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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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그 사람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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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잡지를 보면 요즘 핫한 연예인들의 가방 속 물건들을 보기 좋게 늘어놓고 찍은 사진을 보게 된다. 그 옆에는 그 물건들에 대한 자신들만의 스토리가 글로 쓰여있다. TV에선 리얼리티 쇼를 표방하는 트렌드로 인해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집 공개를 많이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들의 물건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게 된다. 그들이 쓰는 물건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효과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며 불티나게 팔리게 된다. 마치 그 물건을 내가 쓰면 그들과 같이 되는 착각에 빠지는 것처럼. 약간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빗나갔지만 그만큼 ‘물건’이 주는 의미가 묘하고 매력 적이다. 

필자는 가끔 낯선 사람의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가게 되면 제일 먼저 책이 어떤 것이 있나 보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 사람의 성향, 관심사, 지적 수준까지 대략 짐작이 간다. 또한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 패턴도 대략 알 수 있기에 책상도 주의깊게 보는 편이다 (물론 실례가 될 수 있으니 티 안나게). 이 과정들을 거치고 나면 식사 이후 차와 함께 맛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에 훨씬 수월함을 느낀다.

스웨덴의 사진작가 Sannah Kvist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자신의 작품에 접목시켜 아예 그 사람의 방에서 그 사람의 모든 물건을 한쪽에 쌓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사실 이런 아이디어와 방식은 이미 많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에 쓰여졌지만 Sannah Kvist는 특별히 대상을 좁혀 스웨덴의 80년도에 태어난 20대들의 방을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면 위에 필자가 언급하였 듯이 방 한쪽에 물건을 모아보니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닥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된다. 가진 것이 침대, 책, 그리고 컴퓨터가 거의 다인 20대 청년 (사진 A). 스타일리쉬하게 기른 수염과 범상치 않은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은 그의 물건들은 역시나 다양한 옷들과 신발, 인테리어 소품들, 그리고 화룡정점인 고양이까지 (사진 B). 물건을 보고 다시 그 청년을 보면 확신이 간다. 

마지막으로 하늘색 페인트로 칠해진 벽에 놓인 하늘색 전등과 그녀의 예술적 감성을 알려주는 다양한 그림 액자들, 앤티크 카메라들, 라디오, 타자기, 그리고 요즘은 보기드문 지구본까지 그녀의 취미와 취향이 어떤 것인지를 대변해준다 (사진 C). 

이들을 물건들과 떼어놓고 따로 본다면 쉽사리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 어떤 취향을 가졌으며 관심사는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물건들을 보면 어느 정도는 짐작 할 수 있으니 (혹 잘못 짚더라도 얘깃거리가 거기서 또 생길 수 있으니) 나름 흥미진진 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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