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질서가 깨어진 카튬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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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자연의 질서가 깨어진 카튬의 오후

0 개 2,421 NZ코리아포스트
수단의 카튬 기후는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건식 사우나탕을 방불케한다.

47-8도를 오르내리게하는 강열한 태양열은 금방이라도 성냥불만 갖다 되면 온 도시가 타버릴 것만 같다.

다행히 대부분의 근무 시간을 에어컨이 펑펑터지는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보내지만 어쩌다 잠깐 밖을 나가면 내 머리위의 머리카락은 현지인들처럼 꼬불꼬불 볶아질것 같고 노출된 얼굴과 팔등 신체 부위는 뜨거운 벽난로 옆에 들이된 것처럼 피부가 익어가는 듯한 따가움을 느낀다.

수단 카튬의 자연 환경은 지난번 근무한 서부 아프리카 지역과 너무 대조적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시에라레온이나 라이베리아의 시원한 기후와는 다르게 여기는 하루에도 옷을 여러번 갈아 입어야 할 정도로 먼지와 더위로 고생한다.

맥이 풀리고 진이 쫙 빠지는 하루다.

얼른 서둘러 책상위에 흩어진 서류들을 정리하고 무조건 사무실을 빠져나와 특별히 누가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집으로 향했다.

거리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로 붐비고 아파트에서 키우는 “홍”이도 (한국사람들이 기르는 강아지 이름) 꼬리를 흔들며 퇴근하는 나를 반긴다.

모처럼 일찍 퇴근하다보니 오후 시간이 여유롭다.

내가 살고있는 조그만 거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허물어져 가는 흙벽돌 담장과 토마토밭, 그 넘어로 보이는 청나일 (Blue Nike) 그리고 강건너 편에 우둑커니 서있는 돛단배 모양의 현대식 건물들. 강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그냥 멈춰 있는 듯하다. 그냥 네모난 액자속에 들어 있는 한폭의 그림이다.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눈이 의심스러웠다.

갑자기 바깥 모습들이 깜깜한 어둠속으로 사라진것이다.

어찌된 일인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서서 그냥 넋을 잃었다.

어쩔줄을 모르는 당황하는 찰라 창문 밖에서 수십 마리의 참새 떼들이 실내 불빛이 비치는 창문을 향하여 마구 유리창을 두둘기는 소리에 정신을 가다듦을 수 있었다.

순간, 뭉개 구름과 같은 먼지가 쾌쾌한 냄새를 내며 유리창과 출입문 틈새를 통하여 몰려 온다.

영화속의 장면처럼 마치 폐쇄된 개스실에 나를 갇아 놓고 질식시키기 위해 독개스를 투입하는 것 같았다. 정말, 순식간에 어찌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몇분이 지났을까,

당혹스런 어둠이 걷치고 다시 정상이 찾아 왔다.

말로만 듣은 “하붑 (Haboob)”이 불어닥친 것이다. 자연의 현상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예견하는 저 새들도 너무도 순간적으로 일으난 흙. 모래의 폭풍이라 피할수 있는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이 하붑은 사하라 및 수단 사막지역에 불어오는 가장 강열하고 거대한 모래 폭풍을 일컫는데 이 지역에 4월부터 7월사이 자주 흙. 먼지 바람이 불지만 이번처럼 온도시를 캄캄하게 흙색 잿빛으로 덮어 버린 하붑은 36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먼지 폭풍이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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