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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변하고 있는 데

조병철 0 1,230 2012.12.11 16:06

지난 10월 오클랜드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오톤 정도) 쓰러지면서 집 두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두집은 지붕이 크게 무너졌다. 그 중 한 집에서는 식구들이 텔레비죤을 보고 있었고, 다른 집에서는 세 살박이 어린이가 침실에서 놀고 있던 오후 두시에 일어난 일이다.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집이 흔들렸으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주민들의 말에 의하여 그 지역은 평소에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 데 올해의 봄바람은 좀 달랐단다. 이렇게 올 봄 오클랜드 날씨는 겨울처럼 차갑고 바람이 심했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아니라 겨울 바람을 방불케 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수퍼스톰 샌디가 동부지역을 강타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바로 전에 발생한 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야단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미 미국 동부지역의 이런 종류의 수퍼스톰의 발생 가능성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막상 이런 헤리케인을 맞고 보니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으로만 보았지만 수퍼스톰이 휩쓸고 간 자리는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온전한 것 하나 없이 말 그대로 초토화 되었다. 주민들의 피해 수습에 분주한 뉴욕주지사는 ‘우리는 지금 100년에 한번 겪게 되는 홍수를 2년마다 맞이한다’고 푸념이다. 그런데 이런 수퍼스톰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거라고 전문가는 내다본다.

또 다른 사례는 2010년 5월 미국의 퍼나시빌에서 발생했다. 주말 텔레비죤 기상예보에 의하면 비가 25mm 내지 100mm 내린다는 평범한 발표였다. 그런데, 토요일에 비가 이미 150mm가 넘었으며, 일요일 아침까지 계속 내렸다. 강변에 살고 있던 하우엘씨의 자동차가 물에 잠겼다. 잇달아 교회에서는 일요일 예배가 취소된다는 전갈을 받았다. 빗물로 강물이 넘치면서 집은 물에 잠기고 십대 아들은 지붕위에서 한시간여 버팅겼으나 급류에 휩싸였다. 이들 부부는 강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영화의 한 장면같은 얘기가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그 밖에도 물난리 사례는 지난 한해 동안의 것만으로도 열 손가락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10년간 호주 미국 러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생한 혹심한 가뭄과 산불의 사례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이에 따른 피해 정도는 매번 새로운 기록을 쉽게 뛰어 넘고 있다.

그러면 세계의 기후는 왜 이리 심하게 변하는 걸까. 지난 40년간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0.5·℃정도 올랐다. 그리고 대기중의 수증기는 4% 정도 많아 졌다. 지구가 더워져서 물의 증발량이 늘어 났고, 이에 따른 물의 순환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복잡한 기후 변화를 이런 몇가지 현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골격은 분명하다. 비가 골고루 조금씩 더 내리는 것이야 문제가 될 건 아니다. 그러나 폭우성 집중호우가 되어 내리는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지역에 따라 더 춥고 더 더운 극기온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이런 기상재해는 실제로 경험하는 당사자에게는 진지하고 심각하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매년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간주하며, 그 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버리기 일수다. 그러니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장 수퍼스톰으로 인해 투표를 진행할 수 없음을 걱정했지, 정작 이런 수퍼스톰 대책 마련에는 어느 후보도 언급이 없었다. 아니 대권주자에게는 그 보다 더 표를 좌우하는 시급한 민생문제가 산적해 있어 이런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수퍼스톰에 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겠지만 간단하지 않고 효과가 분명치 않아 시간과 정력 낭비처럼 보인다.

세계의 시민들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동의는 하지만, 그걸 실천해 나가는 데는 선뜻 나서질 않는다. 정부 차원의 대책으로 기상재해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지구 온난화 개스 줄이는 대책 추진 등 노력은 있어 보이나, 이를 따르려는 시민들의 의지는 약해 보인다. 당장 실생활이 시급한데 그런 사소한 일에 매달리는 것은 손해보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나 없이 편의성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늘려 나간다. 그리고 내가 아닌 남들에 의해서 그런 일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다음 번의 기상재해를 맞이하고 있다.

▶ 참고자료: National Geographic, September 2012. PP 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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