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해 많은 시간이 남겨져 있는 듯 아주 싶게 ‘나중에’, ‘다음에’, ‘만약에 이렇게 되면’,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지금 하지않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합리화를 시킨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뒤로 미룬 것들을 할 수 있게 시간이 기다려줄까?
파아란 하늘에 하이얀 뭉게구름이 흘러가고 바람은 살랑살랑 나뭇잎을 흔드는 아름다운 어느 날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소리는 “담배를 50년 이상 피웠는데 과연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요?”였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수 십분간 이어졌다.
군대가서 처음 배우기 시작한 담배는 처음에는 정말 맛이 없었지만 한번 두번 피우다보니 담배는 집떠나온 서글픔과 그리움 그리고 무엇보다 지친 몸을 달래주고 심심함과 허전함을 채워지는 좋은 동반자가 되었다.
마치 담배가 없었다면 군대 생활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 생각이 자신을 돌아오기 힘든 길로 끌어 당기고 있음을 몰랐었다 한다.
‘군복무를 마치고 담배를 다시 안피우면 되겠지’ 하며 매일 매일 마음으로 결심해왔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서서히 제대할 시간이 가까와지는데 처음 생각과 다르게 담배를 안피우면 죽을 것 같았다. 제대를 하고도 이런 저런 이유로 금연은 생각도 안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자신의 삶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70세가 넘은 한 분의 이야기이다.
이분은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 병원을 가니 급성심근경색증이 나타난 것이라 한다.
의사는 “담배를 끊지 않으면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하며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에 1갑도 넘게 50년 이상 피워온 담배를 어떻게 하루 아침에 끊으라는 것인지’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마음 속으로는 ‘곧 손자도 태어날테니까 담배를 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과 같은건데 그냥 계속 피우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담배를 끊을 용기나 자신이 없어 ‘담배를 어떻게 끊어’ 하며 근 2달을 흘려보냈던 이분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무엇일까?
흡연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깨달은 것이다. 담배를 피우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며 혈관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리하여 동맥혈관벽이 두꺼워지고 동맥 개구부가 좁아지면서 동맥경화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뇌혈관에 생기면 뇌졸중, 심장에 생기면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혈전이 생기거나 해서 혈관을 막아 혈류량도 감소하고 산소 공급도 저하되면 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고 이런 현상들이 말초 혈관에 생기면 심각한 경우에는 다리를 절단해야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흡연자들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나 간접 흡연에 노출된 비흡연자들에게도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간단한 설명을 통해 흡연의 영향을 이해하면서 자신과 지금까지 오랜 시간동안 간접 흡연에 노출되어온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몇 달 뒤면 태어날 손자를 위해 금연을 결심한 것이다.
금연을 결심하면서도 여전히 ‘담배를 어떻게 끊어’ 하며 금연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거의 없었으나 금연의 중요성은 확실히 깨달았다.
이렇게 자신감없이 금연의 첫 발을 내딛으며 시작된 금연 산행은 어느덧 14일째를 넘어가고 있다. 14일간 금연 산행을 하면서 자다가말고 일어나 담배를 사러 몇 번 갔다가 그냥 돌아오고 안절부절 못하며 집안을 왔다갔다 하기를 셀 수도 없이 했으며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금연 첫 1주간은 죽을 것 같았으나 지금은 처음보다 한결 나아졌고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식구들의 모습을 보니 여전히 자신도 없고 힘들지만 금연을 잘 시작한 것 같다 한다.
“담배를 어떻게 끊어” 하며 금연을 시작한 이분처럼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자신이 없어도 금연을 지금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