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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나를 받아준 남초호수(Ⅱ)

김나라 0 1,637 2013.12.11 15:29
514 1.jpg

그림 같은 호수를 일단 뒤로 하고 일단 우리는 먼저 미사를 빨리 드리기로 했다.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좀 들어가서 준비해온 포도주, 성채, 매일 미사책을 꺼내놓고 미사를 시작했다. 남초호수때문에 신부님도 나도 가슴이 벅차 솔직히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자꾸 호수와 산쪽으로 눈길이 가고.. 사진기를 꺼내 찍고 싶은 충동이 막 쏟구쳤다.

아무튼 원래대로라면 40분 정도 걸리는 미사를 20분 만에 뚝딱 해치웠지만 정말 중요한건 마음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며 우리는 미사를 마쳤다. 미사를 드리면서는 날씨가 우중충 하고 빗방울도 좀 떨어지더니 미사를 마치자 거짓말처럼 해가 떴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러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악...하악..

점점 고산병이 몰려 왔다. 달에 떨어진것도 아닌데 세 걸음만 걸어가면 헉헉.. 또 세 걸음 가고 헉헉.. 정말 정신력으로 버텼다.

천천히 천천히.. 어렵게 나를 받아준 남초 호수였다.

씩씩하게 앞장서서 가시는 신부님이 자꾸만 뒤쳐지는 나를 돌아보시더니“나라 너 입술이 파란데?”하며 걱정해 주셨다. 당시 언덕을 오르며 찍은 셀카들은 흡사 시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남초 호수의 전경을 바라 볼 수 있는 언덕을 어렵게 올라 사진 몇장을 찍고 숨이 턱턱 막히는 가슴을 잡고 서둘어 버스 시간에 맞추어 내려왔다. 

3시간후엔 칼같이 떠날 것처럼 하더니.. 운전기사 아저씨가 없다. 

어두워지려는 남초호수의 한적한 늦은 오후 버스 정류장 근처 공터에서 동네아이들끼리 축구공을 차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는 내눈에 들어온 한 아이..

514 2.jpg

내 앞에 굴러온 공을 주으러 왔다가 내가 인사를 하고 사진 찍어도 되냐니까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줬다. 아이의 옷을 살펴보니 콧물을 얼마나 열심히 닦아 내려 했던지 빤닥 빤닥 빛을 내며 찰지게도 굳어있는 콧물과 코딱지.. 감기를 달고 사는 듯한 아이에게 시간만 허락하면 따뜻한 차 한잔 사주고 싶은 심정이였다. 

남초호수를 내려오는 버스에서 내가 이 곳에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지금까지 여행한 곳보다 아직 더 많은 곳이 남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후회없는 여행을 하겠다.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 아니라 후회없이 즐기는 여행이 되리라 다짐했다. 

밤이 다 되어 라싸에 도착했다. 신부님과 나는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신부님은 인터넷 카페로 먼저 향하셨고 나는 샤워후에 가겠노라 했다. 

인터넷 카페에 들어서 신부님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나도 자리를 잡아 앉으려고 하는데 신부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이 학생도 네팔로 넘어간다는데?’ 

그렇게 알게된 크래펀. 

늦은 저녁이라 많은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내일 구체적인 일정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헤어졌다. 

같은 방 사람들의 시끄러운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렇게 가슴 벅찼던 티벳에서의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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