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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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숲 속의 나무처럼

0 개 2,852 NZ코리아포스트
햇빛을 좋아하는 양지 식물이 먼저 숲을 차지하였다. 양지 식물이 그늘지게 해주니까 햇빛을 싫어하는 음지 식물이 들어섰다.

또 음지 식물이 햇빛을 차단해주니까 습지 식물이 자리하였다. 천지 만물이 그러하듯 숲도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도 없는 상생(相生)으로 나 상생의 삶을 산다.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같은 씨앗이 하나는 비옥한 땅에 떨어지고 하나는 척박한 땅에 떨어졌다. 비옥한 땅에 떨어진 씨앗은 수분과 영양분이 많아 뿌리를 길게 뻗지 않아도 되고 영양이 풍부하여 줄기가 통통하게 살지고 잎이 무성하여 뿌리가 빨아올리는 넘치는 수분을 왕성하게 배출한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 떨어진 씨앗은 부족한 수분과 영양분을 조금이라도 많이 빨아올리려고 뿌리를 길게 내리 벋고 잔뿌리를 사방으로 펼쳐 벋는다.

또 줄기를 가늘게 하여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잎도 듬성듬성 달아서 수분을 적게 배출한다.

비옥한 땅에서 행복하다 뽐내지 않고 척박한 땅이라 힘들다고 한탄하지 않는다. 척박한 땅 씨앗이 비옥한 땅 씨앗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각각 주어진 조건에 맞게 최적(最適)의 삶을 그냥 살고 있을 뿐이다.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이 가지에 둥지 틀어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고 부엉이가 나무등걸에 난 구멍에 둥지를 틀어도 나무는 그냥 있다.

새들이 가지에 앉아 한참을 노래하며 쉬어 가도 토끼가 나무등걸에 기대어 낮잠을 자도 그냥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숲 속 식구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몰아치는 비바람을 피하는 피난처가 되어준다.

봄에는 순한 새싹을 틔워 숲 속 식구에게 먹으라고 내어 주고 가을에는 맛있는 열매를 맺어 겨우내 먹을 거리를 숲 속 식구들에게 준다. 모두를 껴안아 포용하고 아무런 바램 없이 그냥 준다.

바람이 휘몰아쳐 가지를 어지러이 뒤흔들어 부러뜨리고 잎을 갈기갈기 찢어 훑어가도, 큰물이 나서 허연 뿌리가 드러나도록 땅을 할퀴어 내려도, 천지를 뒤흔들며 벼락이 내리쳐서 나무등걸을 갈갈이 갈라놓아도 나무는 그냥 있다.

큰물이 져서 뿌리째 떠내려가도, 가뭄에 잎이 말라 타 들어가고 가지와 등걸이 목말라 베베 꼬여도, 칼 같은 눈바람에 잔가지가 얼어붙어도, 산불이 온통 숲을 태워 한 줌의 재가 되어도 나무는 아무것도 탓하지 않는다. 내 맡긴 채로 모두 다 받아들인다. 숲에서 수백 년을 살아 숲 속의 내력을 다 알아도 안다 모른다 없이 그냥 있다.

다람쥐가 쪼르르 가지를 타도, 원숭이가 이 가지 저 가지를 폴짝폴짝 뛰놀아도, 호랑이가 토끼를 덮쳐서 잡아먹어도, 딱따구리가 등걸을 쪼아 벌레 잡아먹어도, 가지에 튼 둥지의 새알을 구렁이가 꿀떡 삼켜도, 벌 나비가 꽃을 옮겨 날며 꿀을 따도, 매미가 빨대를 꽂아 나무진을 빨아먹어도, 개미가 떼로 덤벼 사마귀를 죽여 옮겨도 나무는 이런저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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