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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ry Birds

김영나 4 1,725 2012.04.24 09:53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칭송하였다. 한국이 정적으로 묘사돼 못마땅해 하는 이도 있지만, 떠오르는 해처럼 동방의 밝은 빛이 되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더없이 감동스러운 시구다.

지구 동방에 한국이 있다면, 북방에는 핀란드가 있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쭉쭉 뻗은 전나무 숲과 눈, 산타의 고향, 자일리톨 껌, 노키아 등이다. 그러나 핀란드를 ‘북방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핀란드는 공공 도서관 장서수, 국가 경쟁력, 교육 경쟁력, 학업 성취도, 반부패지수, 번영지수 세계 1위다. 우등생의 집안엔 우등생을 키워낸 키워드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핀란드가 누구나 부러워하는 우등국가가 된 바탕에는 ‘복지’라는 안락한 둥지가 잘 마련되어 있다. 아이를 낳으면 육아 용품이 지급되고, 양육 수당, 출산 휴가, 탁아 서비스를 눈치 안보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학교는 무료급식이다. 원한다면 대학 박사 과정까지 무료다. 내각의 절반 이상이 여성 각료로 이루어져 있어 여성의 입장에서 섬세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 때문에 핀란드는, 모든 국가가 고민하고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사회의 화두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국가로 벤치마킹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핀란드가 100% 모든 국민들을 만족시키는 유토피아는 아니다. 핀란드도 인종(스웨덴, 러시아, 원주민) 문제와 언어 등 여러 사회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핀란드는 자일리톨 껌이 입안의 박테리아를 모두 사멸시키 듯이 여러 사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저작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등 따습고 배부른 둥지가 마련되어 있으니 아무런 걱정없이 새처럼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고할 수 있어서일까? 핀란드는 또 한 번 대박을 터뜨렸다. 핀란드의 Rovio사에서 개발한 ‘Angry Birds’가 스마트 폰에 둥지를 틀면서 세계인의 열광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것.

새는 왜 화가 났을까? 알을 낳아서 소중히 품고 있는데, 돼지들이 몰래 알을 훔쳐서 삶아먹고 구워먹은 것이다. 화가 난 새들은 새 총에 자신의 몸을 실어 총알이 된 채 날아가 돼지들을 쳐부순다. 게임 초반 스테이지는 간단하다. 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집에 돼지가 있어서 폭격기처럼 날아간 새는 쉽게 돼지 집을 부순다. 그러나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차 돼지 집은 철옹성이 되어간다. 나무 위에 돌, 돌 위에 얼음으로 이중 삼중으로 벽을 치고 돼지는 낄낄거리면서 앉아 있다. 그래서 새들은 강해지고 협동해야 한다. ‘Angry Birds’의 아이콘 빨간새는 앞장 서고 노란새는 나무를 격파한다. 검은새는 폭탄처럼 힘이 세서 돌집을 공략하고 흰새는 날아가면서 알 폭탄을 투하한다. 나무와 돌과 얼음 집에 들어 앉은 적, 돼지를 없애려면 빨간새와 노란새, 검은새가 협동 작전을 펼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줘야 한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힘들이 효율적으로 전략을 세워 협력해야 문제를 타파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그런데 각각의 새가 저 잘났다고 아무렇게나 날아가서 돼지를 잡겠다고 나섰다가는 ‘Level Failed’가 된다. 나도 주의를 덜 기울이고 다른 새들의 역할을 생각하지 않고 새총에서 몸을 날렸다가 낄낄거리며 비웃는 돼지의 기분 나쁜 웃음 소리를 여러 번 들어야 했다.

한국에서는 4월 11일 총선 전, 안철수교수와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 등이 앵그리버드를 이용해서 선거 운동을 펼쳤다. 부당한 현실에 분노하고 눈을 부릅뜨고 분연히 일어나라, 혹은  ‘화난 새’의 인기에 힘입어 표심을 얻자는 심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화난 마음을 잠재울 정책은 부실했다.

스마트 폰 버전의 게임에서 시작해서 단편 애니메이션 연작이 제작되고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지평이 확대되면서 온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Angry Birds’. 위세는 전 세계 휴대 전화 점유율 40%를 달성했던 노키아의 기세를 꺾을 전망이다. 아니, 이미 꺾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뭔지 모르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분노 보따리를 하나씩은 품고 있으니 어찌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얼마 전, 오클랜드의 일흔 넘으신 지인이 교통 위반 딱지를 떼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주택에서 연금을 받아 겨우겨우 살아가는 선배는 1백불이 넘는 벌금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핀란드에서는 벌금도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이는 100불을 내더라도, 그보다 소득이 90%나 적은 이는 10불만 내면 된다는 것.

요즘 OECD 국가들의 화두는 단연 ‘복지’다. 서민들은 단돈 100불에도 ‘Angry Birds’가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진정성 있고 세심한 복지 정책이 절실하다. ‘Angry Birds’에서 배워야 할 덕목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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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youngluv
와우~ 게임을 전혀하지 않는 제가 배울 점이 참 많군요... 이제 총선에 이어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angry birds 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사뭇 궁금합니다. ^^
kiwihoney
복지를 마다할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복지 때문에 유명한
유럽국가들이 국가부도로 자국들은 물론 세계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청년실업으로 청년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지만, 유럽은 더욱 심해서
그들에게는 한국은 청년들에게 취업천국이라고 한다네요.

우리 나이들은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복지라는 달콤한 말로 게으르고 나태함
을 가르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여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고 베푸는 사람이
훌륭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임을 가르쳐야 하지않나 생각합니다.
ygna7
youngluv님 안녕하세요?
kiwihoney님! 말씀 맞아요. 그러나 복지를 잘하는 것이 곧 나라 망한다라는 등식은 잘못된 것이죠. 참고로 OECD 국가의 복지 예산이 평균 24%, 한국은 6%, 뉴질랜드는 40%에 이르네요. 뉴질랜드는 아시아인들이 일해서 다른 게으른 이들 먹여 살리죠.
kiwihoney
복지를 잘하는 것이 곧 나라망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면, 역사적으로 부유했던 유럽국가들도
부도가 난다는 말이지요. 그러니, 좀 잘 살게 된것이 불과 얼마안되는
대한민국같은 나라는, 그것도 남북한이 막대한 국방비를 감당해야하는
처지에서는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뉴질랜드도 50년대 초반에는 국민소득 세계2위였지만, 경제운영은 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어서 베니핏에 중독된 인구가 너무 많고, 작은인구로 시장이
협소하여 경제발전은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넓은 땅이 있기에 먹고 살기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대한민국은 후손들에게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하여
복지의 달콤함 보다는 열심히 노력하여 얻게되는 성공의 쾌감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습니다.  남한의 땅면적은 뉴질랜드의 반도 되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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