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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0 개 3,207 김재석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결국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떠나고, 때로는 남들과 경쟁도 한다. 다만 어떤 이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어떤 이들은 사랑하는 이가 멀리서 달려오는 모습을 볼 때 행복을 느끼고, 어떤 이들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 일의 결과가 커다란 성취로 다가올 때 행복을 느끼고, 저마다 행복을 느끼는 조건을 다르게 규정짓고 살고 있다.

TV에서나, 서점에 꽂힌 책들에서나 각종 종교 집회에서 많은 이들은 ‘행복해 지자’고 저마다의 주장을 하고 있다. 성공해야 행복해지니, 성공하자고,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러 이러한 조건들이 필요하니,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자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으니 열심히 노력하자고, 정말 어느 시대보다도 행복에 이르기 위한‘성공학’강의들이 넘치는 세상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모든 것은 다 지나가니 너무 삶에 집착하지 말고, 매 순간순간의 고통이나 기쁨도 그저 무념 무상으로 떠나 보내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 동안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한 국가 수반도 비참한 최후를 맞기도 하고, 영원히 변치 말자던 연인도 배신하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인생 역전을 일으키는 복권에 당첨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니, 삶의 모든 것은 바닷가 바위에 파도로 밀려왔다 포말만 남기고 떠밀려 나가는 바닷물처럼 지나가는 것이니, 너무 아둥거리지 말자고 읊조리는 사람들도 또한 부쩍 늘었다.

과연, 어떤 자세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가?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영국의 철학자이며 저술가인 Bertrand Russell(1872 ~ 1970)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It is important to preserve the golden mean, the balance between effort and resignation in conquering happiness.(행복을 정복하는데 있어서는 노력과 체념 사이의 균형인, 중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Both doctrines have had extreme advocates. (그 두 교리들은 극단적인 옹호자들을 갖고 있다.) The doctrine of resignation has been preached by saints and mystics; the doctrine of effort has been preached by efficiency experts and muscular Christians. (체념의 교리는 성자들과 신비주의자들에 의해 전도되어져 왔고, 반면에 노력의 교리는 능률주의자들과 근육적 기독교도들[*강건한 육체와 쾌활한 정신을 숭상하는 기독교파]에 의해 전도되어 왔다.) Each of these opposing schools has had a part of the truth, but not the whole. (이 두 서로 대립하는 학파들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다 맞는 것은 아니다.)

Happiness is not, except in very rare cases, something that drops into the mouth, like a ripe fruit, by the mere operation of fortunate circumstances. (행복은, 매우 드문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단지 운 좋은 환경의 작용에 의해서 잘 익은 과일처럼, 입 속으로 뚝 떨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다.) it must be, for most men and women, an achievement rather than a gift of the gods, and in this achievement, effort, both inward and outward, must play a great part. (행복은 대부분의 남자들이나 여자들에게는, 신들의 선물이라기 보다는 성취해야 하는 것이고, 이 성취과정 속에서, 노력은, 안팎으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Resignation, however, has also its part to play in the conquest of happiness, and it is a part no less essential than that played by effort. (그러나, 체념도 역시 행복을 정복하는데 있어서 해야 할 역할이 있고, 그것은 노력에 의한 역할보다 덜 필요한 것은 아니다.) The attitude required in conquering happiness is that of doing one’s best while leaving the issue to fate. (행복을 정복하는데 있어서 요구되는 태도는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역시 Russell의 글은 세월이 지나서 보아도 명문이다. 메가 스터디 출판사 책 출간 문제로 얼마 전 한국에 다니러 갔을 때 한 후배가 물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세요?” 아마, Russell의 글처럼 행복해지고 싶어서가 아닐까? 물론 Russell의 글처럼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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