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멋쟁이 멋쟁이! (황혼에 피는 아름다운 꽃이어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81] 멋쟁이 멋쟁이! (황혼에 피는 아름다운 꽃이어라)

0 개 2,826 KoreaTimes
  요즈음같이 살벌하고 각박한 세상에 한줄기 밝은 빛으로 모든 사람들 가슴속에 훈훈한 감동을 심어준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

  지난 4월 어느날, 아침 방송 뉴스시간에 고국소식을 알려오는데 뉴질랜드 교민 어느분이 온 재산을 몽땅 카톨릭재단에 헌납하셨다는데 맨 나중 그 주인공의 이름을 들으며 그분이 바로 내 측근의 형님이어서 흥분과 동시에 몸에 전률이 왔다. 세상에 이런일이!....

  불황에 물가오름세에 삶이 힘들다고 야단들이고 새 정부가 들어선 고국 소식도 밝고 산뜻하기 보다는 시끌벅적 요란한 소리만 들려오니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는 현실이 아닌가. 이 어둡고 답답한 시대에 작은 등불 하나로 빛을 내어 희망을 주고 바위틈에서 솟아나온 석간수 한복음으로 목을 축인듯 시원하게 가슴을 적셔준 그 분으로 하여금 주위가 따뜻해졌다.

  이민 사회에선 별 사람들이 다 있다. 고국에서 살 때는 집에 황금송아지 매고 살았다는  사람도 많고 명품백화점만 드나들었다고 자랑하는 부류들은 왜 또 그리도 많은지? 그 형님은 큰 목소리 한번도 안 내고 조용하게 조촐하게만 사셨기에 그렇게 큰 재산을 보유하신 사실조차 알수가 없었다. 영감님 돌아가시고 나자 깔끔하게 주변 정리 하는것도 보통분들과 달라 부러움으로 존경을 했는데 어느날 훌쩍 한국으로 날아가시더니 드디어 큰일을 해낸 것이다. 어쩔수 없는 순리로 젊은이들 속에 기대어 공연스레 미안해서 숨죽이고 살게되는게 노후의 인생이거늘, 갑자기 우리 노인들 위상이 돋보여지는것 같아 더부러 힘이 생기고 어깨가 으쓱해진다.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세대였다. 6.25 동난에 모든걸 잃기도 했고 전후의 어지러운 혼돈속에서 살아내기가 바빠 지금 젊은이들처럼 사치라던가 호사같은것은 생각도 못하고 오직 알뜰하나로 버티어냈다. 그분인들 무엇이 다를까. 조상의 재산을 물려 받은것도 그렇다고 남편이 남긴것도 아닌 오직 혼자의 힘으로, 거기다가 어려운 조카들 뒷바라지까지 하며 헤프게 안쓰고 차곡차곡 모았던 큰 덩치의 재산을 사회에 몽땅 헌납하고 빈 손 털고 홀연히 돌아 오셨다. 노후에 과수원 일구며 살련다고 마련했던 싯가 십억에 가까운 네 필지의 산을 가볍게 희사하고 오신것이다. “세상에 나왔다가 사람의 이름값은 하고 가야지” 멋지다 너무도 훌륭하고 멋지다. 그 어느때보다 화사하고 행복해 보이는 그 분의 얼굴 표정은 그 아무도 흉내 낼수도 따라 할 수도 없는 특별한 것이었다. 그런 큰 일을 해 낸 분만의 독특한 것이었기에 그 잔잔한 미소까지 남달라 보였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그 형님이 그렇게 멋있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오신 분이었음을 몰라 뵌게 너무 송구스럽다. “이제 내 맘이 얼마나 편한지 몰라” 누군가 나 하는일에 방해를 놓을 것 같아 노심초사했는데 잘 끝나서 다행이라며 마치 큰 짐을 벗어 놓은 듯 홀가분해 하신다. 긴 세월 스스로 다짐하고 준비했다가 마침내 이룩해 내고야 만 너무나 큰 기쁨때문이리라.

  내것 많이 만들려고 사기다. 부정이다 사회를 어지럽히고 더럽히는 금전 만능의 시대에 역행을 자행함으로 귀감을 보여준 분은 보람으로 꽉 찬 여생이 아마 두고 온 산보다 더 큰 몫으로 마움속을 채워드릴 것이라 믿는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도 있지만 어떻게 벌었는지 돈을 뭐 같이 쓰는 사람들도 많다. 하룻밤 술값으로 몇천만원을 쓴다는 별천지의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카지노의 노예가 되어 돈다발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이다. 부익부 빈익빈 그렇듯 허영과 헐벗음이 한 시대에 섞여 살고 있기에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 때문에 자랑이 되고 불공평의 조화를 이루는게 자본주의일까?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제법한 구실로 쓰이지 못할 때는 아무 가치도 없는 쓰레기일 따름이라고 생각된다. 정당하고 떳떳지 못하게 번 돈이 쓰레기가 되기 십상인걸 자주 본다. 시장에서 콩나물 값 깎는 알뜰 주부들이 집안에 들어오는 도네이션 봉투를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게 보통이다. 돈을 쉽게 물쓰듯 막쓰는 사람들은 그런 일에 오히려 관심조차 안 갖는것 같아 안타깝다. 그것은 무슨 이치일까? 이심 전심으로 어려운 사람들만이 그 아픔을 알 수 있다는 철학때문인가? 돈을 제대로 쓸줄아는 사람은 진짜 멋쟁이다.

  “이제 내가 쓸것이 부족할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돼” 빈 손이 되었다는 약간의 헛증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순수한 그 형님의 마음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와 정이 더해진다. 요란스럽게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미소지으며 진심을 털어놓는 어린애같은 노인. 그 분은 진정 이 시대의 등불이고 우리들 모두의 힘이며 아름다운 영웅이다.

  형님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화이팅-----

‘무지개 시니어 중창단’ 시드니를 흔들다!(Ⅰ)

댓글 0 | 조회 2,077 | 2015.10.29
대체로 좋은 꿈은 빨리 깨어나서 아쉽다. 그리도 기다렸던 3박 4일간의 ‘시드니’ 일정이 어느새 하룻밤의 꿈처럼 아련하게 지나가 버렸다. 다행인 것은 만나는 사람… 더보기

혼자 걷는 밤길은 지금도 무섭다

댓글 0 | 조회 1,837 | 2015.09.23
아홉 살 어린 나이 때, 아버지께서 퇴근 해 집에 오시자마자 부르는 이름. “영아~ 저 아래 내려가서 남가네 막걸리 좀 받아오렴” 아버지는 저녁 반주를 늘 남가네… 더보기

강력한 no! no!.--그리고 sorry!

댓글 0 | 조회 2,206 | 2015.08.27
지금 내 처지에 ‘공’까지 잘 맞기를 바란다면 그건 분명히 지나친 과욕이다. ‘십팔 홀’을 거뜬히 걷기만 해도 그것으로 만족. 감사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골프… 더보기

나의 7월, 생각이 머무는 그 곳에...

댓글 0 | 조회 1,942 | 2015.07.28
참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혀지지가 않는 그 곳. 아니 점점 더 선명하게 떠 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정확하게 55년 전의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각하고 … 더보기

그녀가 떠났다

댓글 0 | 조회 1,683 | 2015.06.24
어느 날. 문득 그 집 쪽으로 시선이 멎었을 때다. 무언가 전과 다른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이 묘한 느낌은 .... 정적이 감돈다고나 할까. 창마다 얌전… 더보기

그 카페

댓글 0 | 조회 1,679 | 2015.05.26
예전에는 혼자서만 쓸 수 있는 호젓한 시간이 참 많이도 아쉬었다. 이젠 남는게 시간밖에 없는데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가 없으니 사람 살아가는 이치가 그런건가… 더보기

‘세익스피어 파크’에서

댓글 0 | 조회 2,406 | 2015.04.30
이민 보따리를 풀고 한참 지나서 처음 나드리 가 본 곳이 ‘쉑스피어 팍’이었다. 벌써 십년도 더 지났지만 처음 느낀 인상 때문인지 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가 … 더보기

감동의 메아리

댓글 0 | 조회 2,021 | 2015.03.25
가끔씩 나른한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어 기쁘다. 아주 오래된 일임에도 그 찐한 감동은 조금도 변함없이 가슴을 파고들어 찌든 삶에 새로운 윤활… 더보기

‘오클랜드’ 구정 명절이 행복하다

댓글 0 | 조회 2,123 | 2015.02.25
고국에선 설 명절 연휴에 무려 78만명이 해외로 빠져나가 차례보다는 해외여행이 우선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인파로 ‘인천공항’이 귀성길 못잖… 더보기

겉모습이 달라도 마음은 하나

댓글 0 | 조회 1,848 | 2015.01.28
어떤 사진이든. 사진은 그 나름대로의 특별함을 담은 하나하나의 영상들이기에 모두가 지나간 추억이 묻어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더욱 특색있는 인상으로 자주 드려다… 더보기

감사합니다

댓글 0 | 조회 1,569 | 2014.12.23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자락에 서서. 지나 온 나날들을 뒤돌아 봅니다. 내게 주어진 일년동안의 과제를 마치고, 추수를 끝낸 느긋한 농부의 마음으로 새해 맞… 더보기

(꽁트) 큰 소리로 노래하리라

댓글 0 | 조회 2,077 | 2014.11.25
태어나서 육십여년 긴 세월을 살았던 땅. 조상의 뼈가묻힌 조국을 뒤로하고 신천지 뉴질랜드에 온 것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고 삶의 질을 높여 살고싶은. 그들 자… 더보기

라일락꽃 향기 속에서

댓글 0 | 조회 2,067 | 2014.10.30
아! 그렇지 ‘라일락꽃’ 향기. 너무 반갑다. 잊고 사는 동안에도 어김없이 제 철을 알리는 그 향기를 어찌 기억 못할까? 높다란 철제 휀스위에 탐스럽게 매달린 연… 더보기

추억속의 아버지 그리고 갈대와 나

댓글 0 | 조회 1,556 | 2014.09.23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집을 나설 때의 일탈감은 늘 새로워 설레이게 마련이다. 안 가겠다고 버티던 고집은 어디에다 숨겨 버렸을까?.. 그 곳을 지날 때는 항상 반겨… 더보기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댓글 0 | 조회 1,476 | 2014.08.27
오늘은 예순 아홉번 째로 맞는 ‘광복절(光復節)’ 입니다. 여기는 지금 한겨울, 팔월의 칼바람속을 산뜻하게 때묻지 않은 새 ‘태극기’가 하늘을 향해 팔랑거리며 올… 더보기

오늘

댓글 0 | 조회 2,242 | 2014.07.22
‘오늘’이란 날은 당일을 말 함이지만 삶의 여생(餘生)중에 가장 젊은 날 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일을 바라보는 미래의 시발점으로 첫 걸음을 하는 날이기에 어제… 더보기

노(老)제자와 여(女)스승

댓글 0 | 조회 1,636 | 2014.06.25
잔인한 달. 사 월은 갔지만 끝없이 어둡고 답답한 오월의 나날들도 속절없이 흘러 흘러가고 있다. 상큼하게 가슴 뻥 뚫리는 그 무슨일은 없을까? 고국은 물론이지만 … 더보기

추모사

댓글 0 | 조회 1,639 | 2014.05.13
그들은 이제 겨우 열 일곱살. 싱싱한 나무에 곱게 부풀은 꽃봉오리었습니다. 하지만 그 꽃봉오리들은 활짝 피워 보지도 못한채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버렸습니다. 즐거이… 더보기

주부(主婦) 실종시대

댓글 0 | 조회 2,872 | 2014.04.24
정신없이 흐려지는 시각을 거역이라도 하듯. 사물을 보고 느끼는 진정성은 더더욱 뚜렷해 지고 있으니 이것이 늙어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리라. 늘상 보던 주변의 물… 더보기

꽁트 한마당(공선생의 하루)

댓글 0 | 조회 2,393 | 2014.03.26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볕이 눈이 시리도록 밝고 화창한 날이었다. 할 일 없는 ‘공명수’씨는 흔들 의자에 기대앉아 가볍게 눈을 감았다. “공선생님은 아직도 젊으셔요 … 더보기

기쁜 우리 날 ‘경로잔치’

댓글 0 | 조회 2,053 | 2014.02.25
여느 날과 다를바 없는 이웃들은 마냥 조용하기만 한데 혼자서만 들떠서 설레는 자신이 철부지 아이같아 웃습다. 오늘은 우리 세속 명절. ‘설날 경로 잔치’가 있는 … 더보기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1,391 | 2014.01.30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낯선 길을 걷고 있었다. 옆에 동행하던 누군가 가 분명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혼자가 되어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같이했던 사람은 누구이며… 더보기

피붙이의 힘

댓글 0 | 조회 2,568 | 2013.12.24
불을 끄고 마악 첫잠이 들려는 찰나. 어둠의 정적을 깨고 갑자기 전화 벨소리가 무섭게 울려댄다. (이 밤에 누구야 오늘밤 잠은 다 틀렸네) 보통의 상식을 깬 이런… 더보기

그렇게 산다. 우리는 지금...

댓글 0 | 조회 1,982 | 2013.11.26
옆집의 ‘베티’ 할머니가 휠체어로 외출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안쓰럽다. 세상을 넓게만 살려는 듯 마냥 뚱보가 될 때부터 불안했다. 언… 더보기

빨간 송편

댓글 0 | 조회 2,267 | 2013.10.23
품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매서워 아직도 나는 겨울을 살고있는데 엊그제까지만 해도 시커멓게 검던 묵은 나무가지에 분홍 벗꽃이 화사하다. 끊임없이 질척거리던 날씨.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