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Ⅳ)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83]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Ⅳ)

1 2,247 KoreaTimes
  2년 전, 오클랜드 사이먼 스트리트의 한 건물에 큰 입간판이 걸렸다. 벌거벗은 여자가 무릎과 팔을 이용 네 다리로 서 있고 유방에는 유착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여자의 엉덩이에 'GE'라는 글자가 낙인처럼 찍혔다. 잘 만들어진 광고라고는 볼 수 없었다. 본래 목적보다는 젊은 여자의 나체가 우위를 점했다. 눈썰미 있는 이들만이 'GE'를 놓치지 않았다. 그 무렵 'GE free' 시위대가 오클랜드 시내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뉴질랜드는 GMO 대신 GE(Genetic Engineering)라는 말을 사용한다.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되도록 버려야 한다. 그러나 또 내겐 절대로 내버리고 싶지 않은 대쪽 같은 고정관념이 있다. '뉴질랜드는 100% pure하다'가 그것. 나라를 평가하는 덕목들을 인간 유전자 지도인 '게놈'처럼 배열해 놓는다면 뉴질랜드의 유전자는 '절대 순수' 바로 그것이었다. 뉴질랜드는 핵과 GE 식품 등이 없는 청정지역, 이상향이며, 뉴질랜드의 유전자에는 그런 인류의 꿈 기록이 빠짐없이 기록되고 구축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구가 멸망해 가더라도 뉴질랜드는 최후의 보루로 남으리라! 나는 쓸쓸해 하며 통탄한다. 그 꿈은 오해였다!!!

  크라이스트 처치 남서쪽 Lincoln facility의 2.5헥타르에서 'The GE Allium Seed'에 대한 실험이 수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AlliumSeed는 양파, 마늘, 파, 리크 등으로 미국의  Monsanto와 Seminis(멕시코 종자 회사, 2005년 몬산토에 인수 합병) 등의 다국적 회사에서 종자가 수입되고 있는 것.

  십자꽃과 식물인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등도 실험 대상이다. GE free NewZealand in food and environment(이하 GE free NZ)와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과 과학적 근거들은 모두 무시되고 있다. 실험 공간 안에서 수정을 마치고 수정에 사용된 곤충도 모두 죽이므로 안전하다는 것. GE free NZ의 대변인 클레어 블리클리는 GE food로 식탁이 오염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항변한다.

  "모든 염려와 걱정, 의견들이 무시되고 있어요. ERMA (Environmental Risk Management Authority)는 사람들이 이 일에 더 이상 관심갖지 않기를 바라고 있죠. GE가 안전하지 않다는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있는 데도. 소 귀에 경읽기지요."

  그녀는 또 "수백만 달러의 돈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강탈(rape of human rights)하고, 위험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해야 할 ERMA가 위험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GE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성토했다. 놀랍지 않은가? 'ERMA와 뉴질랜드 정부' 대 '한국 농림부와 한국 정부'가 판박이라니! 마이클 무어 감독의 'SICKO'에 나왔던 대사처럼 권력자들의 생각은 같은가!

  "교육받고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국민은 휘어잡기 어렵다. 사람들은 배워도 안되고 건강해도 안되고 사기충전해도 안 된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다"

  하는 수 없다. 소비자로서의 권리, 음식의 소중함, 생명과 지구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우리 개개인이, 특히 주부들이 나서는 수 밖에.

  www.gefreefood.org.nz 사이트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식품 1199 품목에 대한 GE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잠깐 살펴보자.

※ May Contain GE(붉은색); NescafeCoffees/Milo/SaraLee Products/Mother Earth Break fruit Bars/Bluebird Chips/Health plus chips  등.

※ Changing(주황색-GE 원료를 점차 감소시키고 있는 식품); CitrusTree Juices/Just Juice/Keri Juice/Anchor butter/Calci kids/Inghams Chicken 등.

※ Non-GE(초록색); Anchor fresh Dairy Products/So Good SoyMilk/TegelChicken/DilmahTea/ArnottsCrackers&Biscuits/ Bioitalia Olive oil 등.


  'health-'’나 'mother earth-'에 뒤퉁수를 얻어맞았다.웰빙 기름이라고 속고 있는 canola(유채)유도 대부분 캐나다산. 캐나다는 유채 재배 면적의 80%가 GM이다. 지난 해 12월 발간된 '뉴질랜드 한인사'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뉴질랜드 교민의 대부분은 한식을 선호하고 있다. 순 한식 13%,한식 위주 47%, 한식 기타 반반이 38%였다. 보글보글 된장찌개라도 먹으면서 이국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려면 GM 콩이 주 원료인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드는 기업에도 압력을 넣어야 한다.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 놓고 하모니카도 불고, 대궁에 막대를 꽂아 등긁게도 만들던 내 기억 속 풍경들이 사라져간다. 콩을 너무 좋아해 '콩새'라는 별명이 붙었던 나의 어린 시절, 볶은 콩을 주머니에 한 줌 넣고 다니며 오물오물 먹던 고소한 기억들도---. 이제 음식은 더 이상 사랑, 정성, 그리움, 추억을 엮어 낼 수 없다. 클레어 블리클리가 사용한 'rape'가 '강탈, 약탈'보다는 '강간'에 더 가깝지 아니한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터전, 존귀하게 존속해야 할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쌔엠
항상 입히시고 먹이시는 은혜만

감사합니다.

그 여자의 식탁

댓글 2 | 조회 2,804 | 2008.11.11
여행의 백미는 그 지역의 별미 음식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나는 여행의 추억이 혀에 남아 있다가 주체할 수 없는 감흥으로 가끔 되살아 난다. 북경 천안문 광장 앞… 더보기

희망의 이유

댓글 0 | 조회 2,709 | 2008.10.30
침팬지의 어머니라 불리는 제인 구달(Jane Goodall)박사가 지난 18일 웰링턴 동물원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17일, TV3의 앵커맨 Campbe… 더보기

누드 비치

댓글 0 | 조회 6,653 | 2008.10.15
우리 동네 과일 가게에서, 적당히 잘 익은 키위를 고르느라 손으로 살짝 키위를 잡았다 놓았다 하던 무심한 순간이어서 그랬을까. 나는 간이 떨어질 정도로 놀랐다. … 더보기

WETA를 아십니까?

댓글 0 | 조회 2,971 | 2008.09.23
만약, 만약에 말이다. 60억이 넘는 지구인이 한 사람도 남지 않고 사라진다고 가정해 보자. 지구가 떠돌이 행성과 박치기를 해 한 순간에 공중분해 되거나, 지진이… 더보기

어깨 힘 좀 빼시죠 ? - 베이징 올림픽 유감

댓글 0 | 조회 2,644 | 2008.09.10
베이징 올림픽 기간 내내 행복하셨는지? 자유, 평등, 선의의 경쟁이 만들어 내는 명승부와 진기록, 숨겨진 이야기들에 박수 치며 감동하고 눈물 흘렸는지? 나는 불편… 더보기

얼어죽을 놈의 낭만!? - 2. 소라, 동백, 고구마

댓글 0 | 조회 3,751 | 2008.08.27
가스 히터가 피식피식 푸헬헬 소리를 내다가 꺼져 버렸다. 하필 억수로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밤이었다.가난한 잡가(작가 아님)는 손, 발, 코가 시려… 더보기

얼어죽을 놈의 낭만!? - 1. 겨울비

댓글 0 | 조회 2,874 | 2008.08.13
하늘에 해가 있기나 한 것인가. 이번 겨울은 참으로 수상하다. 비가 두어 달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린다. 주택가 곳곳이 침수되어 대피 소동을 벌이고 폭풍우에 쓰… 더보기

[385]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 Ⅱ

댓글 0 | 조회 2,209 | 2008.07.22
어떤 여자가 먹을 것을 훔치다가 걸렸다. 경찰이 여자 차의 트렁크를 열었다. 바나나, 빵, 야채 등이 박스 가득 담겨 있었다. 돈으로 따지면 3, 40불어치나 될… 더보기

[384]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 Ⅰ

댓글 0 | 조회 2,670 | 2008.07.08
범죄란 '사회의 질병'이다. 질병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병이 발생했다면 주저없이 완치시키고, 아예 질병이 얼씬 못하도록 체질과 환경을 … 더보기

현재 [383]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Ⅳ)

댓글 1 | 조회 2,248 | 2008.06.23
2년 전, 오클랜드 사이먼 스트리트의 한 건물에 큰 입간판이 걸렸다. 벌거벗은 여자가 무릎과 팔을 이용 네 다리로 서 있고 유방에는 유착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여… 더보기

[382]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Ⅲ)

댓글 0 | 조회 2,328 | 2008.06.10
세계 제3차 대전은 식량 전쟁이다. 대한민국은 그 전쟁 중에 이미 핵폭탄을 두어 방 맞았다. 미국산 쇠고기로 한방 맞고, 5월 1일, 미국산 유전자 변형(GM)옥… 더보기

[381]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Ⅱ)

댓글 0 | 조회 2,590 | 2008.05.27
미식 축구 선수였던O.J.Simson은 94년, 전처와 그녀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지문, 혈흔, DNA, 발자국, 모발 등 CSI 수사의 모… 더보기

[380]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Ⅰ)

댓글 1 | 조회 2,109 | 2008.05.13
내 아들의 유아 시절, 입이 짧아 2Kg 정도 체중 미달이었다. 나는 아들과 무던히도 머리싸움을 했다. 사과, 귤 주스를 만들어 우유병에 넣고 빨게 하다가 슬쩍 … 더보기

[379] 샴 트윈(Siamese Twin)의 비극

댓글 0 | 조회 2,499 | 2008.04.22
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한 20년쯤이나 되었을까, 나는 신문을 읽다가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충격에 빠졌다. 1811년, 당시 태국의 이름은 '샴(sia… 더보기

[378] 타마릴로가 익는 계절

댓글 0 | 조회 2,780 | 2008.08.13
수년 전 집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고 다닐 때였다. Open home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어느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마당 한쪽에 붉은 열매를 조랑조랑 매달고 있… 더보기

[377] 나는 걷는다

댓글 1 | 조회 2,373 | 2008.03.26
기차가 얼마나 게으름을 피웠던지,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이고 들고 앞장섰고, 나는 무섬증에 솜털이 보소송 일어나서 그 뒤를 … 더보기

[376] Sparkling과 100% Pure

댓글 1 | 조회 2,314 | 2008.03.11
한국 관광 홍보 영상 '코리아 스파클링'이 1월 31일, 세계 3대 영상제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양방언씨의 모던 한 가야금 연주에 전통과 현대… 더보기

[375] 성형 부작용

댓글 0 | 조회 2,303 | 2008.02.26
오랜만에 통화를 하게 된 P씨, 그녀는 얼굴에 팩이라도 붙인 듯 웅얼웅얼거린다. "일주일 됐어, 수술한지." "아이고, 조막만한 얼굴에 칼 댈 때가 어딨다고?" … 더보기

[374] 남 섬에서 만난 세 남자

댓글 0 | 조회 2,378 | 2008.08.13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머리카락, 호방한 웃음, 그가 오른 산 만큼이나 우뚝한 콧날---뉴질랜드 지폐 5달러짜리에 인쇄된 남자, 에드먼드 힐러리경이다. 그는 1953… 더보기

[373] 무진기행(霧津紀行)

댓글 0 | 조회 2,394 | 2008.01.30
무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Ⅰ. 스무살 무렵,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만났다. 주인공 윤희중, 그는 산업화가 막 시작된 1960년대의 전형적 인물이다. … 더보기

[372] 꽃들에게 물어 봐

댓글 0 | 조회 2,149 | 2008.01.15
요즘 나는 어쩔 줄 모르겠다. 사방에서 나를 향해 프로포즈를 하는 바람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는 말이다. 내 집 정원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고흐의 팔레트'다. … 더보기

[371] 우연(偶然)의 선물

댓글 0 | 조회 2,198 | 2007.12.20
12월이 되면 나는 두렵습니다. 엊그제 1월이 시작됐는데 벌써 12월이라니---. 나는 어린 시절 심부름을 가다가 돈을 잃어버려 망연자실 할 때처럼 당황스럽습니다… 더보기

[370] 영혼의 지팡이(Ⅱ)-Secret Sunshine을 보다

댓글 0 | 조회 2,064 | 2007.12.11
며칠 전 도마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었다. 나는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둘둘 감았다. 다정한 이들은 내 손가락을 보고 틀림없이 위로의 말을 건넨다. “어머! 다치셨… 더보기

[369] 영혼의 지팡이(Ⅰ)-마두금 연주를 듣다

댓글 0 | 조회 2,453 | 2007.11.27
거짓말처럼, 어미 낙타의 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아기 낙타를 품에 들이고 젖을 물렸다. 며칠 전, 어미 낙타는 새끼를 낳았었다. 오랜 시… 더보기

[368] 하버브리지

댓글 0 | 조회 2,342 | 2007.11.12
오클랜드 하버브리지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06 베카 엔지니어링의 보고서는 클립온(바깥 상하행 2개 차선)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Transit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