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와인산업이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뉴질랜드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주한뉴질랜드 상공회의소는 올 5월에 4번째 뉴질랜드 와인페스티벌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디너파티와 함께 개최되어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었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와인산지로는 호크스베이(Hawke’s Bay)와 말보루(Malborugh)가 있는데, 말보루의 서늘한 기후는 화이트와인(White Wine)의 종류인 쇼비뇽블랑(Sauvignon blanc)과 리즐링(Riesling)의 생산이 유리하고, 호크스베이는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레드와인(Red Wine) 중 쉬라(Syrah)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흔히들 쉬라(Syrah)와 쉬라즈(Shiraz)가 같다고 생각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다르다. 쉬라는 프랑스 북쪽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에서 따온 이름이며, 매우면서(spicy) 탄 맛(smoky)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쉬라즈는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호주산 포도를 말하며 진한 와인의 맛과 강한 알코올 향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반나절 와인투어를 신청해 1시부터 6시까지 네 군데 정도 농장에 들렀다. 첫 번째로 모아나 파크(Moana Park)의 쇼비뇽 블랑은 진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어서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비니어(viognier)는 뉴질랜드 퀴진 프라이즈(Cousin Prize)에서 은메달을 받았고, 은은한 장미향이 나서 좋았다. 두 번째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엔가타라와(NGATARAWA)이다. 이 곳에는 세 네 종류의 와인들을 함께 파는 멀티샵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시음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어서 쇼비뇽블랑과 멜롯만 겨우 마실 수 있었지만, 와이너리 앞에 있는 작은 호수와 정원은 정말 최고였다!!
세 번째 와이너리인 블랙반(Black Barn)은 병의 디자인이 심플하고 깔끔해서 인상적이었다. 이곳의 쇼비뇽블랑은 마일드한 느낌이 나고 과일향 때문에 약한 신맛이 난다. 하지만 조금 드라이 하다는 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샤도네이는 진하고 강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고 끝맛이 깔끔해서 다른 샤도네이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다. 특히 치즈랑 같이 먹으니까 향과 맛의 어울림이 더 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 쉬라는, 질 좋은 포도를 써서 좋은 맛이 나며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어서 마시기 편했다.
마지막인 아스케린(ASKERNE)은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벽면을 가득 채운 상들을 볼 수 있다. 수 많은 상들 덕분에, 이 곳의 있는 와인은 다 시음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엔 취기가 살짝 돌면서 머리가 아파왔지만 대체적으로 와인들이 괜찮았다. 특히 디저트 카베르넷(Desert Cabernet)은 레드와인의 한 종류로써 디저트와인이라고 적혀있지만 전혀 달지 않고, 부드러운 멜롯과 비슷했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초콜릿을 씹은 뒤 와인을 다시 마시면 입안에 남아있는 초콜릿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이 마법 같은 와인이 무척이나 사고 싶었지만, 이번 와인투어에선 비니어에 반하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호크스베이는 말보루 와이너리와는 다르게 청정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해 오랜만에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매번 와인투어를 가면서 느끼는 거지만 뉴질랜드에서 와인은 그들의 문화이자 삶으로써 그 의미와 역할이 큰 것 같다. 와인 한 잔 속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인생을 우려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뉴질랜드 와인에 빠져보길 바란다.
그 동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