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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Which Color?

0 개 3,318 한상영

뉴질랜드에 여름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긴 겨울이 지나고 수선화, 튜울립이 피고 지고, 진분홍 카페트처럼 정원 한 편을 뒤 덮은 핑크 아이스라는 이름의 선인장 꽃들이 시들어 갈 때쯤 장미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채화처럼 정원을 물들이는 꽃들과 과일들의 색깔을 보면서 변화하는 계절을 눈으로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또 향기로도 느끼게 하는 것이 뉴질랜드의 자연이다. 특히 솜털 구름이 풍선처럼 두둥실 떠 다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잎사귀들과 꽃들이 산들바람에 흔들릴 때는, 하나님이 손으로 지으신 만물의 아름다움에 감동되어 잠시 호흡을 멈추게 되기도 한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아주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이렇게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다채로운 색들이 한국에서와 뉴질랜드에서는 서로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생명을 상징하는 초록색이 뉴질랜드에서는 질투의 감정을 나타내는 색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You have a Ferrari? I’m __________ with envy!”(너 페라리를 가졌구나! 나는 질투심으로 ___ 색이다.” 앞 문장 빈 칸에 들어갈 단어는 물론 ‘green(초록)’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도 초록색은 생명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질투심을 나타내는 색이 되기도 한다. 또한 성 패트릭의 날(Saint Patrick’s Day)에는 초록색을 몸에 지녀야 된다고 해서 머리핀 이라도 녹색 머리핀을 하는 사람들도 본적이 있다.

서양에서는 파란색은 슬픔을 나타내는 색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4,50대가 넘어선 분들은 ‘Blue, blue, my love is blue…’로 시작되는 ‘Love is Blue’라는 팝송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blue’는 청명한 파란하늘이 주는 즐거움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나타낸다. 그래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슬퍼하는 여성을 보면 ‘She is feeling blue.(그녀는 슬프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는 다쳐서 멍이 들었을 때 ‘black and blue’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파란색은 결혼 할 때 신부가 지녀야 할 것들에도 포함 되는데, 서양에서는 ‘When they get married, the bride should wear something old, something new, something borrowed, and something blue.(결혼할 때, 신부는 오래된 것, 새로운 것, 빌려온 것, 그리고 파란 것을 몸에 지녀야 한다.)’라는 관습이 있어서 어떤 TV 연속극에서 갑자기 감정에 휩싸여서 급하게 결혼하려고 하는 연인들이 파란색 티셔츠를 상점에서 훔쳐다가 입고 결혼식을 올리고는 몰래 다시 가져다 놓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When there is no power(electricity) at night, people say, “There is a black out.”(밤에 전기공급이 끊길 때 사람들은 ‘black out(정전)’이라고 말한다. 또한 ‘The solution is not quite as black and white as you might think.(해결책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쉽지는 않다.)’이라고 말하면 ‘검은 색과 하얀 색을 구별하듯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The solution is not quite as easy as you might think.’의 의미가 된다.
 

‘A lot of red tapes make it difficult to get things done quickly.(많은 규칙과 규정들이 빠르게 일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에서 ‘red tapes’는 규칙과 규정(rules and regulations)들을 의미한다. 또한 빨간 색은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분노, 당황(부끄러운 일을 당했을 때), 응급 상황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뉴질랜드의 중, 고등학교에서는 소설 또는 단편 소설 등을 읽고 그 책의 주제나 중요 사건들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그림(static image)을 그리고 그 그림에 사용된 색들과 형태들을 책의 주제과 관련시켜 설명하는 에세이를 쓰는 것이 교과 과정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들이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의미를 전달해 주는지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뉴질랜더’들의 기본적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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