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1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1편

0 개 1,925 오소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밤새 북쪽으로 올라 간 페리(D. F. D. S WAYS)에서 아침을 먹고 배에서 내리니 싸~한 바람. 이제 더위와는 멀어진건가? 450대의 차량과 2000여명의 승객이 쏟아져내린 항구에서 우리의 ‘폴란드’ 기사 아저씨는 일찌감치 내려서 일행을 맞아주었다.

지금까지 거쳐 온 ‘러시아’ ‘핀랜드’ ‘스웨덴’ ‘덴마크’에서는 주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한 관광이었다면 이제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가 될 ‘노르웨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나라.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설렘과 기대로 흥분도 되고, 한편 알 수 없는 느긋해 짐이 함께 하기도 했다.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다는 도시. ‘오슬로’시의 창립 9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시 청사를 밖에서만 잠깐 둘러보고.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프 바겔란’의 조각공원을 들어섰다. 때마침 차분하게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뿌우연 시야속으로 불쑥 불쑥 나타나는 검은 물체가 마치 유령 같았던 작품들. 32만 3700제곱미터나 되는 넓은 공원에 212점이나 된다는 그 많은 작품을 일일히 감상하기엔 시간이 짧아서 그냥그냥 스치고 지나칠 뿐이어서 식견은 부족했지만 그래도 아쉬었다. 그의 작품들은 인생역정을 주제로 했다는 설명처럼. 어린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는 입구로부터 중앙 분수대에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 해 놓았다. 높이 17m의 화강암에 조각된 121명의 남녀상은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인간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엄숙함을 주기도 했고. 가족이라는 끈끈한 개념으로 묶은듯 둥글게 큰 돌에  엉킨듯이 묘한 모습으로 되어 있는 남녀상. 또는 모녀처럼 부녀처럼. 다양한 모습의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은 내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에서 너무 멀리 사라져 간 것들이어서 과연 내가 고독한 황혼 인생 임을 실감케 했다. 어디엔가 한 귀퉁이 내 삶의 모습도 있긴 있을텐데...    

김치찌게가 이렇게 맛있는 요리 일줄이야. 서양 냄새에 질릴 때 쯤 한번씩 먹게되는 우리 한식이 정말 반갑다. 그 중에서도 김치찌게의 칼칼함이라니.... 이젠 세상 어디를 가도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고맙고 멋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던가. 입에 맞는 점심 덕분에 새로운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차는 다시 달리고. 잠시 쉬어가는 곳곳의 휴계소에서는 동생같은 친구가 거침없이 꺼내드는 카드로 우아하게 커피향을 즐기는 낭만을 만끽 할 수가 있었다. 나라마다 자기네 ‘크로네’만 받을 뿐 준비해 간 ‘유로’는 이용이 안되니 신용카드가 대세. 유리창 밖에서 보내는 젊은 일행들의 부러운 시선이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지만 큰 언니, 왕 언니 호칭에 멋쟁이란 칭호가 하나 더 붙어 나름 괜찮았다. 아마도 우리는 짚시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일까?. 여행코드가 잘 맞는 우리 둘이는 집만 나서면 힘찬 날개를 달고 어디든지 문제가 없으니... 

199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였던 ‘릴레 함메르’를 근처에서 바라보며 다시 북서쪽으로. ‘피요르드’의 마을 ‘오따’까지가 오늘의 일정이었다. 조용한 시골길을 달려오며 평화로워 보이던 소박한 마을들. 하나도 낯설지가 않았다. 내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기 때문인가.

그동안 머물러 왔던 그 어느 호텔들보다 지워지지 않는 인상으로 떠 오르는 그 산골마을 호텔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층 건물이었다. 넓은 산자락 속 푸른 들판 가운데 홀로 외로운 건물 저 편에선 저녁을 짓는가 하얀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 오르고 있었다. 마치 철쭉제를 보러 온 지리산 품속에서 양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 어딜가나 시골인심은 푸근하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시골정취. 포만감. 그리고 한가지 더. 한기로 오그라드는 밤 공기에 찜질방 같은 욕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곳. 반들반들 한 돌 바닥이 등대고 눕고 싶을만큼 뜨끈해서 그냥 주저앉아 몸을 녹이고. 세탁물을 펴 말렸던 잊지못할 욕실. 지금도 몸이 움츠러들게 추울 때는 그 욕실 바닥을 생각한다. 마치 우리 온돌방 같아서...

과격한 사랑

댓글 0 | 조회 1,531 | 2020.01.29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녀처럼 곱고 아름다운 여인은 본적이 없다.요즘 배우나 탈랜트중엔 비길만한 미인이 많기도 하다. 그렇지만 성형으로 만들어낸 인물들도 있어… 더보기

왜 그리 창피할까요?

댓글 0 | 조회 1,993 | 2019.12.23
“이제 그만 하시죠”들고 간 서류를 내밀었더니 불쑥 한마디 하시는 가정의 선생님.나이 많다고 이젠 자동차 운전면허증 유효기간도 짧다. 2년밖에 안 준다. 자주 바… 더보기

땡 할비 꽃밭

댓글 0 | 조회 1,584 | 2019.11.26
할아버지 집에 며칠째 인기척이 없다. 커튼도 젖혀진채 그대로인데...아침 7시면 어김없이 쇼핑가방을 들고 집 앞을 지나시는 분이다. 늦잠으로 게으름을 좀 떨다보면… 더보기

첩(妾)바람 초대

댓글 0 | 조회 1,921 | 2019.10.22
주말아침 늘어지게 게으름을 떨어도 되는 날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특별한 볼 일이 있다.6시 기상. 외출준비를 서둘러야 했다. 직접 볼 일과는 무관했지만 물을 끓여… 더보기

9월에 그리는 비정상 자화상

댓글 0 | 조회 1,126 | 2019.09.24
한 달에 한번씩 꼬박 가는 길이어서 낯설지는 않았다. 오늘은 좀 더 특별한 목적으로 가고 있으니 기분은 많이 달랐다.겁보가 할 수 있는 기우는 모두 다 생각이 났… 더보기

할머니는 외출중

댓글 0 | 조회 1,734 | 2019.08.27
“바쁘다 바뻐...”아침 6시에 맞춰 놓은 알람이 감미로운 멜로디로 단잠을 깨운다. 발딱 일어나야 하는데 이불속이 따뜻해서 뭉그적대기가 일쑤다.자리를 털고 일어나… 더보기

구공탄 2개 그리고 빨래판

댓글 0 | 조회 1,546 | 2019.07.23
백발이 성성한 칠십대 사촌동생이 늙은 누나를 부추겼다.자기 부모님들 옛날 행적이 궁금해서 알고 싶어 했다. 일찍 저 세상 가신 아버지의 한(恨)이 아직도 가슴속 … 더보기

6월, 겨울꽃이 더 고운 이유

댓글 0 | 조회 1,380 | 2019.06.25
6월.“내가 이렇다구...”5월의 바톤을 넘겨받은 첫날부터 무섭게 엄포를 놓으며 달겨들었다. 사나운 돌풍과 더불어 기세가 대단했다. 매일 비를 뿌린다. 종잡을 수… 더보기

5불 효도

댓글 0 | 조회 1,754 | 2019.05.28
이제 익숙해질만큼 살았것만. 지금이 5월 이란게 실감나질 않는다. 햇 밤도 먹었고 붉은 감도 풍성하니 가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내 느낌은 10월이 딱 맞다.바야… 더보기

행복의 유람선, 크루즈 여행

댓글 0 | 조회 2,330 | 2019.04.23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TV 영상이 하나있다.‘사랑의 유람선’...그 시간을 맞추려고 저녁시간을 서둘러야 했다. 물 묻은 손을 털고 TV … 더보기

‘렌’을 처음 만나던 날

댓글 0 | 조회 1,526 | 2019.03.27
주말오후 말동무 오랜지기와 나란히 카페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늘 그렇듯이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급환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나왔다는 친구의 얼굴이 많이 수척해… 더보기

립스틱 곱게, 더 화사하게...

댓글 0 | 조회 1,305 | 2019.02.27
내 안에 이렇게 속물스런 치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여기 영화관에서 55세 이상 어르신은 단돈 2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네요”문자 첫마디에 찍혀왔다. 아니 … 더보기

‘모스크바(MOSCOW)’의 하얀 밤(白夜)에 깜짝 선물을 받다

댓글 0 | 조회 1,430 | 2019.01.30
2012년 8월 어느날. 친구 C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SU(러시아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삼년동안이나 별러서 이룬 여행이었기에 두 사람은 많이 들떠 있었다.나는 … 더보기

검은마대(麻袋) 바지 ‘몸빼’ 그리고 달달이

댓글 0 | 조회 1,506 | 2018.12.21
‘세상에서 제일 편한 바지’주름진 나일론 천에 알록달록 꽃무늬가 요란스럽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바지라고 ‘라벨’이 붙은 몸빼 바지다.말 그대로 편하기로 치면 그… 더보기

“텔미”야! 같이놀자, 우리가 뛰거든...

댓글 0 | 조회 1,562 | 2018.11.27
“너도 날 좋아 할 줄은 몰랐었어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귀가 간지럽게 민망하고 깜찍한 노래다. 가사를 가려 듣기에도 번거로운 빠른 템포는 또 어떻고...… 더보기

춘풍낙엽(春風落葉)

댓글 0 | 조회 1,198 | 2018.10.24
양지에 나서도 한기를 느끼는 봄바람. 품 속을 파고드는 첩의 바람이 두려운 9 월. 벚꽃 화사하게 피었는가 싶더니 아쉽다.세상구경 급해서 밀고 나오는 것일까?파아… 더보기

아버지의 겨울

댓글 0 | 조회 1,263 | 2018.09.25
친정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살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어머니가 병이 나셨나?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무슨 일인지 약간의 긴장을 하면서… 더보기

학생증과 ㅇㅇ통, 한강은 알고있겠지!

댓글 0 | 조회 1,367 | 2018.08.23
종전 소식을 접하고 피난길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던 때였다. 한강을 코앞에 두고 노량진에서 길이 막혀 버렸다. 강을 건널 수 없기 때문이었다.잠시겠지. 생각하고 그 … 더보기

글쓰기, 맑은 영혼으로 다시 깨어나다

댓글 0 | 조회 1,171 | 2018.07.24
여자로 태어나서 일생을 사는 동안 주부라는 역활은 주역임이 분명하다. 그 주역에서 밀려난지도 오래다. 아줌마라는 호칭이 할머니로 바뀌었다. 검던 머리에는 흰서리가… 더보기

영원한 나그네의 빛바랜 여행 일지

댓글 0 | 조회 1,247 | 2018.06.27
“엄마 어제 여행 떠나셨어요.”“또? 누구랑..”“아빠와 함께요.”쎄게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충격이 대단했다. 거침없이 나다… 더보기

낙엽 밟히는 그리움을 걷다

댓글 0 | 조회 1,588 | 2018.05.23
사계절이 뚜렷하진 않지만 언제 바꼈는지 바뀌는 건 틀림없다. 밤바람에 낙엽구르는 소리가 선잠을 깨운다. 아직도 여름인줄 알았는데 성큼 가을이 문턱에 와 있다. 하… 더보기

28세 천방지축 신림동 땡칠이​

댓글 0 | 조회 1,490 | 2018.04.24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날 따끈한 커피 한잔 들고 무료히 창가에 앉으니 별별 일들이 다 떠오른다.반세기도 전에 살았던 신림동의 한 세월이 떨어지는 빗속에서 스멀스멀… 더보기

뱃길 삼십분

댓글 0 | 조회 1,555 | 2018.03.27
뱃길 삼십분은 짧은 여행길이다.쾌적해서 기분좋게 타는 훼리(ferry). 감질나고 아쉽다.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 마냥 누워서 뒹구는 날이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은… 더보기

검은 보석같은 친구‘릴리앙’

댓글 0 | 조회 1,269 | 2018.02.27
여름이 저만치 물러나면서 손짓해 불러들인 다음 손님. 가을이 왔다. 따가운 햇살속으로 안겨오는 바람이 제법 상큼하다.이 때 쯤일게다. 다알리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 더보기

소박함 속에 있었네. 어떤 행복이....

댓글 0 | 조회 1,366 | 2018.01.31
벌써 십여년도 더 지난 일이었다.그 옛날 어머니가 해 주었던 호박 칼국수 타령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시대가 변해서 쉽게 먹을수 있는 먹거리들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