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질랜드에 가을이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하루의 일교차와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필드에 서 있을때면 또 하나의 장애물인 자연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홀이지만 오늘은 뒷바람 어제는 맞바람... 같은 홀에서 바람에 따라 세컨샷은 롱아이언과 숏아이언을 오고가며 어려운 홀과 쉬운 홀로 나뉘어진다.
과연 골프에서 어려운 홀과 쉬운 홀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
개개인별로 느끼는 것이 틀리기 때문에 꼭 이 홀이 어렵다 쉽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필자는 골프장을 갈 때마다 스코어 카드에 나와있는 홀별 스트록을 눈여겨 본다. 당연히 스트록 1번이 그 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일 것이고 18번이 가장 쉬운 홀이 된다. 하지만 바람이나 날씨에 따라 변하는 것이 홀별 스트록이다. 스트록 18번홀이지만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쳐야 한다면 그 날의 스트록 1번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스트록이 낮은 홀을 칠때면 조금은 더 긴장하고 집중하게 된다.
분명 스트록 1번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코스를 디자인할 때 보기에는 만만해 보이지만 분명 숨겨진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일반인들은 무리하게 홀을 이길려고 무모한 도전을 할 때가 있다. 때로는 보기에도 만족할 줄 아는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하지만 꼭 홀에서 공을 집을 때 우린 조금의 후회를 하곤 한다. “그냥 페어웨이로 꺼내 놓고 칠껄” 아니면 3번우드나 롱아이언으로 Layup을 할걸 하는 늦은 후회를 우리는 종종 경험하게 된다. 오클랜드의 어느 한 골프장에서는 한달에 한번정도 아이언만을 가지고 시합을 하는 곳이 있다. 당연히 2번이나 3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게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드라이버로 티샷을 할 때보다 스코어가 가끔은 더 잘 나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유가 뭘까? 드라이버가 아닌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기 때문일까? 하지만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거리에서 문제가 생긴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이버나 우드를 빼는 동시 그 날 거리에 대한 욕심도 뺐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체념을 한후 이날 스코어에 관한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연히 드라이버를 뺐기 때문에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렸을 것이고 어이언으로 티 샷을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올라갈 것이다. 그런 다음은 파온에 대한 부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평소보다 파온율도 높아졌고 그린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평소보다 파온에 대한 욕심이 없을 것이다.
드라이버 하나 뺐을 뿐이지만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다.
거리에 대한 욕심 그리고 미스샷 후 찾아오는 실망이나 절망감도 줄어들고 평소 보다 맘은 더 편하게 라운드를 즐길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이런 시합이 아니더라도 이번주에는 자신의 가방에 있는 많은 욕심을 한번 빼놓고 라운드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추천하고 싶다.
라운드에서 불필요한 모든 것들은 가방에서 과감하게 빼도록하자. 꼭 골프채가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