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땐 강남스타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한땐 강남스타일

0 개 2,562 안진희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한 것이 입 안에 찝찝함이 계속 남는데 거참. 신기하게도 이게 자꾸 또 먹고 싶어진다.
 
애를 놓기 전까지만 해도 초딩 입맛의 극치를 달렸는데 요즘 보면 어째 점점 자연주의 입맛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햄과 고기 반찬을 달고 살며 초록색이라고는 오이 정도 먹는 게 전부이던 내가 요즘은 풋고추에 쌈장만 찍어서도 밥 한 그릇이 뚝딱이고, 나물은 땅에 널린 풀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던 내가 점점 마트 야채 코너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예전엔 아줌마들이 나물 좋아하고 채소가 상큼하다는 둥 건강에 좋다는 둥 하면서 즐겨 드시는 걸 보면 원래부터들 입맛이 그러셨나부다 했는데.. 입맛이 바뀌는 게 진정 아줌마로 입문하는 과정인 건가…
 
마음으로는 아직도 싸이의 ‘훨씬 THE 흠뻑 쇼’에 가서 물 대포를 맞으며 몇 시간이고 말춤을 추고 소리질러 떼창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의 나는 주름 늘고 체력 딸리는 아줌마인 것을.. 오빤 강남스타일의 패러디에 패러디가 거듭되면서 아줌마들이 애 데리고 나오는 ‘한땐 강남스타일’도 나왔던데 참. 마냥 웃으며 보기엔 마음이 짠하다. 
 
애를 놓고 키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참 많은 것이 변해있다. 세련되고 이지적인 유부녀의 상징이라는 김남주 머리를 나도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지만 일주일에 고작 두 세번 머리를 감는 지금으로서는 급하면 질끈 묶어버리고 나갈 수 있는 긴 머리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예전엔 내가 바로 마시고 돌아선 컵도 한번 더 쓰라고 하면 절레절레할 정도로 유난을 떨었지만 안 그래도 쌓여가는 설거지에 나까지 보탤 수 없어 우유 마신 컵 대충 헹궈서 콜라 마시고, 뒀다가 물 따라 먹고, 다음날 일어나서도 그 컵에 또 물 마시기를 반복한다. 
 
처녀적에는 아줌마들이 사람 많은 데서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뒤적거리고 있으면 너무 아줌마스럽단 시선을 보내곤 했었는데 어느 날 깨달았다. 유모차를 끌고 나간 마트에서 내가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바리바리 비닐 봉지들을 요령 있게 유모차 아래에 구겨 넣어야 힘들이지 않고 끌고 올 수 있으니 계산을 하고 나면 번잡스러운 계산대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맨날 주섬주섬 부시럭부시럭. 요구르트 꺼내달라는 둥, 쉬가 마렵다는 둥, 집에 얼른 가고 싶다는 둥 한 시도 쉬지 않고 혼을 빼놓는 아들 옆에 있으니 주변 시선을 느낄 틈이 없다. 아… 이런 내공이 쌓여서 주변 시선에 절대 아랑곳하지 않는 줌마 파워가 단련되는가 보다. 
 
뇌가 변하기 때문에 입맛도 변하고 행동도 변하는 거라고들 하던데.. 몰랐었다. 내 뇌가 이렇게 쉽게 변할 수 있을 지를. 아들이 크면서 나도 아마 ‘엄마도 옛날엔 안 그랬거든~ 엄마도 옛날엔 잘 나갔거든~’을 입에 달고 살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친정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하면 ‘에이.. 누군 뭐 왕년에 잘 나가는 월남 스키부대 아니었을까.’하며 그러려니 하며 넘기곤 했는데.. 아줌마들 추태에 ‘왜들 저러실까’라는 비난의 시선을 마구 쏴 붙이곤 했는데.. 내가 그 입장이 되고 나니 다 똑같아 지는 것을.. 아마 내 아들도 그러겠지? 
 
아들아. 세상의 모든 아줌마들이 원래부터 그렇게 추태를 일삼았던 건 아니란다. 남의 시선보다는 내 자식에게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되어버린 게 아닐까? 엄마도 너무 아줌마스러운 아줌마가 되지는 않도록 노력해볼께. 아들도 무조건 남을 비난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배려심 깊은 사람으로 자라주겠니?
 

현재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563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내 청춘을 돌려다오

댓글 0 | 조회 2,536 | 2011.12.23
20대 적 소시적에 그래도나 먹어줬네미모몸매 중간은가 대한민국 표준이라 따라다닌 남자들이 많잖아도 적진않네 때됐구나 신랑만나 인연인가 결혼하고 꿀맛같은 신혼시절 …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68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52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2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291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191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곰 세마리에 대한 고찰

댓글 0 | 조회 2,176 | 2012.04.12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엄마 곰은… 날씬하다네… 어디서 관… 더보기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댓글 0 | 조회 2,133 | 2011.11.23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더보기

못난 초보 엄마는 오늘도 운다

댓글 0 | 조회 2,117 | 2011.11.09
“우엉.. 엄마도 죽겠다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어 죽을거 가터.. 엉엉…” 짜증에 겨워서…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097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업!

댓글 0 | 조회 2,027 | 2011.12.14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만든 밥을 삼시 세끼 대령하고, 매일 같이 재미난 곳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데 왜 짜증이 나는 건지 참 … 더보기

정말 일부러 그러는걸까

댓글 0 | 조회 2,007 | 2012.04.24
‘엄마 일나! 엄마 일나!’ 밤새 코가 막혀서 뒤척였으면 좀 더 잘 법도 한데 어김없이 일어날 시간에 눈을 뜨고는 엄마도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더보기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댓글 0 | 조회 1,983 | 2012.06.13
“크아~ 따뜨거워~”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따뜨거워’란 말이 아직 짧은 아들이 &lsqu…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82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1,980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산 넘어 산이로구나

댓글 0 | 조회 1,966 | 2012.05.09
으아아아악! 아들놈이 달려오며 ‘똥, 똥’하고 외치길래 뭔가 싶어 돌아보니 헉… 왠 똥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마루 위에 놓여져… 더보기

쿨하게~ 쿨하게~

댓글 0 | 조회 1,962 | 2011.11.09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 더보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댓글 0 | 조회 1,958 | 2012.02.14
‘퍽! 퍽!!’ ‘아아아아악~~’ 헉. 또 맞았다. 아들의 친구는 얌전하고 조용하던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개월…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908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인간은 진화한다

댓글 0 | 조회 1,892 | 2012.05.23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청 무겁다 했어~’ 쇼핑몰에 놀러 간 김에 마트에서 체중계를 하나 꺼내 들고 아들의 몸무게를 … 더보기

일상 탈출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1,888 | 2012.01.18
드디어 오늘이다. 애들 없이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송년회를 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이다. 한 엄마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이들 떼놓고 만나서 우아하게 칵테일도 마시고…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880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64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57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