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 (스웨덴)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북유럽 여행기 (스웨덴)편

0 개 2,541 오소영
실야라인(silja line) 크루즈의 선상 뷔페식사 분위기가 더 없이 푸근하고 즐거워 피곤한 여정에 달콤한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낯선 음식을 맘껏 두루 맛보는 재미도 특별했지만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눈 일행들과 와인잔을 부딪히며 넉넉한 시간을 함께. 한 가족이 되어 보는 즐거움은 또 얼마나 정겹던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던 온갖 고급품들로 휘황한 면세점을 눈 요기로 누비며. 잠 잘 시간을 많이 빼앗겼지만. 아침이 되니 어김없이 목적지 ‘스톡홀름’에 닿아 있었다.  

1813년 이후 200여년동안 전쟁을 겪지 않은 평화의 나라 ‘스웨덴’. 옛 ‘바사대왕’의 영광을 꿈꾸는 바이킹의 후예들. 매번 겪는 일이지만 새로운 나라에 도착할 때 마다 흥분으로 가슴이 설렌다. 그 설렘은 비싼 값을 치룬 댓가이기에 기쁨으로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거대한 왕궁 뒤편으로 13세기-19세기에 걸쳐 지어진 건물들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구 시가지 ‘감라스탄(gamla stan)’은 아주 작은 골목에 오밀조밀. 아담하게 4~5 층으로 된 건물들이 아직도 육중한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어 놀라웠다. 마차나 다녔을 좁은. 인적없는 이른 새벽 거리에 ‘레스토랑’ ‘카페’ ‘양품점’ 등의 간판들이 심심하지 않게 이마를 맞대고 있는걸 보면서 마치 내 어릴적 엄마 손잡고 목욕탕에 가던 길목 같다는 갑작스런 착각으로 잠시 혼란에 빠졌었다.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찻길 건너 밤이면 형형색색의 불빛이 반짝이던 아름다운 상가 건물들. 거기에 대중 목욕탕이 있었다. 지금은 형체도 없는 대 도시로 탈바꿈 해 있어 추억속에 머물러 있는 내 고향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감라스탄은 꿈속의 시가지였다.
 
북유럽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가장 아름다운 현대 도시 ‘스톡홀름’. 시가지 언덕에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호수 건너편. 한가하게 떠 있는 요트들 뒤로 반듯반듯하고 깔끔한 건물들이 인상깊다. 카렌다를 장식하는 사진으로 너무나도 많이 보아 온 터라 전혀 낯설지 않았지만 실물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떨렸다. 내가 밟고 서 있는 땅이 과연 그 곳이라는 말인가? 요즘은 앉아서 세상 모두를 한눈으로 보고 알지만 그 보고 들은 것들을 직접 확인하면서 가슴으로 느끼는게 여행이기에 과감히 떠나 온게 아니던가. 역시 잘 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스웨덴’은 ‘노벨’이 태어난 나라이기도 하다. 매 년 ‘노벨상’ 시상식 후에 만찬회가 열린다는 시 청사는 1923년에 만들어진 옛날 건물이지만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보물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청색을 띤 넓은 홀이 보였고 그 홀이 바로 푸른방(bla hallan) 이라는 이름으로 1300명을 수용하는 만찬회장이었다. 세계 곳곳의 헤비급 두뇌들이 다녀갔을. 그들의 체취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분위기 때문일까? 기분 때문일까? 언제쯤 우리나라 누군가가 여기에 훌륭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런지 갑자기 다급하고 아쉬운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욕심일까?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그런 마음을 갖게하는 특별한 방이었다. 연화장답게 드레스의 여인들을 위해 설계 되었다는 계단은 전혀 부담없는 적당한 높이와 부드러운 턱이 특징이라나. 바지 차림의 여인들이 사알짝 엉덩이를 흔들면서 귀부인들 흉내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들이 밝고 명랑했다. 흉내만 내봐도 좋은걸...   

1860만개의 금도금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황금방’은 그야말로 금빛 찬란해서 눈이 부셨다. 왕자가 직접 그렸다는 벽화 장식의 ‘왕자방’. 그리고 프랑스로부터 선물받은 300년 전 카펫이 아름다운 문양으로 다양하게 벽에 걸린 ‘프랑스방’ 등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새로 보수한 복도도 삐그덕 소리가 나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니 ‘스웨덴’은 옛 것의 자부심으로 현대를 이룩한 나라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했다.  
  
333년동안 물속에 잠겼다가 1961년에 인양되어 복원된 ‘스웨덴의 황실 전함(戰艦)’ ‘바사호’가 전시된 ‘바사 박물관’을 찾았을 때. 그 큰 규모에 우선 놀랬고 화려함에 다시 놀랬다. 1625년에 건조되어 1628년 8월 10일 처녀 항해때 바로 ‘스톡홀름’ 항에서 침몰했는데 과욕이 화를 초래했다는 원인의 실상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그 당시의 기술로는 너무 큰 전함이어서 무리였고 계획보다 더 많은 포(砲)를 싣고자 했던 불균형 때문이라니 그게 바로 지나친 과욕이었다. 총 길이가 69미터. 최대폭 약 11.7미터. 높이 52.2미터로 거의 원형으로 복원된 전함은 7층의 형태로 나눠 볼 수가 있었는데 화려의 극치였다. 외형은 전함답지 않게 금빛으로 찬란했고 아기자기하며 아름다웠다. 배 안에 목조품과 조각상등 유품들을 통해 17세기 사회상을 엿볼 수 있어 ‘바사호’는 전함 이외에 그대로 박물관이었다. 군인 300명을 포함하여 450명을 수장(水葬)한 전함에는 유골도 남아있어 전시장 유리벽 안에서 오늘날의 낯선 세상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는 영령들이여!

휘엉청 달이 밝은 밤이면 지금도 나는 그 소년이 생각난다. 어딘가 건물들 사이로 하늘이 열려 있는 작은 터전에 혼자 외롭게 서 있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동상(銅像). ‘달을 바라보는 소년’이 지금도 변함없이 저 달을 보고 있을 터이기에 말이다. 딱 내 손바닥만한 여린 모습의 작은 소년이...

그가 왜 거기 서 있는지? 누가 무슨 동기로 그를 만들었는지 아무도 말 해 주지 않았다. 그저 ‘달을 바라보는 소년’이라는 것 뿐.

과격한 사랑

댓글 0 | 조회 1,531 | 2020.01.29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녀처럼 곱고 아름다운 여인은 본적이 없다.요즘 배우나 탈랜트중엔 비길만한 미인이 많기도 하다. 그렇지만 성형으로 만들어낸 인물들도 있어… 더보기

왜 그리 창피할까요?

댓글 0 | 조회 1,993 | 2019.12.23
“이제 그만 하시죠”들고 간 서류를 내밀었더니 불쑥 한마디 하시는 가정의 선생님.나이 많다고 이젠 자동차 운전면허증 유효기간도 짧다. 2년밖에 안 준다. 자주 바… 더보기

땡 할비 꽃밭

댓글 0 | 조회 1,584 | 2019.11.26
할아버지 집에 며칠째 인기척이 없다. 커튼도 젖혀진채 그대로인데...아침 7시면 어김없이 쇼핑가방을 들고 집 앞을 지나시는 분이다. 늦잠으로 게으름을 좀 떨다보면… 더보기

첩(妾)바람 초대

댓글 0 | 조회 1,920 | 2019.10.22
주말아침 늘어지게 게으름을 떨어도 되는 날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특별한 볼 일이 있다.6시 기상. 외출준비를 서둘러야 했다. 직접 볼 일과는 무관했지만 물을 끓여… 더보기

9월에 그리는 비정상 자화상

댓글 0 | 조회 1,126 | 2019.09.24
한 달에 한번씩 꼬박 가는 길이어서 낯설지는 않았다. 오늘은 좀 더 특별한 목적으로 가고 있으니 기분은 많이 달랐다.겁보가 할 수 있는 기우는 모두 다 생각이 났… 더보기

할머니는 외출중

댓글 0 | 조회 1,734 | 2019.08.27
“바쁘다 바뻐...”아침 6시에 맞춰 놓은 알람이 감미로운 멜로디로 단잠을 깨운다. 발딱 일어나야 하는데 이불속이 따뜻해서 뭉그적대기가 일쑤다.자리를 털고 일어나… 더보기

구공탄 2개 그리고 빨래판

댓글 0 | 조회 1,546 | 2019.07.23
백발이 성성한 칠십대 사촌동생이 늙은 누나를 부추겼다.자기 부모님들 옛날 행적이 궁금해서 알고 싶어 했다. 일찍 저 세상 가신 아버지의 한(恨)이 아직도 가슴속 … 더보기

6월, 겨울꽃이 더 고운 이유

댓글 0 | 조회 1,380 | 2019.06.25
6월.“내가 이렇다구...”5월의 바톤을 넘겨받은 첫날부터 무섭게 엄포를 놓으며 달겨들었다. 사나운 돌풍과 더불어 기세가 대단했다. 매일 비를 뿌린다. 종잡을 수… 더보기

5불 효도

댓글 0 | 조회 1,754 | 2019.05.28
이제 익숙해질만큼 살았것만. 지금이 5월 이란게 실감나질 않는다. 햇 밤도 먹었고 붉은 감도 풍성하니 가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내 느낌은 10월이 딱 맞다.바야… 더보기

행복의 유람선, 크루즈 여행

댓글 0 | 조회 2,330 | 2019.04.23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TV 영상이 하나있다.‘사랑의 유람선’...그 시간을 맞추려고 저녁시간을 서둘러야 했다. 물 묻은 손을 털고 TV … 더보기

‘렌’을 처음 만나던 날

댓글 0 | 조회 1,526 | 2019.03.27
주말오후 말동무 오랜지기와 나란히 카페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늘 그렇듯이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급환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나왔다는 친구의 얼굴이 많이 수척해… 더보기

립스틱 곱게, 더 화사하게...

댓글 0 | 조회 1,305 | 2019.02.27
내 안에 이렇게 속물스런 치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여기 영화관에서 55세 이상 어르신은 단돈 2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네요”문자 첫마디에 찍혀왔다. 아니 … 더보기

‘모스크바(MOSCOW)’의 하얀 밤(白夜)에 깜짝 선물을 받다

댓글 0 | 조회 1,430 | 2019.01.30
2012년 8월 어느날. 친구 C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SU(러시아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삼년동안이나 별러서 이룬 여행이었기에 두 사람은 많이 들떠 있었다.나는 … 더보기

검은마대(麻袋) 바지 ‘몸빼’ 그리고 달달이

댓글 0 | 조회 1,506 | 2018.12.21
‘세상에서 제일 편한 바지’주름진 나일론 천에 알록달록 꽃무늬가 요란스럽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바지라고 ‘라벨’이 붙은 몸빼 바지다.말 그대로 편하기로 치면 그… 더보기

“텔미”야! 같이놀자, 우리가 뛰거든...

댓글 0 | 조회 1,562 | 2018.11.27
“너도 날 좋아 할 줄은 몰랐었어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귀가 간지럽게 민망하고 깜찍한 노래다. 가사를 가려 듣기에도 번거로운 빠른 템포는 또 어떻고...… 더보기

춘풍낙엽(春風落葉)

댓글 0 | 조회 1,198 | 2018.10.24
양지에 나서도 한기를 느끼는 봄바람. 품 속을 파고드는 첩의 바람이 두려운 9 월. 벚꽃 화사하게 피었는가 싶더니 아쉽다.세상구경 급해서 밀고 나오는 것일까?파아… 더보기

아버지의 겨울

댓글 0 | 조회 1,263 | 2018.09.25
친정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살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어머니가 병이 나셨나?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무슨 일인지 약간의 긴장을 하면서… 더보기

학생증과 ㅇㅇ통, 한강은 알고있겠지!

댓글 0 | 조회 1,367 | 2018.08.23
종전 소식을 접하고 피난길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던 때였다. 한강을 코앞에 두고 노량진에서 길이 막혀 버렸다. 강을 건널 수 없기 때문이었다.잠시겠지. 생각하고 그 … 더보기

글쓰기, 맑은 영혼으로 다시 깨어나다

댓글 0 | 조회 1,171 | 2018.07.24
여자로 태어나서 일생을 사는 동안 주부라는 역활은 주역임이 분명하다. 그 주역에서 밀려난지도 오래다. 아줌마라는 호칭이 할머니로 바뀌었다. 검던 머리에는 흰서리가… 더보기

영원한 나그네의 빛바랜 여행 일지

댓글 0 | 조회 1,246 | 2018.06.27
“엄마 어제 여행 떠나셨어요.”“또? 누구랑..”“아빠와 함께요.”쎄게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충격이 대단했다. 거침없이 나다… 더보기

낙엽 밟히는 그리움을 걷다

댓글 0 | 조회 1,587 | 2018.05.23
사계절이 뚜렷하진 않지만 언제 바꼈는지 바뀌는 건 틀림없다. 밤바람에 낙엽구르는 소리가 선잠을 깨운다. 아직도 여름인줄 알았는데 성큼 가을이 문턱에 와 있다. 하… 더보기

28세 천방지축 신림동 땡칠이​

댓글 0 | 조회 1,490 | 2018.04.24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날 따끈한 커피 한잔 들고 무료히 창가에 앉으니 별별 일들이 다 떠오른다.반세기도 전에 살았던 신림동의 한 세월이 떨어지는 빗속에서 스멀스멀… 더보기

뱃길 삼십분

댓글 0 | 조회 1,555 | 2018.03.27
뱃길 삼십분은 짧은 여행길이다.쾌적해서 기분좋게 타는 훼리(ferry). 감질나고 아쉽다.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 마냥 누워서 뒹구는 날이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은… 더보기

검은 보석같은 친구‘릴리앙’

댓글 0 | 조회 1,269 | 2018.02.27
여름이 저만치 물러나면서 손짓해 불러들인 다음 손님. 가을이 왔다. 따가운 햇살속으로 안겨오는 바람이 제법 상큼하다.이 때 쯤일게다. 다알리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 더보기

소박함 속에 있었네. 어떤 행복이....

댓글 0 | 조회 1,366 | 2018.01.31
벌써 십여년도 더 지난 일이었다.그 옛날 어머니가 해 주었던 호박 칼국수 타령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시대가 변해서 쉽게 먹을수 있는 먹거리들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