓고 기른 것이 아닌 개방된 환경에서 기른 닭이 낳은 계란을 말하는데, 동물 보호 운동의 여파인지 아니면 확연한 품질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개방사육한 닭이 낳은 계란을 더 선호하고 더 높게 쳐주는 듯 하다.

뉴질랜드에서 먹는 음식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건이 처벌을 받는 일은 비교적 드문일이라 생각하는데, 얼마전 한 양계업자가 계란의 허위광고와 사기 혐의로 처벌을 받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많은 교민이 이미 교민지나 현지 언론을 통하여 소식을 들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번 칼럼에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짚어보려 한다.

존 가넷(이하 ‘가넷’)씨는 포리스트 힐 팜이라는 상호명으로 계란을 공급하던 양계업자이다.  가넷씨가 공급하는 모든 계란은 닭장에 갇혀서 사육된 닭이 낳은 계란인데, 슈퍼마켓에 자신의 계란을 공급하면서 프리레인지 계란 역시 의무적으로 일정수량 납품해야만 했다.  가넷씨는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납품 해야할 프리레인지 계란을 다른 업자로부터 구매하여 슈퍼마켓에 납품하였는데, 그러던 중 자신의 계란을 프리레인지 계란인 것 처럼 속여서 슈퍼마켓에 공급하게 된다.  2010년 4월과 2011년 11월 사이 이렇게 바꿔치기해서 공급한 가짜 프리레인지 계란의 수는 이백만개가 넘었고, 이것이 통상위원회(Commerce Commission)에 적발되어 처벌을 받게 되었다.

가넷씨처럼 물건을 판매할 때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행위는 공정거래법(Fair Trading Act 1986)의 위반으로, 통상위원회에 의해 기소 되면 개인은 최고 육만불, 회사는 최고 이십만불의 벌금형을 받게되는데, 가넷씨의 경우에는 통상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공정거래법이 아닌 형법(Crimes Act 1961)의 사기혐의를 적용하여 기소하였고, 최고 칠 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가 있었으나 12개월의 가택 연금과 이백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게 되었다.

12개월의 가택 연금이 그다지 엄격한 처벌이라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통상위원회가 여태까지 불공정 거래 행위에 (최고 처벌이 벌금형인) 공정거래법이 아닌 (금고형을 처벌 받을 수 있는) 형법을 적용하여 기소한 것이 단 두 번 뿐임을 고려할 때, 통상위원회가 가넷씨의 행위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가 있다.

여담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필자는 얼마 전 교민 식품점에 갔다가 ‘이천쌀’을 보고 집었다가, 포장 뒷면을 읽어보고 다시 놓았던 경험이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재배한 한국쌀인줄 알았지만, 미국에서 재배된 쌀도 ‘이천쌀’ 상표를 쓰는구나 하고 놀란 적이 있다.  이천쌀은 당연히 경기도 이천에서 나는줄 알았던 필자의 무지함에서 발생한 해프닝이었지만, 필자처럼 이천쌀이 이천에서만 나는 것으로 알고있을 소비자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적어본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하나커뮤니케이션즈 - 비니지스 인터넷, 전화, VoIP, 클라우드 PBX, B2B, B2C
웹 호스팅, 도메인 등록 및 보안서버 구축, 넷카페24, netcafe24, 하나커뮤니케이션즈, 하나, 커뮤니케이션즈 T. 0800 567326

소회-책임을 파는 사람

댓글 0 | 조회 1,334 | 2015.05.12
변호사가 된지 올해로 만 10년을 찍는다. 가끔, 아주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십오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 때에도 법을 공부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될까. 항상 같… 더보기

몰카는 처벌이 가능할까?

댓글 0 | 조회 4,131 | 2015.04.29
촬영을 당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촬영하는 촬영기법을 몰래카메라, 흔히 줄여 몰카라 부른다. 한국에서 몰래카메라라는 단어가 처음 대중적으로 사용된 것은 ‘일요일 일요일… 더보기

여성 전성 시대

댓글 0 | 조회 1,195 | 2015.04.15
주기적으로 법조계에서 의도적으로 재조명되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gender equality, 즉 양성 평등인데, 독자가 관점에서 보기에는 뉴질랜드 법조계가 남성위주라고 생각하… 더보기

사색 (Ⅶ) - 이름

댓글 0 | 조회 1,477 | 2015.03.25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름, 곧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도 우리의 사람됨을 위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한 사람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름으로써 그를 동일성에 있어서 … 더보기

사색 (VI) -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댓글 0 | 조회 1,353 | 2015.03.10
간혹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 사는 얘기를 하다 보면 곧잘 회사 얘기를 하게 된다. 아무래도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기에 일어나는 일도 많고 할 얘기도 많은 것이리라. 회사 얘기… 더보기

거래 제한 - Restraint of Trade (Ⅱ)

댓글 0 | 조회 1,483 | 2015.02.24
거래의 제한은 비즈니스 매매시 구매자가 매도인에게 요구하는 것 외에도 고용관계에서도 빈번히 사용된다. 만약 한 기업의 차세대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주요 직원이 일을 그만두… 더보기

Restraint of Trade (I) - 거래 제한

댓글 0 | 조회 1,485 | 2015.02.11
가게를 샀는데 얼마 후 전 주인이 바로 옆에 비슷한 가게를 차렸다. 전 주인은 잘못한 것일까? 예를 들어보자. 퀸 스트리트에서 치킨집을 하던 사람이 권리금을 받고 치킨집을 다른 사… 더보기

정보 공개 - Official Information Act 1982

댓글 0 | 조회 1,612 | 2015.01.29
언론보도를 보면 아무개 국회의원실에서 제공된 자료에 의하면 또는 아무개 국회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등의 수식어가 빈번히 눈에 뜨인다. 어떻게 이런 정보를 구했지 의문이 드는 … 더보기

외모지상주의 (外貌至上主義) - 유미무죄(有美無罪)

댓글 0 | 조회 2,189 | 2015.01.13
외모지상주의.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한 국어사전에 따르면 외모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데 주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라 하는데, 영어로는 lookism (‘… 더보기

사색(V) - 국기에 대한 경례

댓글 0 | 조회 1,865 | 2014.12.24
얼마 전 오클랜드의 한 교민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배포된 책자에는 의례 그렇듯이 첫 페이지에 행사진행의 순서가 있었고, 식순을 눈여겨볼 찰나 모든 하객… 더보기

고래사냥

댓글 0 | 조회 1,809 | 2014.12.10
이번 칼럼의 주제는 좀 거시기 하다. 겨울방학 철이 되면 한국의 비뇨기과에는 포경수술을 위한 상담전화가 쇄도한다고 한다. 포경수술은 넓은 의미에서 할례라고도 불리는데, 종교적 또는… 더보기

불편한 진실 - 우울한 집에 얽힌 과거

댓글 0 | 조회 2,087 | 2014.11.26
이번 칼럼은 독자께 드리는 질문 하나로 시작해볼까 한다: “집을 사려고 하는데, 그 집에서 12개월 전에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래도 집을 살 것인가?” 이 질문을 … 더보기

맥켄지 친구(McKenzie Friend)

댓글 0 | 조회 1,669 | 2014.11.11
영미 불문법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의 사법제도 안에서 법정에 서서 법관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변호사만이 가진 고유 권한이다. 그렇기에 법원에 출두하는 소송 당사자는 변호사의 도움… 더보기

법인의 사망신고 - 연차보고의 고의적 누락

댓글 0 | 조회 2,116 | 2014.10.29
법인은 매년 정해진 달에 annual return이라는 연차보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법인은 연차보고를 통하여 법인의 등록된 주소와 이사와 주주의 성명 및 주소 등을 확인해야 … 더보기

채권의 우선순위

댓글 0 | 조회 2,179 | 2014.10.15
지난달 칼럼에서 No Asset Procedure(NAP)를 언급한 적이 있다. 칼럼을 보고 전화 문의를 주신 분들이 의외로 많았는데, 대부분의 문의가 본인이 NAP를 신청할 자격… 더보기

자질구레한 부동산 분쟁

댓글 0 | 조회 1,712 | 2014.09.23
부동산 관련하여 상대방과 분쟁이 있을 때, 사안의 경중과 관련 액수를 고려하면 법원에 정식 소장을 제기하기에는 못 미치고 그렇다고 그냥 양보를 하기에는 큰 사항이라면 어떻게 해야 … 더보기

변칙 거래와 채무 탕감의 번복 -No Asset Procedure

댓글 0 | 조회 1,961 | 2014.09.10
몇 해 전 칼럼에서 No Asset Procedure(NAP)라는 제도를 소개 한 적이 있다. 채무가 많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파산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가 있는데 … 더보기

Pro Forma Invoicing - 광고 사기

댓글 0 | 조회 1,704 | 2014.08.26
“Share Moments. Share Life.” ‘순간을 공유하면 삶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한 기업의 광고 문구이다. 어느 기업일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요… 더보기

현재 가짜 프리레인지 계란

댓글 0 | 조회 2,336 | 2014.08.12
저녁식사 후 온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는 대한민국의 문화야 익히 알고 있지만, 연배가 지긋하신 한국 어르신들은 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사극을 좋아하시는 듯 하다. 필자… 더보기

조건부 수임료

댓글 0 | 조회 2,151 | 2014.07.22
적당한 수임료는 변호사에게나 의뢰인에게나 민감한 사안이다. 적지 않은 의뢰인들은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 예상되는 수임료를 문의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견적을 요구하게 되는데, 부동산의… 더보기

‘머리카락은 짧고 단정하여야 한다’...?

댓글 0 | 조회 1,806 | 2014.07.09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교민들은 연령대와 상관 없이 등교 길에 두발 검사 혹은 복장 검사를 받던 기억들 하나 둘씩은 간직하고 계실 것이다. 머리카락은 귀 밑 몇 센티미터, 스커트는… 더보기

승부조작은 사기?

댓글 0 | 조회 1,372 | 2014.06.24
또 한번 월드컵 시즌이 돌아왔다. 뉴질랜드에서 월드컵이라 하면 럭비 월드컵, 크리켓 월드컵등과 혼동할 수 있으니 축구 월드컵이라 표기해야 하지만, 교민을 비롯한 한국인들에게 월드컵… 더보기

왜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다?

댓글 0 | 조회 2,009 | 2014.06.11
새로운 고용법(Employment Relations Act 2000)이 도입된 이후,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해고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피고용인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일런지 몰… 더보기

Terms of Trade(계약 조건)

댓글 0 | 조회 1,833 | 2014.05.28
대규모의 공급 계약은 공급이 이뤄지기 전에 그에 대한 서면계약서를 먼저 체결한 후에야 공급이 이뤄지게된다. 이에반해 소규모의 비지니스는 소비자에게 직접 소매로 물건을 팔거나 아니면… 더보기

기부의 대상이 사라졌다? (가급적 근사원칙)

댓글 0 | 조회 2,183 | 2014.05.13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김밥할머니’를 기억하시는 독자가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항상 김밥할머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오래된 기억이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