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시간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황금 시간대

0 개 1,728 Lightcraft
사진에는 Golden Hour 즉 황금 시간대라 불리는 시간대가 있다. 영화에서는 Magic Hour라 불리기도 하는 이 시간대는 일출 후 한 시간 정도와 일몰 전 한 시간 정도를 일컫는다. 이 시간대에는 하늘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하루 중 가장 부드러운 빛을 선사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시간대 중에서도 해가 수평선 너머로 가장 낮게 떨어질 때면 그림자의 존재가 잠시 사라지기도 한다. 그 아름다운 색채와 빛의 부드러움은 사진에 또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주고는 한다.
 
태양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대에는 사진 촬영에 제약이 생기고는 한다. 특히 태양빛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는 피사체에 직사광선이 닿는 가장 밝은 부분과 그로 인해 생기는 가장 어두운 부분인 그림자의 정보를 모두 한 장의 사진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다. 즉 한낮의 태양빛 아래 피사체의 Dynamic Range가 현재 디지털 카메라가 한 장에 담아낼 수 있는 Dynamic Range를 벗어나고 마는 것이다. 물론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나 별도의 장비와 수고가 따른다. 인공 광원을 추가하여 그림자를 빛으로 일정량 채워줄 수도 있으며 피사체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산란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CF 촬영 같은 경우 어마어마하게 큰 반투명의 스크린을 영화 세트 위에 크레인으로 띄워서 광원으로부터 발산되는 직사광선을 부드럽게 산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빛을 인공물을 이용하여 잘 다루어도 황금 시간대가 주는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인공적으로 재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피사체가 앞서 말한 방법들을 사용할 만큼 작으면 모르지만 높은 건물이나 도시나 자연의 풍경이 피사체가 되는 경우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다.
 
황금 시간대의 혜택을 가장 잘 누리는 피사체로는 도시와 자연 풍경 그리고 인물 사진을 꼽을 수 있다. 마천루가 빽빽이 들어선 큰 도시 전체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해질녘의 풍경을 영화에서 수도 없이 보았을 것이다. 인물 사진도 잡지나 사진 관련 사이트 또는 패션 블로그 등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황금빛 빛이 몸을 둘러싸고 있는 모델을 자주 보아왔을 것이다.
 
인물 사진의 경우 황금 시간대에 역광 측 역광 그리고 측광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참으로 따스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역광 혹은 측 역광을 이용하는 경우는 인물의 가장자리를 따라 금빛 수를 놓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인공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은 황금 시간대가 유일하다. 특히 머리카락을 따라 생기는 금빛 테두리는 정말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그리고 황금 시간대의 측광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채도가 낮고 그림자를 포함하여 사진 전체가 아련한 금빛으로 물드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마치기 전에 추가로 Blue Hour에 대해서도 잠시 소개를 하고자 한다. 단어가 주는 어감으로는 Golden Hour와 정 반대되는 시간대를 지칭할 듯 하지만 Golden Hour의 바로 전후에 오고 가는 것이 Blue Hour다. 바로 여명의 시간대인 Blue Hour는 건축사진에 상당히 유용한 시간이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이미 넘어간 후 이지만 아득히 멀리서 하늘을 타고 오는 미약한 태양빛의 존재 때문에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기 직전인 시간대다. 그래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간대라고도 한다. Blue Hour의 특징은 하늘을 Golden Hour와 또 다른 색채로 물들이는데 하늘이 전반적으로 푸르며 높은 하늘은 심연의 푸른색을 띄기도 한다. 또한 때로는 아득히 멀어져 가는 석양과 함께 자주색을 수놓기도 한다. 어둠이 완전히 찾아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Blue Hour에 건축 사진을 촬영하게 되면 건축물에 비치는 조명이나 건축물 내부의 조명과 하늘빛을 동시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참으로 아름다운 건축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지면이 흑백인 터라 예제의 사진을 보여주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하지만 모두들 한 번쯤은 지나쳐 왔을 장면들이니 머릿속에서 상상해보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Golden Hour와 Blue Hour라는 단어만 검색하여도 수많은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