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안진희 0 1,061 2013.06.25 17:04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 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느 대학의 사랑의 엽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글이다. 

위암 판정 소식을 듣고서 쓴 글이라고 한다.  

나도 나름 엄마랑 친하고 엄마한테 잘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들을 놓고 키우면서 내가 한참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정말이지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걸인들이나 방송에 매일 나오는 불쌍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보면 괜한 정의심에 불타올라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였다. 

정작 내가 마흔이 다 되 가도록 곁에서 모든 걸 다 지원해주는 엄마에게는 용돈 한 번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받는 게 너무나도 당연했다. 

무언가를 사달라는 아들에게 ‘엄마는 돈이 없어서 그렇게 비싼 건 못 사겠는데.’라고 했더니 ‘아.. 그럼 벌면 되자나.’란다. 벌써부터 엄마는 무언가를 사주는 사람으로 보고 있으니 앞으론 더 하겠지?
 
생일이면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을 놓고 나니.. 생일날은 내가 축하를 받을게 아니라 힘들게 낳고 어렵사리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었다. 정말이지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벌써부터도 아들의 생일날이면 아들 친구들을 불러놓고 맛있게 먹고 재미나게 놀게끔 해주고 있으니 아마 아들도 이걸 당연하게 여기며 크겠지. 아들이 성년이 되어서 친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한다고 나가버리면 많이 외로울까? 섭섭하기도 하겠지?

어느 드라마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역할로 나오는 배우가 가슴팍에 빨간 약을 바르면서 여기가 너무 아파서 이걸 바르면 나아질까 싶어서 그랬다는 장면을 보면서 참 많이도 울었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 엄마도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고 싶었을 때가 많았을 텐데… 몰랐었다. 

한동안 유치원에 아들을 데리러 가면 나를 본 아들은 아는 척도 안하고 도망을 다니곤 했었다. 발달 시기 상 처음 분리를 겪으면 그러기도 한다는데 그게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었다. 괜히 섭섭한 울분이 터져 나와서 집으로 운전 해 오는 내내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도.. 모르겠지? 

친구들과 오해가 생기거나 불편한 일이 생기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청춘을 다 보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친구들에게 공을 들여왔다. 

성질 드러운 딸 내미를 둔 덕에 매일 아침 5분만 늦게 깨워도 온갖 성질을 다 부리며 씩씩 거리는 것을 봐야 했던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다른 데서 받은 짜증을 쏟아 붓는 대상으로만 여겼던 것을… 가족이니까 그런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들아, 네가 크고 엄마도 더 큰 엄마가 되면 더 많은 게 변해있겠지? 엄마, 아빠 보다는 친구, 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겠지? 네 삶을 마음껏 즐기다 언젠가 한번쯤 엄마, 아빠 생각이 날 때가 있겠지? 아마 그 한 번에도 엄마는 무척 기쁠 거야. 엄마니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Eftpos 나라
eftpos.cash register,cctv,scale,alarm,pos system. T. 0800 880 400
동의한의원
환자를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한의원 ,믿음과 신뢰가 있는 한의원 T. 094197582
조앤제이 & 조대형 회계사/세무사
이민 비자전문 컨설팅 회계 세무 세무신고 회계사 GST 소득세 T. 093361155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1,464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운전하…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878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생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미안해진다. 아까 괜히 소리 질렀나.. 뭐라…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812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테마로 한 방송인…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845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럴 때면 치카맨으… 더보기

현재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062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988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발음…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930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집들은 참 쉽게도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902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라고…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816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이 다 되 가도록 …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775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갈수록 웃을 일이…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871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할 말이 많은가 …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1,041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나중에 저러지 않…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749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 …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778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이 점점 마비가 되…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1,380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도대체 누가 좋다…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967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뜨니까 화면 나오… 더보기

평화협정은 이대로 깨어지는가

댓글 0 | 조회 921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말랬지. 안 들려! 하지 말라구!!!!”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겁이 많은, 아니, 좋게 말해서 조심성이 있는 아들은 … 더보기

You Win!

댓글 0 | 조회 890 | 2012.12.12
아들은 실컷 놀고 버티다 낮잠도 아닌 밤잠도 아닌 잠을 느즈막히 자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9시 반이 넘는 시간에 깨서는 새벽 1시가 넘어서는데도 잘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ldq…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000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한국 프로그램 중에…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922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 또 쏴아… 더보기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1,676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한 것이 입 안에…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277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내가 사다 놓은 요…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1,588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155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나 싶어 마음이 짠…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1,383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부츠를 신어도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