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게 있다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바라는게 있다면

0 개 1,619 안진희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할 말이 많은가 보네. 뭐라 말씀은 안 하던? 꿈에서 죽은 사람이랑 말하면 운수 대통한다던데. 복권이나 사봐라.’ 그러신다.

그러게…

할 말이 많아도 참 많으실 것 같다.

외할머니는 내가 어릴 적 일하시는 엄마를 대신해서 늘 곁에서 돌봐주시고 학교도 매일같이 데릴러 오시곤 했다. 외할머니는 집으로 오는 길에 골목 안 포장마차에서 파는 집채만한 눈깔 사탕을 늘 사주셨고, 밤만 되면 배고프다고 하는 나에게 매일 같이 달걀 후라이를 해 밥을 해주셨다.

‘세상에서 할머니가 제일 좋아~’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외할머니를 좋아하고 따랐건만… 그것도 어릴 때뿐이더라. 크고 나선 제대로 찾아 뵌 적도 별로 없고 결혼하고 나서는 외국에 산다는 핑계로 전화 한번 제대로 안 드리다 결국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그러고 보니 손녀 사위 얼굴도 한번 못 보셨네…

머리 검은 동물은 거둬봐야 소용없다더니 옛 어른들 말씀은 어째 틀린 것이 하나 없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좋다고, 할머니밖에 없다고, 할머니랑 영영 같이 살 거라고 하던 게 아직도 기억나는데 크고 나니 그때뿐이라니..

우리 아들도 날 닮았는지 꼭 자려고 하면 배고프다고 난리다. 뭘 해도 ‘엄마, 엄마’ ‘엄마, 일루 와바’ ‘엄마, 이거 바바’ ‘엄마, 가치해~’ ‘엄마가 먹여죠’

그럴 때마다 생각난다. ‘너도 지금은 이렇게 엄마, 엄마 하지만 조금만 더 크면 엄만 나 몰라라 하겠지?’ 참 서글픈데 그래서 밉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붙어있고 그나마 나 찾을 때 같이 놀아야겠다 싶단 생각이 든다.

그나마 더 어릴 땐 기껏해야 ‘안아죠’ ‘가치해’ 정도가 다였는데 이제는 ‘이거 사죠’ ‘저거 사죠’ ‘우리 어디 가까?’ 처럼 물질적인 요구들이 많이 늘었다. 쇼핑은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마트에 가면 혼자서 카트를 끌며 ‘우리 이거 사까? 이거 쫌 필요한데’라며 지가 알아서 카트에 집어넣는다. 지금이야 고작 마트에서 과자 하나 집어넣는 게 다지만 조금만 더 크면 바라는 액수도 더 커지겠지? 입고 싶은 옷도 생길거고.. 신고 싶은 운동화도 생길거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아질 거고.. 차라도 갖고 싶다면 어쩌지…

그러는 동안 나는 아들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던 친구에서 점점 돈을 꺼내주는 지갑으로 전락해갈 것 같다. 나한테서 얻어간 돈으로 예전에는 나와 함께 보내던 시간들과 나와 함께 나누던 감정들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겠지.. 아.. 슬프다..

하지만 나도 그랬었던 것을…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을… 내 새끼, 내 남편이 더 우선이지 부모님은 뒷전이니..

그러면서도 부모님께 바라는 건 아직도 많다. 하나 더 해진 게 있다면.. 부모님이 오래오래 살아계셨으면 하는 것이다. 아직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는 게.. 해드리는 건 없어도 그저 오래오래 살아 계셨으면 좋겠다.

그 바람마저도 어찌 보면 나를 위한 것인 것 같아서 참 민망하긴 하다. 부모님이 안 계시다는 걸 내가 아직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오래 살아 계셨으면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저걸 두고 어떻게 가나’라는 부모님들의 말은 나이 들어서도 자식만을 생각하는 짠한 마음인가보다.

아들~! 크면서 점점 더 엄마가 덜 필요해져도 엄만 속상해하지 않을께. 니가 훨씬훨씬 더 커서 다시 엄마를 그리워할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 있을께. 엄마의 엄마도, 그 엄마의 엄마도 그렇게 해주셨으니까…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51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672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생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미안해진다. 아까 괜히 소…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37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1,690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879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767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670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678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721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536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현재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620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096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697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662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289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1,979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평화협정은 이대로 깨어지는가

댓글 0 | 조회 1,741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말랬지. 안 들려! 하지 말라구!!!!”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겁이 많은, 아니, 좋게 말해서 조심… 더보기

You Win!

댓글 0 | 조회 1,738 | 2012.12.12
아들은 실컷 놀고 버티다 낮잠도 아닌 밤잠도 아닌 잠을 느즈막히 자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9시 반이 넘는 시간에 깨서는 새벽 1시가 넘어서는데도 잘 생각을 하지 않…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906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63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561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190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1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78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65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