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

0 개 3,614 김지향
젊은 아서왕이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가 되었을 적에 아서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한 왕은 아서왕에게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라고 하였습니다. 만약 그 답을 1년 안에 찾지 못하면 처형을 하겠다고 하였는데, 그 답은 현명한 사람들조차 당황하게 하는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살고 싶은 아서왕은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하여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공주들, 승려들, 현자들, 창녀, 광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서 다녔는데, 도저히 만족할 만한 답을 주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북쪽에 사는 한 늙은 마녀는 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녀를 만나 그 답을 물어 보고 싶었으나, 말도 안 되는 엄청난 대가(代價)를 요구한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기한의 마지막 날이 다가와서 아서왕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서왕이 거느린 원탁의 기사들 중 가장 용감한 미남 거웨인과 결혼하는 조건으로 그 답을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서왕은 거웨인에게 섬뜩한 기운이 감도는 곱사등에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더럽고 추잡한 마녀와 결혼하라고 명령할 수 없었습니다.

충신인 거웨인은 아서왕을 위하여 주저 없이 그 마녀와 결혼하겠다고 하며 답을 얻었습니다. “여자들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라고 마녀는 말했습니다.

아서왕은 마녀 덕에 목숨을 되찾았지만, 가장 총애하는 거웨인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거웨인은 최악의 매너인 마녀에게 한 치의 성냄이나 멸시 없이 오직 선한 마음으로 마녀를 자신의 아내로 대했습니다.

첫날밤에 숙연히 침실에 들어간 거웨인은 침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미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웨인의 진실한 마음에 감동한 마녀가 그녀 삶의 반을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으로 지내기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녀는 거웨인에게 자신이 낮에 추한 마녀로 있고 밤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을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고 밤에 추한 마녀로 있을 것인지 선택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말을 들은 거웨인은 마녀에게 자신이 직접 선택하라고 말했습니다. 마녀에게 자신의 삶과 결정권, 그리고 마녀 자체를 존중해주었기에 마녀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었지요.

마녀는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요? 마녀의 선택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녀는 항상 아름다운 미녀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에게 결정의 권리를 내어준 거웨인에게 최고의 보답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남편과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자라난 환경부터 성격 취미가 거의 정반대인 우리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지지고 볶으면서 산 세월이 27년이나 되는데, 그동안 어떤 생각으로 서로를 바라봤을지 뒤돌아보게 됩니다.

결혼 전부터 나는 내 스스로 내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살았더군요. 부모님께 의존하던 버릇이 결혼을 하여 아내가 되어서도 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지속되어 남편에게 의지하다가 자식이 영어를 잘하게 되자 자식한테 의지를 하면서 살았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여자들은 결혼 이후부터 자신의 이름을 잊고 누구 부인, 누구 엄마로 불립니다. ‘여자 팔자는 되웅박 팔자’라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는 현실이니, 여자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힘은 거세되어진 것과 다름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거웨인같은 남편을 만나서 “당신이 스스로 당신의 삶을 선택하면서 사시오.” “당신의 운명을 당신 스스로 결정해 나가시오.”라고 한다면 오히려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내가 뉴질랜드에 와서 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내 운명을 내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이원적인 구조로부터 탈출을 하게 되면 내 스스로 내 운명을 결정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였습니다. 남편도 거웨인처럼 내 주권을 내 스스로 찾기를 바라기에 내 의사에 동의를 했을 겁니다. 남편은 거웨인이 되어 내가 마녀가 되기를 바랐을 겁니다.

과연 나는 남편에게 마녀가 거웨인에게 한 보답인 최고의 선물을 하면서 살았을까요? 아니면 최악의 선물을 하면서 살았을까요? 

새해인 2014년에는 내 운명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내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 선택이 남편에게 보내는 최고의 보답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진정한 행복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현재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

댓글 0 | 조회 3,615 | 2014.01.15
젊은 아서왕이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가 되었을 적에 아서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한 왕은 아서왕에게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 더보기

인생지사 새옹지마

댓글 0 | 조회 3,542 | 2015.04.15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말들을 자주 하지요.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새옹지마에 많이 비유를 합니다. 참으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인생살이… 더보기

백만 송이 장미

댓글 0 | 조회 3,110 | 2016.06.09
심수봉이 부른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은 라트비아의 민요로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이다.가사 내용은 ‘백만 송이 장미’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강대국에 나라… 더보기

더불어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2,967 | 2016.08.25
이른 아침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 딸들 중 시간을 낼 수 있는 딸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스시 집을 오픈 한 동생뻘 되는 지인인데, 직원이 아… 더보기

거울의 법칙

댓글 0 | 조회 2,859 | 2014.04.08
7~8년 전에 론다 번의 ‘더 시크릿’의 열풍이 있었습니다. 그 덕에 ‘더 시크릿’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영상은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며… 더보기

가면을 벗어 던지다

댓글 0 | 조회 2,796 | 2014.02.11
요즘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운 체험들입니다. 하지만 칼럼에 그동안의 내 체험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칼… 더보기

28년 만에 아내 말을 듣는 남편

댓글 0 | 조회 2,796 | 2015.06.24
고도근시인 남편의 눈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어 백내장 수술을 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수술로 시력이 제대로 돌아오기까지 운전은 하지 말라는 의사 처방을 받았습니… 더보기

자뻑 시대

댓글 0 | 조회 2,779 | 2014.03.12
자뻑이란 단어가 사전에 있는 지 궁금하여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았습니다.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라서 늘 변화를 하기에 어학사전에 기록이 되어 있나 궁금했었거든요. … 더보기

아픔이 준 지혜

댓글 0 | 조회 2,767 | 2013.11.13
13년 전 뉴질랜드로 올 때, 영어권에서 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잘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3개월만 지나면 영어로만 말하게 될 거야.&rdqu…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처음 산 내 우산

댓글 0 | 조회 2,642 | 2015.09.10
뉴질랜드에 와서 살면서 이제껏 우산 없이 살았습니다.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워낙 비바람이 세찬 이곳에서 우산을 쓰는 것보다는 우비를 입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 더보기

사랑의 반대말

댓글 0 | 조회 2,568 | 2014.05.14
기내에서 한숨도 청하지 못하여 여독을 푸느라 긴 온욕을 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몸과 마음이 가뿐하군요.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광이 지금 이 순간을 평온한 행복에 … 더보기

특별한 인연

댓글 0 | 조회 2,519 | 2016.04.14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 보니 참 여러 스승을 거치면서 지내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스승이었지만, 그 중 특별한 인연으로 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지침을 세워… 더보기

덤의 인생

댓글 0 | 조회 2,472 | 2016.03.24
가다, 오다, 하다, 피다......, 등의 동사들은 감, 옴, 함, 핌...등으로 ‘다’를 빼고 미음(ㅁ) 받침을 붙이면 동사와 같은 뜻의 명사가 된다. 헌데 … 더보기

내면의식과 표면의식의 소통

댓글 0 | 조회 2,433 | 2014.04.24
두 달 전부터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기가 힘이 들었었습니다. 시간에 대한 개념도 없어져서 오늘은 잠시 잠들었다가 일어나면서 저녁… 더보기

뿌린 대로 거둔다!

댓글 0 | 조회 2,382 | 2015.07.29
드디어 큰애가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2년 동안 원어민 교사를 하다가 뉴질랜드로 돌아오기 전에 취득한 운전면허증을 지갑 속에 넣어두고만 있었는데, 그 면허… 더보기

엄한 사람들만 잡았네

댓글 0 | 조회 2,372 | 2017.02.22
드레스숍에서 일하면서 내가 사람들을 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비스 정신으로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그 짧은 사이에 정이 든 손님들이 제법 … 더보기

잔인한 와이탕이 데이

댓글 0 | 조회 2,372 | 2015.02.11
와이탕이 데이 때, 파미 테마나와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내가 만든 모자들과 우리 가족이 만든 꽈배기 도넛을 판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더보기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댓글 0 | 조회 2,352 | 2014.10.29
우리 집 정원에서는 바람이 집 주위를 뱅글뱅글 돌때가 잦습니다. 바람이 유난히 불었던 그 어느 날 재활용 빈이 바람을 못 이겨 쓰러지면서 뚜껑이 열렸던 적이 있었… 더보기

행복의 물방울

댓글 0 | 조회 2,273 | 2014.03.25
7년 전부터 나는 일상으로부터 얻는 소소한 행복을 노래하면서 살았었습니다. 자신 안에서 샘처럼 솟아나는 행복을 눈치 채라고 하면서, 불행마저도 행복을 위한 도구임… 더보기

아기가 쑥쑥 자라듯

댓글 0 | 조회 2,272 | 2016.10.27
겨울은 어느덧 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유별난 환절기의 변덕 때문에 여기저기 감기에 걸려 고생한다는 소리가 잦다. 갈수록 점점 더 지독해지는 감기 또한 진화를 위… 더보기

처음 그때처럼

댓글 0 | 조회 2,249 | 2017.06.28
왕가누이에 처음 와서 모텔을 알아 보고 있었을 때, 쇼핑몰에서 가장 가깝고 아름다운 모텔을 들어 갔다. 프랑스나 이태리의 작은 마을에 위치해 있는 정원이 소박하면… 더보기

21세기의 연금술사

댓글 0 | 조회 2,228 | 2014.02.26
내 오른쪽 종아리에 왜 E문양으로 화상을 입었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E가 어떤 의미인지,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한 일인지, 알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더보기

평생 교육

댓글 0 | 조회 2,222 | 2015.12.10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까지 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는데,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의 형태에 따라 … 더보기

가슴으로 맞이하는 새해

댓글 0 | 조회 2,210 | 2016.01.14
나에게 있어서 작년 한 해는 모든 것들을 정리하는 해였던 거 같다. 나의 거울인 남들에게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정리했었는데, 이제부터는 나 자신에게 글을 쓰기로… 더보기

You are young

댓글 0 | 조회 2,194 | 2016.03.10
유난히도 더웠었던 짧은 여름을 보내면서 감기에 걸려 고생을 좀 했다. 한 달 내내 기침이 심한 것도 아니면서 열도 없이 시름시름 아팠었다. 화끈하게 아픈 것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