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39]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1 3,504 KoreaTimes
  효도 중 으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 어머니는 나의 사춘기 시절부터 “제때제때 연애해서 결혼해 주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세뇌 때문인지 4남매 중 세 명은 30세를 넘기지 않고 모두 결혼을 했다. 결혼은 인생의 도도한 흐름이자 당연히 해야 하는 수순이었다.하지만 막내 여동생은 아직 독신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독신남녀들이 너무 그득하다. 이곳 뉴질랜드의 한인 싱글족도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싱글족의 증가-돌아온 싱글까지 포함해서-로 인한 인구 감소이다. 이제 결혼은‘효도’차원이 아니라 ‘애국애족’하는 거국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2005년 7월 통계에 의하면 가임여성 한 명당 자녀수는 1.19명으로 세계 평균 2.65, 선진국 1.56에 크게 못미친다. 더욱 비관적인 일은 기혼 여성 3천명 중 아이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23.4%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2800년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완전 소멸한다. 중국과 인도가 10억이 훨씬 넘는, 통계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거대 인구로 지구상에 위용을 과시하고 있을 때 우리는 먼지처럼 없어져 버린다. 순전히‘종족보존'을 못해서……. 오죽하면 모 대학의 교수는 주례를 부탁하러 오는 제자들에게 ‘아이 셋을 낳겠다'는 각서를 받고서야 응해준다고 한다.

  아직 결혼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미혼(未婚)이란 말 대신 비혼(非婚) 이란 말로 단호히 결혼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들은 주로 여성들이다. 남자들은 터프하고 능력있는 누나 같은 여자들에게 확 잡히길 희망한다. 옛날엔 3대 거짓말이 장삿꾼의 믿지고 판다, 노인의 빨리 죽어야지, 처녀의 시집 안간다 였다. 지금 그녀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선진국 여성보다도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은 분명 여성 개인들의 ‘자아찾기'에 사회적인 문제가 더해진 것이다. 기업은 싱글족들을 상대로 마켓팅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인구증가정책에 앞장서야 한다. 생산과 소비를 담당할 2세들이 소멸해 간다면 기업체도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때이다.
  
  미혼(single), 경제적여유(affluent), 자기일에 성공적인(successful), 멋스럽고(stylish), 젊은(young)‘쌔씨(sassy)’족들은 영원히 돈과 젊음과 능력을 향유할 수 있을까?특히‘자기 인생을 자기 맘대로 사는' 개인의 행복 추구권이 최고의 가치일까?

  수년 전 중국을 여행할 때였다. 베이징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던 여자 후배가 가이드를 해주었다. 그녀는 만리장성을 걸으면서 자신의 사랑얘기를 들려주었는데…….

  후배의 사랑은 진시왕의 지하 무덤에서 발견된 팔척장신의 병사처럼 잘생긴 위그르족 청년이었다. 중국은 50여개의 소수 민족이 중앙정부의 ‘하나된 중국’정책에 편입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자위책을 강구하고 있다. 위그르족 청년은 위그르족 처녀와 결혼해 종족을 늘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후배와의 사랑도 결혼도 모두 폐기처분했다. 우리들의 사랑이야기가 카페를 전전하는 멜로 드라마라면 후배의 사랑이야기는 말을 타고 대륙을 달리며 세계사를 재편성하는 대하 드라마였다. 스케일과 각오면에서 우린 이기적이고 편협하고 나약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대한민국의 여자들이‘결혼은 미친 짓'이라며‘화려한 싱글'을 꿈꾸고 있을 때, 그러한 조짐이 먼저 시작됐던 영국에서는 ‘풍선 남자친구'가 출시되었다. 지난 7월, 독신 여성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면서 운전할 때 옆에 두면 든든한 ‘버디 온 디맨드(Buddy On Demand)'가 여성 전용 자동차 보험사에서 개발된 것이다. 여성들의 82%는 운전시 조수석에 누군가가 타고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데…….

  평상시에는 장갑 크기만 하다가 스위치를 누르면 건장한 남자처럼 부풀어 오른다. 얼굴은 네모이며…, 차마 말로 못하겠다. 혹 담뱃불이라도 닿으면 뻥 터져버릴 친구다. 외롭고 불안정하고 애정결핍에 시달리면서 싱글을 고집하는 여자들에게‘It's raining men'의 노래처럼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으면 좋겠다.

  우직한 머슴 같은, 말 잘 듣는, 섹시한, 필이 확 오는, 얼짱몸짱인, 돈 많은, 갓잡은 생선처럼 싱싱한 남자들이…, 그러면 ‘그녀들'은 지붕을 뜯어내고 침대에 누워 남자들의 비에 흠뻑 젖을텐데…….
쌔엠
결혼은 세상과 함께 생겨났습니다.

원초 보다 태초라는 단어가 어울림직합니다.

어디로 가나?

댓글 5 | 조회 7,997 | 2010.04.28
조그만 음식점을 운영하던 K씨가 오클랜드를 떠났다. 비싼 가게세를 내면서도 근근이 버텨오던 음식점은 지난 해부터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개점 휴업 … 더보기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댓글 5 | 조회 7,581 | 2010.09.20
사랑은, 결혼은 뭐하러 하나? 뉴질랜드, 한국 불문하고 집집마다 절벽 위 소나무처럼 독야청청 늙어가는 아들 딸들이 있다. 그네들은 사랑과 결혼이 두렵다고 한다. … 더보기

누드 비치

댓글 0 | 조회 6,658 | 2008.10.15
우리 동네 과일 가게에서, 적당히 잘 익은 키위를 고르느라 손으로 살짝 키위를 잡았다 놓았다 하던 무심한 순간이어서 그랬을까. 나는 간이 떨어질 정도로 놀랐다. … 더보기

재외 국민 보호법이 시급하다

댓글 2 | 조회 6,281 | 2010.04.13
대한민국 정부가 재외 동포들에게 참정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뉴질랜드 한인 언론 매체들은 벌써부터, 투표 방법에 대한 안내문을 게재하고 있다. 1천만에 육박하는 전… 더보기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댓글 30 | 조회 6,095 | 2010.09.28
나의 꿈을 얘기하겠습니다. 침대 칸이 있는 대륙 횡단 열차를 타고 긴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몇 날 며칠, 기차는 벌판을 달리고 풍경은 끝없이 물러나고 시작되고… 더보기

12월엔 퀸 스트리트에 가야 한다

댓글 5 | 조회 5,567 | 2011.12.13
산타와의 슬픈 추억 한 토막을 얘기하겠다. 해마다 12월이면 퀸 스트리트 W 건물 벽에 산타가 나타났다. 산타는 윙크도 하고 손가락도 까딱거리면서, 오가는 사람들… 더보기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다

댓글 5 | 조회 4,655 | 2012.08.14
지난 일요일, 3백여 개의 식탁이 차려진 곳에 초대받았습니다. 오클랜드 Food Show가 열리는 Greenlane ASB Showgrounds였지요. Food … 더보기

세종대왕과 사무라이

댓글 3 | 조회 4,651 | 2012.03.13
2년 전쯤 한국에 갔을 때, 가수 ‘비’ 주연의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닌자는 원래 암살이나 독살을 담당… 더보기

김밥과 Sushi

댓글 7 | 조회 4,507 | 2009.05.12
9년 전, 시내 아파트에 살고 있을 때 다운타운 쇼핑 센터는 나의 산책 코스였다. 쇼핑센터 일층 뒤쪽에는 스시 집이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날 때면 항상 해물과 생… 더보기

회전 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댓글 2 | 조회 4,117 | 2010.08.24
오클랜드의 지인이 내게 하소연했다. 그녀와 나는 1남 3녀 중 장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르다면 그녀의 1남은 동생이고 나의 1남은 오빠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더보기

혹등 고래의 세레나데

댓글 2 | 조회 3,962 | 2010.03.10
<유튜브 동영상 'Migaloo the White Whale Speaks' 2010년 3월 2일 캡쳐 화면> 합리적이고 친절하며, 결점 없는 이미지로 … 더보기

누드 쇼라도 할까요?

댓글 3 | 조회 3,960 | 2010.06.09
미국발 서브 프라임 사건에 이어 유럽발 금융 위기로 지구촌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5월 6일,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실업률은… 더보기

옛날 남자 친구

댓글 2 | 조회 3,956 | 2010.08.10
나의 20대는 박스 안에 갇혀 있었다. 짐 정리를 하다가 나는 곰팡내 나는 눅눅한 박스 안에 들어 있던 나를 끄집어냈다. 뭐라고 되지도 않는 말들을 씨부려 놓은 … 더보기

죽기(훨씬) 전에 꼭 해야 할 일

댓글 2 | 조회 3,943 | 2012.08.29
옛날에는 사형수가 교수형을 당할 때 물통, 그러니까 bucket 위에 올라서면 목에 오랏줄을 걸었다고 합니다. 물통을 발로 차기만 하면 사형이 집행되는 것이지요.… 더보기

농자 천하지대본야 (農者 天下之大本也)

댓글 2 | 조회 3,879 | 2011.08.23
토마토 농사를 짓는 지인이 요즘 ‘미치겠다고’한다. 토마토 값이 십 수년 만에 최고로 뛰어서 도매값이 1Kg당 8불이 넘는다고. 조랑조랑 매달려 빨갛게 익어가는 … 더보기

얼어죽을 놈의 낭만!? - 2. 소라, 동백, 고구마

댓글 0 | 조회 3,752 | 2008.08.27
가스 히터가 피식피식 푸헬헬 소리를 내다가 꺼져 버렸다. 하필 억수로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밤이었다.가난한 잡가(작가 아님)는 손, 발, 코가 시려… 더보기

그 저녁이 참 그리웠다

댓글 5 | 조회 3,702 | 2012.06.26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요즘, 뒤통수부터 등 허리까지 으스스하다. 이런 날은 순두부나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먹는 게 최곤데---. 만약 신김치가 있다면 기름을… 더보기

세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댓글 1 | 조회 3,694 | 2010.05.25
결혼식에 초대받았다. 식장은 포도 농원이었다. 오클랜드 남쪽으로 두 시간쯤 달려간 뒤 구불구불 구절양장(九折羊腸)같은 산 길을 20분도 넘게 또 갔다. 이런 곳에… 더보기

화다닥씨의 편지-맛있게 잡수세요!

댓글 6 | 조회 3,694 | 2011.12.23
세월이여, 나는 당신을 ‘화다닥 씨’라고 부르겠어요. 화다닥화다닥 뛰어다니면서 홍안에는 구불구불한 고랑을, 칠흑 같은 머리에는 하얀 서리를,… 더보기

아이티여, 줄을 서라!

댓글 1 | 조회 3,598 | 2010.01.26
앞으로 2년 후, 지구가 멸망한단다. 과학자들은 고대 마야 문명 때부터의 예언이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가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 땅이 쩌-어억 갈라지고 그 구덩… 더보기

Blue Ocean에 뛰어들어라

댓글 1 | 조회 3,582 | 2010.01.12
오클랜드 시내, 골목 모퉁이에 호떡 집이 있다. 그 집에 가면 항상 줄을 서서 호떡이 노릇하게 익어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호떡 집에 불났다’라는 표현이 딱 실감… 더보기

너희가 삼합(三合)을 아느냐

댓글 3 | 조회 3,547 | 2009.09.08
가로등도 가물가물 졸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 밤에 나는 가만히 누워 있다가 침을 꼴깍 삼켰다.‘그 녀석이 참 그립군.’어느 환절기의 밤, 마침 딱 맞게 익어 걸러… 더보기

살아온 1만여일, 살아갈 2만여일

댓글 1 | 조회 3,535 | 2010.05.11
세계 지도 속 한국은 풍만한 가슴에 붙어 있는 젖꼭지만하다. 그나마 온전하면 다행인데 반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손바닥만한 땅을 난 잘 알지 못한다. 몇 년 전… 더보기

현재 [339]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댓글 1 | 조회 3,505 | 2006.08.22
효도 중 으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 어머니는 나의 사춘기 시절부터 “제때제때 연애해서 결혼해 주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더보기

화양연화 (花樣年華)

댓글 3 | 조회 3,315 | 2009.12.08
나는 내 목적지가 어딘지 모른다. 나는 무시로 떠나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수년 전부터 더욱 심해졌다. 세상의 부대낌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이 견디기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