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0 개 3,240 이동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2011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뉴질랜드 제일당의 당수 윈스턴 피터스는 또 한번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윈스턴 피터스의 정치 철학에는 딱히 관심도 없고, 그렇기에 동의하거나 부정하거나 하지도 않지만, 이 노년의 정치가는 항상 잊을만하면 가끔씩 언론에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걸 볼 수가 있다.

이번에는 윈스턴 피터스가 아닌 그가 당수로 있는 뉴질랜드 제일당 소속의 한 초선 국회의원이 대신 논란을 일으켰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의원 선서를 하지 않았으므로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당선이 확실시 된 리차드 프로서는 최근 부르카 착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소견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이 외출시 착용하는 신체 전 부위를 가리는 의복이다. 눈 그리고 얼굴이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부르카, 니캅 차도르 등으로 종류가 나누어지는데, 이슬람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종교적인 또는 그 외의 이유에서 착용하는 복장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여성들이 나들이를 갈 때 얼굴을 가리느라 장옷을 뒤집어 쓰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엄격한 내외법(內外法)이 적용되는 전통사회에서 비롯된 풍습으로, 장옷이나 부르카나 비슷한 이유와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복 문화가 아닐까 싶다.

뉴질랜드에서도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다문화 국가를 표방하는 뉴질랜드 제일의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그닥 신기한 광경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남부 오클랜드에 가면 터번을 쓴 인도인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부르카에 대한 논쟁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것도 아니고,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필자가 알기로는 여태까지 부르카의 착용에 대한 찬반의 논쟁은 여성의 인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즉 여성이 외출할 때 몸을 가리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다 라는 것이 부르카 착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반대로 부르카 착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문화적 습관과 종교 교리에 따른 자발적인 착용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리차드 프로서 국회의원 당선자 (이하 ‘프로서’)가 부르카의 착용 금지를 주장 하고 나온 이유는 조금 색다르다. 언론에 보도된 프로서의 논지를 보면 “This is my culture and my country, not yours. Get some respect and conform”, 투박한 번역을 해보면, ‘여기는 내 나라이고 내 문화이다, 너희 나라가 아니니 우리 문화를 존중하고 순응해라 정도가 될 터인데, 말이 존중이고 순응이지, 결국에는 우리나라에서 살려면 우리 것을 따르라는 억지가 아닐까 싶다.

너희가 입는 옷은 우리 신경에 거슬린다. 여기는 우리 나라니까 우리가 하는 대로 입어야 한다, 라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어 반박을 할 가치조차 없어 보인다. 유치한 비유라는 것은 알지만, 프로서의 주장대로라면 마오리들이 여기는 우리 땅이니 모두 피우피우 스커트를 입어라 라고 하면 다들 아마포로 만든 마오리 전통 피우피우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유치하고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 하여도, 프로서 당선자의 주장으로 인해 부르카를 착용하는 여성,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슬람 국가출신 이민자들이 괜시리 곤욕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실제로 인권을 이유로 최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게 된 프랑스에서는, 해당 법안이 발효된 이후 부르카 외에도 신체를 많이 가리는 복장을 한 이슬람 여성들이 욕설을 받거나 공격을 당하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참고로 프로서 당선자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받은 지지표는 538표 이었다고 한다. 달랑 538명의 지지밖에 못 얻은 사람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 되고, 이민자 출신 국민에게 여기는 내 나라지 너희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현재의 국회의원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의문이 든다.

법무장관 - 검찰총장

댓글 1 | 조회 3,190 | 2012.03.28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 이후 번번히 느끼는 고충이 하나 있다. 이 단어는 한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인데, 일례로, 영어로는 익숙한 단어 depreciation이… 더보기

성가신 소송

댓글 0 | 조회 2,118 | 2012.03.14
뉴질랜드 권리장전이라 불리는 New Zealand Bill of Rights Act 1990의 스물일곱 번째 조항은 정의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법원… 더보기

뒷담화

댓글 0 | 조회 2,580 | 2012.02.28
‘뒷다마를 깐다.’ 일상생활에서 들으면 아무런 생각 없이 넘어가게 되는 말인 듯 한데, 매거진을 통해 발행되는 칼럼에서 사용하기에는 무언가 … 더보기

법정 최고 이율

댓글 0 | 조회 3,999 | 2012.02.15
한국에는 법정 최고 이율이란 것이 존재 한다. 이자 제한법 상의 최고 이자율은 현재 연 30%로 알고 있고, 대부업법이라 불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더보기

과실(過失)–음식을 먹다가 나온 이물질

댓글 0 | 조회 1,972 | 2012.02.01
어느 늦은 일요일 오후, 운전을 하다가 새로 생긴 피자 체인점을 보고 생뚱맞게 십여 년 전 신문기사가 생각 났다. 모 피자 체인점에서 치즈 피자 등 채식주의자를 … 더보기

Surcharge - 할증

댓글 0 | 조회 2,539 | 2012.01.18
할증이라는 단어는 뉴질랜드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필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다. 아주 가끔 한국을 방문하여 늦은 저녁 택시를 탈 때나 들어보는 단어인데, 이와 반… 더보기

나의 소원

댓글 0 | 조회 2,454 | 2011.12.24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그 다음 소… 더보기

현재 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댓글 0 | 조회 3,241 | 2011.12.13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2011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뉴질랜드 제일당의 당수 윈스턴 피터스는 또 한번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 더보기

소송펀드 - 소송 자금의 원조(援助)

댓글 0 | 조회 4,812 | 2011.11.23
오래된 영미 불문법에는 maintenance와 champerty 라는 개념이 있다. 역사를 뒤돌아 볼 때, 부유한 개인이 자신의 정적(政敵)이나 경쟁자에게 경제적… 더보기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

댓글 0 | 조회 2,363 | 2011.11.10
변호사가 지켜야 할 근본적인 덕목과 윤리 중 수위를 다투는 항목이 의뢰인에 대한 비밀 엄수이다. 모든 변호사는 의뢰인과 변호사의 관계 안에서 알게 된 의뢰인의 모… 더보기

알몸으로 달리는 사람

댓글 0 | 조회 2,681 | 2011.10.26
월드컵 열기가 절정에 달해 있는 이 시점, 필자의 사무실 밖에서는 아침부터 하루 종일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 제목을 알 순 없지만, 나이를 떠나서 모두 따라서… 더보기

증여세 (To gift or not to gift)

댓글 0 | 조회 2,476 | 2011.10.12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 나오는 대사이다. 요즘 뉴질랜… 더보기

Without Prejudice

댓글 0 | 조회 10,828 | 2011.09.28
법정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은 without prejudice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이다. 밑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 하겠지만, without prej… 더보기

소송...? 중재...?

댓글 0 | 조회 2,699 | 2011.08.24
필자가 이 칼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몇년 전, 하루는 칼럼을 즐겨 보신다는 독자분께 전화를 받았다. 여러해 전이라 대화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 더보기

한 사람의 집은 바로 그의 성(城)이다?

댓글 2 | 조회 3,913 | 2011.08.13
이웃집에 위치한 나무가 조망을 해칠 때가 있다. 바다나 시내 야경 등 전망이 좋은 집은 그만큼 가치 또한 높기 마련인데, 이웃집 나무가 자라서 시야를 가리게 되고… 더보기

나무야 나무야

댓글 0 | 조회 2,683 | 2011.07.26
뉴질랜드는 나무가 참 많은 나라다. 대부분의 집들은 뒤뜰이나 앞 마당 안에 나무가 한 그루 이상 있기 마련이다. 특히 옆 집과의 경계선 부근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더보기

렌트 - The Residential Tenancies Act

댓글 1 | 조회 3,663 | 2011.07.12
모든 것이 빠르게 진화하고 정보가 범람하는 요즘, 법 역시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매달 새로이 제정되는 법령과, 개정이 의논… 더보기

사색(Ⅰ)-변호사에게 가장 큰 재산

댓글 0 | 조회 2,568 | 2011.06.28
업무를 보다보면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삶에 한 발을 들여놓게 된다. 변호사라는 직업상 다른 직종보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사람을 더 깊이 그리고 자세히… 더보기

길을 걷다 현금 다발이 든 사과박스를 줍게 된다면?

댓글 1 | 조회 5,409 | 2011.06.14
만약 길을 걸어가다 지갑을 줍게 된다면 독자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인가? 만약 지갑 안에 신분을 증명할만한 아무런 카드나 자료가 없고, 현금 다발이 들어있다면… 아… 더보기

뉴질랜드판 봉이 김선달

댓글 0 | 조회 6,911 | 2011.05.24
다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이야기는 아실 것이다. 희대의 사기꾼인지 아니면 뛰어난 사업가인지, 사람마다 평가는 다르겠지만, 한푼도 안들이고 대동강물을 … 더보기

“No Refund” - 환불거부

댓글 4 | 조회 6,369 | 2011.05.11
주말이면 쇼핑센터에 사람들이 많아진다. 학생들 방학이나, 비가 오는 주말이면 쇼핑센터가 더욱 분주해지기 마련인데, 이런 날에는 상점들은 발 디딜틈 없을 정도로 바… 더보기

당신 변호사 맞어?

댓글 0 | 조회 3,664 | 2011.04.27
얼마전 ‘나는 변호사다’라는 거창하고도 민망한 제목으로 칼럼이 나간 이후, 여러 독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여태까지 혼자서만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칼럼… 더보기

집단소송

댓글 0 | 조회 2,625 | 2011.04.12
집단소송(集團訴訟)이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다수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뉴질랜드 법조계에선 흔히 들을수 있는 단어가 아니지만,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한… 더보기

‘나는 변호사다’

댓글 0 | 조회 3,204 | 2011.03.23
가수로서 최고봉, 또는 그에 근접한 가수들 일곱명이 모여 생존 경쟁을 벌인다. 단 한곡의 공연을 통해 청중의 평가를 받고, 최하위 점수를 받은 탈락자 한명을 선정… 더보기

디지털 자산

댓글 0 | 조회 2,560 | 2011.03.08
싸이월드, 페이스북, 트위터. 이 단어들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독자가 있다면, 님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계신 분이다. 이십년전, 아니 불과 십오년 전만해도 인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