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전단지가 우편함에 매일 들어 옵니다. 이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도 얻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당히 귀찮은 것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이러한 광고 전단지를 넣지 말아 달라고 할 때는 ‘No junk mail’이라고 붙여 놓으면 됩니다. 이러한 광고 전단지 중에는 몇 페이지씩 묶음이 되어서 들어 오는 경우도 있고, 한 두장 정도 되는 전단지가 들어 올 때도 있습니다. 이를 flier, flyer라고 합니다. 원래 이 뜻은 날아 다니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한 두장 짜리 전단지는 가벼운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저의 집 우편함에 한장짜리도 아닌 A4용지의 8분의 1 정도 되는 flier가 있었습니다. 내용을 보니 잔디 깎기 전단이었는데 그 밑에 조그맣게 property maintenance도 하니 연락 바란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해서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단지 사이즈도 그렇지만 인쇄업체에 맡겨서 제작한 것도 아니고 집에서 컴퓨터로 만든 아주 조잡한 전단지 였습니다. 그 안에 a cheap and quality service라는 문구와 함께 말입니다. 따라서 이를 통해서 추측 할 수 있는 것은 이 친구가 돈도 그렇게 없으니 아주 저렴하게 잔디 깎기 외에 기타 잡일도 하는 구나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느닷없이 어떤 키위가 집으로 들어 오더니 잔디 깎을 일이 없느냐? 있으면 싸게 해 주겠다고 해서 잔디를 깎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도 그렇게 넉넉하게 살고 있지 않은 키위였음이 분명 했습니다. 이 번에도 이러한 전단지를 통해서 전단지 주인의 입장을 추측한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니 싼 값으로 일 품을 제공한다는 것으로 여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느 날 북쪽에서 시내 아파트로 세탁기 하나를 옮겨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 혼자 들기에는 너무 무겁고 하여 조그만 이삿짐 센터에 물어 보니 운반비가 꽤 나왔습니다. 세탁기는 싼값으로 중고로 구입하였는데 운반비가 세탁기 값의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번 조그만 전단지 돌린 이 친구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너 세탁기 하나 운반해 줄 수 있느냐? 북쪽에서 시티 아파트까지 인데 얼마에 해 줄 수 있느냐?' 라고 했더니 이삿짐 센터 보다 싼값으로 운반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탁기 픽업하는 데를 알려주고 그리로 오라고 했더니 정확히 시간에 맞춰서 나타났는데 예상대로 키위 였습니다. 건장한 체구에 잘 생긴 키위였는데 혼자서는 들기 어려운지 자기 동생이라며 같이 데리고 나왔습니다. 시내 아파트까지 싣고 나가서 주차할 때를 찾으니 주차할 때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은 인도(footpath) 위에다 비상벨을 켜 놓고 주차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에다가 세탁기 설치까지 잘 마쳤습니다. 건장한 두 키위 친구가 들고 다니니 그냥 어렵지 않게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장난 세탁기는 가져가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 세탁기는 dryer 기능까지 있는 비싼 세탁기였는데 제가 수리할 수도 없고 해서 가져가서 분해하면 부품이라도 쓸 수 있으니 부수입이라고 챙기라는 의미에서 가져 가라고 한 것입니다.
세탁기 설치한 후 밑으로 내려 오니 정말 짧은 순간이었는데 불법 주차 딱지가 붙어 있는 것입니다. 잔디 깎는 시간에 세탁기 하나 운반해 주고 얼마 벌자고 나왔는데 (그것도 동생까지 대동하고서 말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벌금을 물게 되었으니 이들의 마음이 편할리 있겠습니까? 이 때 동생이 하는 말이 Fucked up! 하고 내 뱉는 것 입니다. 저도 정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저의 본 마음은 이 정도 시간에 잔디 깎는 수입보다는 세탁기 운반하나 해 주는 수입이 더 나을 거 같아서 그랬던 것인데, 운반 비용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금으로 내게 되었으니 영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시쳇말로 ‘오는 장사 망쳤다’가 아니고 완전히 쪽박 찬 꼴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이 안 좋아서 그 벌금을 내가 대신 납부해 줄까 순간적으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만 그렇기에는 너무나 많은 비용 지출이 될 것 같아서 약정했던 운반비 외에 50%의 팁을 더 건네 주었습니다.
I am sorry that you have got the ticket. 벌금을 받았다니 정말 안됐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내가 얼마 안 되는 팁을 더 주니까 방금 전 땡감 씹은 얼굴이 금방 화색으로 변하면서 고맙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그 상황을 그렇게 마쳤습니다만 저는 하루 종일 내내 마음이 영 좋지가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에 시내 Symonds Street에 들어 갔다가 버스 전용차도를 달렸다고 $150의 벌금 통지서를 받은 적이 있었기에 이것까지 부담한다는 것은 나한테는 너무 억울한 일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 벌금 고지서를 받고 City Council에 나의 사정을 해명하는 레터를 보냈습니다만 과감히 거절 당하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너무 억울 한 일이어서 courthearing까지 갈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냥 접어 둘까 생각 중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시내에 주차할 때에 각별 유의 하시고 또한 시내에 버스 전용차로 표시가 있는지 잘 숙지해서 억울한 벌금 내는 일이 없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무언가 일이 망쳐저 버리거나 혹은 그로 인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 큰 일이 났을 때 비속어로 원어민들은 fucked up!이란 속어 표현을 사용합니다. 상당히 좋지 않은 말이니 그냥 이런말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계시고 웬만해서는 사용 안 하는 게 좋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