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사운드 유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밀포드사운드 유람

0 개 2,398 조병철



뉴질랜드에도 연간 강수량이 육천 미리가 넘는 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인데, 전국 평균 강수량의 다섯 배나 된다. 지구의 빙하기 피오르드 생성과 더불어 계속되는 이러한 기상조건으로 독특한 자연생태를 이룬다. 밀포드사운드를 포함하고 있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필자는 평생 동안 강수량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으나, 이런 기상조건을 체험해 본 적이 없다. 비가 어느 정도 내리는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세계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꼽힌다니 그저 막연하게 짐작할 따름이다.  

밀포드사운드는 그 넓은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가운데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몇 군데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18세기 유럽의 물개 사냥꾼들에 의해서 처음 발견되어 그들에 의해서 절경의 아름다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로 협곡의 절경을 구경하려는 유람객을 대상으로 개발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인이 그곳에 접근하기는 그리 간단치 않다.   

퀸스타운에서 밀포도사운드 사이에는 높은 산과 깊은 호수로 가로막혀 있어 이들을 피해서 삼백 킬로미터나 돌아서 가야한다. 이 과정에서 미러(Mirror, 거울)호수를 만나게 되고, 놉즈플래트(Knobs flat)에 있는 휴게소를 들르게 된다. 수정 같이 맑은 호수에 비치는 만년설 고봉은 환상적이다. 처음 찾아오는 유람객은 카메라에 절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지만, 맑은 물은 그저 눈 덮인 고봉을 보여줄 따름이다. 여기 휴게소 화장실에 사용되는 물도 특급 청정수다. 언제나 맑은 물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는 이 물이 아까울 따름이다. 자연생태 학습원으로 꾸며진 휴게소에는 알찬 자연 학습장이다. 국립공원 안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한 안내가 생생하다. 자연을 아끼고 보존하는 그들의 노력이 정겹다. 게다가 모두 함께 자연보존에 동참하자고 골드코인 모금 상자를 마련해 놓았다. 그래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나 쑥스럽다.

또 하나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은 호머터널이다. 일 키로미터가 넘는 긴 터널을 만드는 데 장장 20여년이 걸렸지만, 우리의 눈에는 아직도 미완의 상태다. 한국인에게는 휴전선에 있는 남침용 땅굴을 연상하게 된다. 터널을 팔 때 생긴 바위를 깬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삭막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다른 면으로는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니 그런 상태로 터널을 오가는 것이 밀포드사운드의 비경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된다. 

그 많은 강수량은 겨울에는 눈으로 내린다. 절벽에 눈이 쌓이고 봄이 되어 눈이 녹으면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쏟아져 내린다. 눈사태다. 그 때 절벽에 붙어 자라던 너도밤나무도 함께 끌려 내려온다. 이름하여 나무사태다. 그러면 도로가 차단된다고.

밀포드사운드는 타스만 바다에서 좁은 협곡을 따라 30마일이나 들어와야 만날 수 있는 항구다. 이 협곡을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타야만 하는데, 밀포드사운드 유람선 역사는 50년이 넘었다.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배를 타고 협곡의 절경을 감상한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을 따라 올려보면 눈 덮인 산봉우리가 우뚝 서 있다. 또한 절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수는 선상 갑판까지 튕겨댄다. 협곡의 아름다움은 독특하며, 군데군데 절벽을 따라 생긴 굵다란 줄무늬는 이곳이 거대한 빙하에 의해서 만들어진 계곡임을 알려준다. 해안가 바위에서는 물개가 낮잠을 자고 있다. 18세기 서양인들의 물개 사냥터였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평화롭게 오가는 유람선이 자연공원과 인간세계를 연결해 줄 따름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별러서 유람선을 탔지만, 오늘 함께 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앞으로 오랫동안 이리 운행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남섬에서 제일 큰 도시 크라이트처치에서 비를 맞으며 출발한 유람의 일정이었다. 그러나 정작 밀포드사운드에서는 비를 만나지 못했다. 모처럼 찾아 준 손님에게 맑은 날씨를 선사한 자연생태 공원에 감사를 드려야 할지, 아니면 다시 찾아서 이 곳의 비 내리는 진면목을 체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저 피오르드 협곡의 자연경관과 만년설에 뒤 덮인 고봉의 자태에 흠뻑 취해 스쳐가는 바람처럼 밀포드사운드를 돌아보고 빠져 나왔다. 

유기농산물(Organic food)과 지역농산물

댓글 0 | 조회 2,728 | 2014.08.13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못할 경우, 슈퍼마켓 농산물 코너에 넘쳐나는 그들의 라벨로 여러분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유기농산물의 … 더보기

다음 세대를 위한 식량대책

댓글 0 | 조회 2,178 | 2014.07.09
세계는 지금 넘치는 먹거리 속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일부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인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왜곡된 현상으로 … 더보기

정원수와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4,745 | 2014.06.11
세계 어디서나 시민들은 주변에 과일나무를 심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가로수로 온통 감나무나 은행나무를 심어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했던 기억이… 더보기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댓글 0 | 조회 2,602 | 2014.05.27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 더보기

푸드 퍼레스트 / Food forest

댓글 0 | 조회 4,027 | 2014.04.09
고향의 뒷동산은 밤, 감 같은 과일나무로 풍요로웠다. 뒷산은 높지는 않았지만 토심이 깊어 아주 오랫동안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으며, 밤나무 상수리나무도 잘 자랐다… 더보기

처절하게 선명한 붉은색 그대, 비트(Beet)

댓글 0 | 조회 3,147 | 2014.03.12
텃밭 한 귀퉁이에서 뽑아 온 비트, 머리 베고 꼬리를 자리니 선명한 붉은색이 칼에 번진다. 처절한 핏빛 같아 섬뜻 놀란다. 비트의 한 가운데 뿌리를 자르면 나무의… 더보기

힐러리 트레일(Hillary trail)

댓글 0 | 조회 3,431 | 2014.02.12
오클랜드 서쪽에 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여기가 카우리(Kauri) 나무의 원산지로 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라던 터전이라는 … 더보기

옛사람 상추 먹는 법 엿보기

댓글 0 | 조회 3,843 | 2014.01.15
늦은 봄 보릿고개를 경험하던 시절 농촌의 밥상은 보잘 것 없었다. 그래도 푸짐한 상추를 함께 할 수 있어 먹을 만 했던 기억이다. 텃밭에 지천으로 자라는 상추는 … 더보기

선비의 밥상에 오르던 미나리

댓글 0 | 조회 3,125 | 2013.12.11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미덕으로 선비정신을 들기도 한다. 그런 선비들이 민속채소인 미나리를 즐겨 먹었으며, 거기서 식채로써의 삼덕(三德)을 발견했다니 흥미롭… 더보기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댓글 0 | 조회 2,052 | 2013.11.13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더보기

어느 도심의 Eco-village

댓글 0 | 조회 2,075 | 2013.10.08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기를 좋아 한다. 그러다보니 주위 환경에 어울려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작은 손바닥 정원에 과일나무를 심고, 상추를 가꾸며,… 더보기

고향의 질경이와 초원의 플랜테인

댓글 1 | 조회 5,036 | 2013.09.10
봄철 들판은 온통 풀들의 세상이다. 민들레 토끼풀 반지꽃 냉이 질경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풀들이 꽃망울을 터트림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알린다. 고향의 봄 들… 더보기

선주후식(先酒後食)

댓글 0 | 조회 2,498 | 2013.08.14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특한 음식 바로 술이다. 서민들의 밥상에도, 나라간의 정상외교의 만찬에도, 시중잡배의 의기투합의 자… 더보기

일백 개의 촛불을 바라보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1,757 | 2013.07.10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보통 사람의 기대수명은 80세 정도이다. 이와 달리 장수족으로 분류되는 백세족(百歲族, Centenarian)은 이 보다 이십년 정도… 더보기

까치 밥

댓글 0 | 조회 2,414 | 2013.06.12
가을철 감이 익어가면서 대부분 추위가 닥치기 전에 딴다. 감이 서리를 맞으면 더 달다고 해서 아주 늦게까지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자연 그대로 자란 감나무에서… 더보기

천하태평 농법

댓글 0 | 조회 1,898 | 2013.05.14
오클랜드는 이제 가을이 깊어 가고 김장철이 다가온다. 이번 김장을 담그는 데 갓이 한단 정도 있다면 어떨까. 김치맛이 한결 상큼해 지리라 생각된다. 손바닥 텃밭에… 더보기

강낭콩에 대한 추억

댓글 0 | 조회 2,801 | 2013.04.10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밝은/ 그 마음 흘러라./… 더보기

수퍼프루트(Superfruit)

댓글 0 | 조회 2,640 | 2013.03.13
어떤 과일을 즐겨 드시는지요? 세계에서 인기 있는 과일은 좀 엉뚱하게도 바나나와 감귤이다. 왜 그러냐 하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칼 같은 … 더보기

안경을 벗어던진 존스 할머니

댓글 0 | 조회 2,105 | 2013.02.13
안경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써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안경을 쓰던 도중에 홀연히 벗어던지고, 현재 90세에 달했지만 안경을 다시 찾지 않는 존스… 더보기

달콤한 유혹 설탕

댓글 0 | 조회 2,005 | 2013.01.16
여름철 땀나는 운동 후에는 갈증과 함께 달콤한 게 그립다. 그리고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는 데도 단음식이 인기를 모은다. 현대인은 이러한 달콤한 에너지원의 욕구를 … 더보기

기후는 변하고 있는 데

댓글 0 | 조회 2,045 | 2012.12.11
지난 10월 오클랜드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오톤 정도) 쓰러지면서 집 두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두집은 지붕이 크게 무너졌다. 그 중 한 집에서는 식구들… 더보기

‘모닝 커피’와 ‘애프터눈 티’

댓글 0 | 조회 2,535 | 2012.11.14
아침 일과전에 커피 한컵 마시고 산뜻하게 시작해야지; 나른한 오후 차 한잔으로 차분하게 여유를 가져야지. 이건 너무 평범한 얘기 같고, 아니 좀 발랄하게, 밤세워… 더보기

우리는 왜 매운 맛에 열광하는가?

댓글 0 | 조회 1,837 | 2012.10.09
고추는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컬럼버스 일행에 의해 유럽으로 처음 전파되었고, 그 후 동·서양의 무역경로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왔다. 외국에서 들어 온 … 더보기

접시 위에 올라온 꽃잎

댓글 0 | 조회 1,938 | 2012.09.12
‘진달래꽃이 피는 봄이 오면 나는 언니하고 화전(花煎)놀이 간다.’ 옛 동요에 나오는 구절이다. 화전이란 말 그대로 꽃잎을 넣어 부친 전을 … 더보기

마오리(Maori) 새해

댓글 1 | 조회 2,285 | 2012.08.15
인류의 문명은 일 년을 주기로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해와 달을 포함한 우주의 운행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달력 … 더보기