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영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민들레의 영토

0 개 3,779 한일수
민들레.jpg

“골프장 관리인과 잔디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집 주인에게 공적(公敵) 1호인 민들레는 그러나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잡초이다”라고 멕시코 시니 뉴스지가 표현했다. 

민들레는 생명력이 강해서 겨울이 되면 잎과 줄기는 없어져 사라진듯 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싹이 난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틈만 있으면 뿌리를 내려 종족을 번식하기에 전 지구상에 분포되어 있다. 

심지어 시멘트 틈새에도 뿌리를 내려 자라는 것을 보고 그 질긴 생명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개의하지 않고 험한 기후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환하게 웃음을 띠며 피어난다. 

“태초(太初)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眞珠)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야 할 땅……” 국민 이모(姨母)로 칭송 받고 있는 이해인 수녀 시인이 1965년에 발표한 ‘민들레의 영토’에 나오는 시의 일부이다. 

시인은 그 후 1976년에 첫 시집을 내놓는데 바로 시집의 제목을 ‘민들레의 영토’로 정했다.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가다가 1980년대에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시인은 민들레 같이 작고 하찮은 사물 속에서 시인다운 감수성과 정서를 통해 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원초적 힘인 사랑을 발견하고 노래했다.

보도블록 사이 좁은 틈을 비집고, 건물 창문 난간 한 줌도 되지 않는 흙에도 뿌리를 내리고, 하찮고 보잘 것 없다고 여기던 민들레가 꽃을 피우고 씨앗을 품는 순간 민들레의 영토와 시간은? 

인생은 편도뿐인 여행길이라고 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여행길이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보면 되돌릴 수 없는 여행길이지만 어떻게 여행을 했느냐에 따라 내용은 사뭇 달라질 것이다. 흔히 1차원 여행은 기차 여행, 2차원 여행은 자동차 여행, 3차원 여행은 비행기 여행이라고 한다. 주어진 선로만 주행하는 기차는 앞으로 갈뿐 뒤로 또는 옆으로는 가지 못한다. 

자동차는 도로를 주행하면서 앞으로 옆으로 이동하며 넓은 지역을 여행 할 수 있다. 비행기는 공중을 나르면서 전 세계 육지와 바다를 누비며 여행을 할 수 있다. 

민들레는 바람만 불어주면 마음대로 날아가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고 어느 지면에 내리든 그 곳에 뿌리를 내려 정착하고 씨앗을 생산해 번식해 나간다. 그러면서 골칫거리 잡초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사람의 건강 생활에 필수적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보물 취급을 받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5대 약초중의 하나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한민족이 타국으로 이주한 역사가 150년이 된다고 하지만 19세기 말에 중국의 간도 지방이나 러시아의 연해주로 이주한 것은 정규 이민의 길이 아니었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농사지을 땅을 찾아 유랑 길을 택한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이주를 한 것은 1903년 하와이로의 농업 이민이 처음이었다. 

그로부터 110년이 흘렀고 지금은 180여 국가에 750여만 명의 한인들이 퍼져 나가 살고 있다. 지구상의 해가 질 날이 없는 민족으로 전 세계 구석구석, 아무리 외지고 척박한 땅이라도 그 곳엔 한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세 번째 높은 나라이고 특히 서울의 인구밀도는 뉴욕의 8배, 도쿄의 3배에 해당한다. 한국의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중 1위에서 11위 까지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서울 경기 일대가 하나의 도시국가처럼 북적거린다. 

뉴질랜드 한인들은 지구상에서 비교적 생소하게 느껴졌던 뉴질랜드에 최근 20여년 사이에 몰려들어 살아가고 있다. 1989년 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교민이 100 여명에 불과했지만 그 후 증가를 거듭하여 이제 3만 여 한인들이 모여 사는 뉴질랜드 한인 사회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민들레처럼 바람을 타고 지구의 끝자락인 뉴질랜드 까지 와서 살고 있다. 민들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이는 한인들 개인의 생활 개척일 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 차원으로 볼 땐 영토 확장이다. 다만 명심해야 될 일은 우리의 뿌리 내림이 뉴질랜드에서 아무데나 붙어사는 잡초로서의 민들레가 아니라 뉴질랜드 사회를 건강하게 가꾸는 약초로서의 민들레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댓글 0 | 조회 7,059 | 2015.06.09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 더보기

주례 없는 주례사

댓글 0 | 조회 6,041 | 2015.12.23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고민거리 하나가 주례(主禮)를 누구로 모시느냐이다. 신랑 신부 측 부모님과 당사자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고 주례자를 통해서… 더보기

바이칼 호수에서 아오테아로아 까지

댓글 0 | 조회 5,955 | 2015.07.15
“나는 바이칼 호의 가을 물결을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오. 나의 고국 조선은 아직도 처서(處署) 더위로 땀을 흘리리라고 생각하지마는 고국서 칠천 리, 이 바이칼 … 더보기

백두산 천지

댓글 0 | 조회 5,856 | 2015.01.29
한국인이 백두산 천지(白頭山 天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하겠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백두산의 정기(正氣)가 흐르고 있으며 고구려의 혼(魂)이 …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

댓글 0 | 조회 5,552 | 2014.09.09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을 요새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이 이해할까 싶다. 젖 먹이가 아닌 어린 애가 울 때는 호랑이가 온다고 겁을 주어 달래기도 했고 곶감을 준… 더보기

중국인들이 몰려온다

댓글 0 | 조회 5,271 | 2016.02.24
우리가 흔히 중국 사람이라고 말하는 중국인은 내용적으로 각각 성격이 다른 부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로 표… 더보기

모자이크 사회

댓글 0 | 조회 5,248 | 2015.11.26
현대사회는 모자이크(Mosaic)와 같다. 하나의 모자이크가 훌륭한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참여한 각자의 조각들이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 더보기

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I)

댓글 0 | 조회 4,941 | 2016.03.23
조물주는 세상에 똑 같은 모습이나 개성을 지닌 인간을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좌우 대칭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심지어 얼굴도 자세히 보면 좌우가…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사들이기

댓글 0 | 조회 4,898 | 2016.04.29
금년 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금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가 한창이다. 그런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미국 최고의 부동산 …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Ⅱ)

댓글 0 | 조회 4,875 | 2014.08.12
어느 눈 먼 소녀의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월광곡, 어느 날엔가 나에게도 눈 먼 소녀가 있어, 그녀의 영혼이 허전하다고 느낄 때…… 서양 음악가 중에 우리에… 더보기

일곱 베일의 춤

댓글 0 | 조회 4,479 | 2016.03.10
‘모든 괴짜가 다 천재(天才)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천재는 다 괴짜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아… 더보기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

댓글 0 | 조회 4,319 | 2017.03.08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가지고 재물 때문에 남을 헐뜯거나 돈만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행복을 위해서 노력해야……9900만원 재산을 가진 사람한테 100만원만 빌려달라… 더보기

김포공항에서 주저 앉아버린 애 엄마

댓글 0 | 조회 4,014 | 2015.05.26
뉴질랜드로의 한국인 이민 물결이 한창 상승세를 이룰 무렵 1995년 5월에는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 멤버들의 야유회가 열렸다. 남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더보기
Now

현재 민들레의 영토

댓글 0 | 조회 3,780 | 2014.06.24
“골프장 관리인과 잔디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집 주인에게 공적(公敵) 1호인 민들레는 그러나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잡초이다”라고 멕시코 시니 뉴스지가 표현했다. 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한인총회가 처음 열리던 날

댓글 0 | 조회 3,747 | 2014.09.23
일제 강점기의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를 뉴질랜드 다민족 사회에… 더보기

동물 농장에서 무슨 일이?

댓글 0 | 조회 3,590 | 2016.06.23
오클랜드 전원일기 (4)“장원(莊園) 농장에서 평소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가축들이 돼지의 지도 아래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 더보기

태평양 문명 시대의 오세아니아

댓글 0 | 조회 3,442 | 2014.08.26
1900년대 초 미국 국무장관이던 헤이(John Hay)가 ‘지중해는 과거의 바다, 대서양은 현재의 바다, 태평양은 미래의 바다’라고 말했다. 이를 100년이 지…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I)

댓글 0 | 조회 3,408 | 2014.07.22
인간의 영혼(靈魂)은 모든 참된 문학,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문제이리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오직 인간만이 현재에 살면서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 더보기

풍수 -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댓글 0 | 조회 3,319 | 2015.10.14
부동산 광고를 보거나 부동산 옥셔니어(Auctioneer)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면 제일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로케이션(Location) 이다. 부동산(不動産)은… 더보기

빗물 받아먹는 선진국

댓글 0 | 조회 3,285 | 2016.07.13
오클랜드 전원일기 (5)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도시 상수도가 건설되어 생활용수, 음료수, 분수용 등으로 물을 공급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이롭게 만든다. 그러나 로… 더보기

오클랜드 쓰나미

댓글 0 | 조회 3,231 | 2016.09.14
21세기에 접어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2004년 12월 26일 1,200km 길이의 단층대가 인도 지각판과 버마 지각판 사이의 … 더보기

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댓글 0 | 조회 3,227 | 2016.07.28
오클랜드 전원일기 (6)먼저 살던 키위도 비즈니스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당 한 쪽에 온실도 마련해 놓았고 채소밭도 조성해두었다. 자급용 농장인 셈이다. … 더보기

엄마야 누나야 해변 살자

댓글 0 | 조회 3,095 | 2014.07.08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시인(1902, 8 - 1934, 12)은 … 더보기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댓글 0 | 조회 3,073 | 2015.09.09
‘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 더보기

아, 스코틀랜드!

댓글 0 | 조회 2,999 | 2014.10.14
아는 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모르는 만큼 답답하고 불편하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이 나라의 가장 인기 종목인 럭비나 요트 경기에 대해서 그 경기 방식에 익숙하지 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