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빚은 소비뇽 블랑, 그 보라빛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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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빚은 소비뇽 블랑, 그 보라빛 향기

0 개 1,801 피터 황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풀잎에 맺힌 이슬 비출 때면 부스스 잠 깨인 얼굴로 해맑은 그대모습 보았어요. 푸르른 날에는 더욱더 사랑하는 마음 알았지만 햇살에 눈부신 이슬은 차라리 눈을 감고 말았어요.’ 불후의 명곡 최성수의 풀잎사랑이다. 그대는 풀잎이요 나는 이슬이라. 그대는 이슬이요 나는 햇살이라. 가사에 담긴 놀라운 감수성과 표현력에 탐복하며 세상사에 딱딱하게 굳어져가던 가슴이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말랑말랑해 진다.


여름 바닷가 잔디밭에 팔베개를 하고 드러누워 유난히 구름많은 나라의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싱싱한 풀잎의 향기가 콧속을 스며든다. 뉴질랜드가 선물하는 싱그러운 바람만큼이나 어지러울 정도의 상큼함에 마음을 홀딱 뺏기게되는 여름와인, 파릇파릇 생기발랄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그녀의 향기가 떠오른다.


뉴질랜드의 와인을 전세계에 알린 장본인이 소비뇽 블랑이다. 그러고보면 뉴질랜드의 정취와 많이 닮아 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청량감과 신선한 신맛에 갓 베어낸 듯한 풀잎향기를 담고있다. 특히 말보로(Marlborough)지역의 소비뇽 블랑은 구조감이 뛰어나고 드라이한 풍미와 함께 우아하면서 톡톡튀는 라임과 오렌지향이 어우러져 깨끗하고 깔끔한 끝맛을 보여준다. 산뜻한 맛의 감귤류나 갈릭소스를 더한 해산물과 조개류, 흰살 생선과 놀랄만한 조화를 보여준다.


화이트와인 품종인 소비뇽 블랑의 전통적인 산지는 프랑스의 상세르(Sancerre)와 푸이이 퓌메(Pouilly-Fume)지역이다. 이 두 지역은 루아르(Loire)강을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고 강을 둘러싼 루아르계곡 또한 독하지 않은 프랑스 최고의 화이트와인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와인의 표준이라던 프랑스의 자존심이 호주, 미국, 칠레, 뉴질랜드 등 신세계 와인생산국가들에 의해서 무너져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프랑스와인의 수출량과 소비량이 줄고 있는 반면에 신흥와인생산국들은 무섭게 약진을 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포도주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그 힘을 입어 뉴질랜드와인도 수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흥와인시장인 북미, 북유럽, 아시아의 소비자들은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이 섬세한 맛으로 숙성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더구나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해 마시기 쉽고 복잡하지 않은 신세계 국가들의 와인이 오히려 프랑스의 젊은 층을 공략하며 소비를 늘려가고 있어 프랑스 와인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현대인의 취향을 드라이(달지않음), 심플함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밝고 가벼우며 산뜻한 소비뇽 블랑의 모습을 닮았다. 무겁고 근엄하며 클래식한 품격을 따지는 와인이 있는 반면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발랄한 캐릭터를 위해 다른 품종에 비해 일찍 수확하고 저온에서 발효시킨다. 또한 섬나라 특유의 선선한 기후와 토양 덕택에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신선하고 청량감있는 풍미로 세계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가끔 오크통에서 발효시킨 경우가 있긴하지만 엄숙한 묵직함이 좀 부담스럽다.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열대과일향이 함께 담겨있어 알코올의 느낌도 덜하고 그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다이어트와인으로 불리며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기도하다.


바닷 바람에 의해 단련되며 거친 들판에 가녀린 몸을 맡기고도 단정한 자태와 향기를 뽐내는 풀꽃처럼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태평양의 거친 바람에 의해 태어나서 우리에게 그 미묘하고 신비스러운 향기를 전하며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의 추억 속에 자몽색치마를 나풀거리며 서있다. 그대는 이슬, 나는 풀잎. 그대는 풀잎 나는 햇살. 우리의 가슴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되새김질할 수록 가슴 뭉클하게 하는 불멸의 명곡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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