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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Property Press 잡지를 보다가 이번 칼럼에서는 부동산 사진에 대하여 써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사진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제목에서와 같이 “넓고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이 세가지가 떠올랐다.
넓게. 부동산 사진 중 집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보고 있으면 상당히 내부가 넓게 느껴진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사진을 본 후 실물로 보았을 때,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넓지는 않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넓게 표현되는 것이 부동산 사진의 특징 중 하나이다. 실내를 최대한 넓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줌 렌즈에 포함되는 초점거리를 넘어 상당히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광각 렌즈가 사용되는데 또 일반적으로 줌 렌즈보다는 단 초점 렌즈가 주로 사용된다. 이는 광각 줌 렌즈는 최대 광각에서 주변부의 왜곡이 두드러지기도 하고 주변부 화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단 초점 광각 렌즈는 대부분 왜곡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을 수준으로 제작이 된다. 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촬영을 할 경우 실제보다 넓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인간이 눈을 움직이지 않고 한 번에 볼 수 있는 시야 각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부동산 사진의 또 다른 특징을 꼽자면 구도의 정확성이다. 사각의 프레임을 구성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자 정석은 황금 비율을 이용하는 것이다. 실내 사진을 촬영할 때 프레임 내부에 보통 두 면에서 세 면의 벽이 포함되고는 한다. 두 면의 벽을 촬영할 때 두 면의 벽이 만나는 지점인 가장자리를 프레임의 왼쪽 1/3 또는 오른쪽 1/3에 위치하게 촬영을 하면 안정적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상당히 일반적인 경우인데 실제로는 둘 혹은 세 면이 만나는 지점이 하나 이상일 경우가 내부에 포함된 인테리어나 가구가 가지는 형태에 의해 기본적인 황금 비율이 마치 적용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도 조금 더 복잡한 형태의 황금 비율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 사진을 보았을 때 위화감이 없는 아주 안정된 느낌을 준다. 이러한 프레임의 구성 외에도 부동산 사진에서 정확함을 요구하는 부분은 수직선의 방향성이다. 모든 부동산 사진을 보면 수직이어야 하는 모든 선은 정확하게 수직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수직선을 정확하게 수직으로 유지하지 않고 프레임 멀리 위쪽 또는 아래쪽에 소실점을 만드는 경우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실내를 좁게 보이게 할 수 있고 또 가장 중요하게는 인테리어의 형태를 일그러뜨림으로써 보기 좋지 않은 사진을 만들어 낸다.
아름답게. 모든 사진이 그렇듯이 부동산 사진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그 정형화된 아름다움이 필자가 생각하는 부동산 사진의 마지막 특징이다. 예전 아날로그 시절에 비해 디지털 사진이 보편화 되면서 가장 수혜를 입을 사진가 중 한 부류가 부동산과 인테리어 사진가일 것이다. 실내에서 집 밖이 내다보이는 창을 포함하여 촬영을 하는 경우 그 밝기가 상당한 대조를 이루는 실외와 실내 모두를 적절한 노출로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집이 가지고 있는 실내등 외의 조명을 설치하여 실내와 실외의 밝기 차이를 줄이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그 반면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는 실내등만 켜놓은 채 촬영을 진행하고 디지털 작업으로 실외와 실내를 모두 적절한 밝기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작업 덕분에 짧은 시간만 소요하고도 창 밖의 풍경과 실내가 적절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부동산 사진들을 구경할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사진들은 석양이 지는 시간에 촬영한 Twilight 사진이다. 집 외등과 실내등을 모두 밝히고 집 너머로 붉기도 하고 보랏빛을 머금은 하늘을 함께 촬영한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말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독자들은 물론 여러 가지 경로로 수없이 많은 부동산 사진을 접해왔겠지만 필자가 본 칼럼에서 얘기한 부동산 사진의 특징을 인지하고 난 후에 부동산 사진을 보게 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는 모두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보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상상외로 크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