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마오리 지질학자, 마틴 테 풍아(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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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마오리 지질학자, 마틴 테 풍아(Ⅱ)

0 개 2,329 정경란


마틴 테 풍아에 대한 제 2편이라기 보다는 그의 아들과 아내 그리고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2편을 이룬다. 
 
올해 3월 가을(아직도 계절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 익숙치 않다), 막내 딸이 다니는 카로리 웨스트 노멀 스쿨에서 바자회(Fair)가 있었다. 평소에는 다들 어디 갔을까 싶을 정도로 한가해 보이는 동네가 활기를 띠는 날이 바로 지역 학교의 최대 행사라 할 수 있는 바자회일 것이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거야,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봄맞이 혹은 가을맞이 학교 바자회(Fair)는 늘 문전성시다. 거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각 나라별 음식코너. 그리고 그 코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스시다. 학교측에서는 일본인 학부모에게 스시를 만들어 달라고 했고, 그 일본인 엄마들은 그나마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 엄마인 내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스시(내지 김밥)야 매일 아침 아이들 도시락으로 싸고 있으니 큰 무리가 없을 터였다. 그런데 정작 일본인 엄마들은 애들한테 빵이나 스프를 싸주지, 스시를 자주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선지 바자회를 일주일 앞두고 같이 모여서 스시 만들기 연습을 하기로 했다. 일본인 엄마들은 밥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한 줄당 몇 개씩 나오도록 잘라야 하는지, 무슨 거창한 연구 프로젝트를 놓고 고심하는 사람들마냥 아주 조심스러웠다.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역시, 일본인이다, 싶었다. 
 
바자회날 새벽, 히토미짱 집에 모여 스시를 만들었다. 잠이 덜 깬 우리를 위해 키위인 남편이 커피를 내려주었다. 간략하게 연애사를 들으니 남편이 일본에서 영어강사로 일할 때 히토미씨를 만났단다. 키위 남편은 일본어도 잘해서, 집안에서의 대화는 일본어로 한다. 그러므로 하나뿐인 히토미씨의 아들의 모국어도 당연히 일본어였다. 그것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양적인 분위기보다 분명 서양적인 요소가 더 많아 보이는 아이가 일본어를 모국어로 쓰니, 기분이 묘했다. 
 
이제는 쓰지 않는 벽난로위의 맨틀에 동판화 비슷한 것이 보였다. 꽃과 새가 앉아 있고 옆에 TE PUNGA라고 쓰여 있었다. 물어보니, 남편의 성이란다. 그럼 마오리족? 어머니가 서양인이고 아버지 역시 마오리와 서양인의 혼혈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때는 그런가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바자회가 있던 날, 몇 백 개의 스시를 다 팔고나서 서로 사진을 찍고 가족끼리 말을 틀 때였다. 
 
나는 히토미짱의 남편에게 내가 번역한 책 <Korean History 1945-1948>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총리실에서 아시아 대외무역과 외교에 관한 자문역할을 한다는 말에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았으면 싶어서였다. 우리 집 주인인 뉴질랜드 지질학자와 히토미짱의 남편 역시 길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가 마틴 테 풍아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흥분한 듯 했다. 마틴 테 풍아가 뉴질랜드의 지리, 지질학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또 의미가 있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다가 얼마전에야 뉴질랜드 각계 각층의 인물들을 소재로 한 벽화가 있고, 그 벽화 한 가운데 마틴 테 풍아가 그려져 있다는  로허 핫에 가게 되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마틴 테 풍아의 어머니는 독일계 미국인이었지만, 사진 상으로는 그가 마오리 혈통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재미삼아 마틴 테 풍아에 관한 자료를 읽으면서 뉴질랜드 역사를 뒤적이게 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우리 역시 식민지의 역사를 가졌기 때문인지, 비록 뉴질랜드가 상대적으로 덜 폭력적으로 원주민의 식민지화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해도, 하루 아침에 주인 자리를 빼앗긴 그들의 역사에 동정의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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